침하로 인한 안전 문제… 부실공사 의혹도 제기돼

국제캠에서는 설립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보도블록이 침하돼 수년간 ▲바닥이 고르지 못한 문제 ▲물웅덩이가 생기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학교 본부는 계속해서 공사를 진행해 왔지만 이 같은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침하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들이 학생들이 불편을 느끼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을 위험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안전 문제 또한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계속해서 침하 문제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관련 시공업체는 보도블록 침하 문제가 부실공사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의혹에 학교 측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문제를 일축하며 시공업체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 보수공사 전 보도블록이 침하된 모습

 

▲ 보수공사 후의 모습

보도블록 침하로 인한 학생들의 안전 문제 우려돼

지난해 국제캠에 거주했던 박사영(국문·15)씨는 “작년 보도블록 침하로 바닥이 고르지 않아 특히 어두울 때 자주 걸려 넘어져 위험할 뻔한 경우가 많았다”며 “작년에 공사하는 것을 자주 목격했는데 올해 국제캠을 방문했을 때 보니 여전히 보도블록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국제캠 학생대표위원회(아래 국학위)는 보도블록 때문에 위험하다는 학생들의 불만을 바탕으로 지난 3월 29일 있었던 학교 본부와의 면담에서 ‘국제캠 보도블록 침하 현상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다. 이날 학교 본부는 ‘보도블록이 침하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파악된 140여 곳 중 80% 이상 보수를 진행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국학위 의장 심재용(정외·15)씨는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보도블록 침하는 바닥이 고르지 못한 문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비가 오면 국제캠에는 보도블록이 침하된 부분에 물이 고여 곳곳에 웅덩이가 만들어진다. 학생들은 이에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조수현(중문·16)씨는 “비가 오면 학교 곳곳에 커다란 물웅덩이가 생긴다”며 “곧 다가올 장마철에 계속 비가 오면 안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학교 측은 이전에 보도블럭 공사를 미리 완벽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학생들은 국제캠이 완공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지속적으로 침하 문제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손민정(경영·16)씨는 “국제캠은 지어진지 5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런 일이 너무 자주 발생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올해만 해도 수차례 보수공사를 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이에 국제캠 시설지원팀 이응민 직원은 “국제캠은 신촌캠에 비해 보도블록이 차지하는 비율이 많고, 무거운 차들이 많이 지나다녀 상대적으로 침하가 많아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지금까지의 공사 횟수를 알려달라는 요청에 학교 본부는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 않아 정확히 알려주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보도블록 침하, 처음부터 잘못된 부실공사?
학교 본부는 부실공사 의혹 부인하지만 동종 업체들은 인정하는 분위기

그러나 국제캠 보도블록 침하 현상이 국제캠을 건설할 당시 급하게 공사를 마치면서 생긴 부실공사로 인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국제캠 보도블록 시공업체 관계자 A씨는 “침하 현상은 트렌치* 쪽을 따라 주로 일어나는데 이는 보도블록 공사의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트렌치 쪽 마감 공사가 부실하게 이뤄져 생긴 일”이라고 주장했다. 보도블록 공사는 원래 모래를 기반으로 하는데 배수 트렌치 공사의 마감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비가 올 때 모래가 유실돼 보도블록 침하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어 A씨는 “공사 완료 시점을 맞추기 위해 급하게 공사를 해서 이뤄진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학교 본부는 이렇게 제기되는 의혹을 부인했다. 학교 본부는 보도블록 침하가 부실공사로 인한 것이 아닌, 건물이 건축된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입장이다. 이 직원은 “상식적으로 보도블록보다 트렌치가 높기 때문에 트렌치 쪽으로 모래가 유실될 수 없고, 무거운 차량이 자주 오간 점이 크게 작용했다”며 “부실공사라고 판단이 됐다면, 이미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A씨는 “보도블록 침하에는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으나 학교 본부의 설명은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다”라며 “부실공사라는 것은 공사에 참여했던 건설업계 사람들 대부분이 알고 있는 일”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이런 논란에 대해 일반 건설업체들은 국제캠 보도블록 침하가 ‘부실공사로 인한 것이 맞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주요 대기업들과 함께 아파트 건축 및 설비 작업 등을 하고 있는 하나건설의 조성윤 팀장은 “인도용 보도블록에 차가 지속적으로 지나다니는 것도 보도블록 침하에 이유가 될 수 있지만 트렌치 위주로 침하가 많이 일어나는 것은 시공업체 측이 공사를 잘못한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또한, 정문종합건설 대표이사 안씨는 “자세한 사항은 현장에 가봐야겠지만, 마감 공사의 미흡으로 모래가 유실돼 신축 건물에 침하가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부실 공사라고 할 수 있다”라며 관계자 A씨와 같은 입장을 보였다. 이에 박사영씨는 “부실공사 여부를 떠나 보도블록 공사로 인해 불필요한 비용들이 들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만약 정말 부실공사라면 지금까지 비용을 들여 진행한 보수공사는 미봉책에 그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 A씨는 “보도블록 침하 문제에 대해 학교가 일회성 공사들만 계속할 것이 아니라 부실공사로 인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캠 보도블록 침하 문제는 계속해서 보수공사가 진행될 뿐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특히, 부실공사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려할 만한 문제가 아니며 지속적으로 보수하겠다’는 학교 본부의 태도에서는 문제의식에 대한 심각성을 찾기 힘들어 보인다. 학생들의 안전 문제가 대두되고 장마철도 다가오는 만큼, 좀 더 명확한 원인 규명과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학교 측의 노력이 요구된다.

*트렌치 : 건조물에 배선, 배관 등을 설비할 경우 바닥을 파서 만드는 도랑.

한선회 기자
thisun019@yonsei.ac.kr
오서영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사진제공 국제캠 종합행정센터 시설지원팀>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