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학생들의 것. 사회 공공재가 아니야

 

차재헌(신학·13)

우리는 외부인들이 대학교에 출입하는 것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다지만, 교내 시설 이용에 있어서는 입장이 다르다. 학교의 다양한 시설들은 학생들과 학생들을 위해 일하는 교직원들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아무런 자격도, 공헌도 없는 사람들이 학교의 시설을 당연하게 이용하는 것에 있어서 나는 어느 정도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학교의 시설은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지고 운영돼 있으며, 그 운영비용의 대부분은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에 관련하여 학생이면 누구든지 이용하고, 자주 이용하는 학생식당을 중심으로 설명해 보고자 한다.
우리 학교를 우선적으로 말하기보다, 다른 학교의 사례를 먼저 보자. 한국외대 서울캠퍼스의 학생식당은 만족스러운 맛과 가격으로 학생 뿐만 아니라 동네 주민들에게까지도 사랑받는 맛집이 되었다. 그러나 동네 사람들과 타대학 학생들의 이용이 늘어나게되어 정작 학교의 주인인 외국어대학교 학생들은 식당 이용에 불편함을 겪었고, 결국 올해 1학기부터 외부인에 대한 제한을 두기로 규정을 바꿨다. 한국외대 뿐 아니라 우리대학교도 비슷한 문제를 자주 겪고 있다. 지난 2012년 송도캠퍼스가 부분적으로 운영이 되고, 2013년 새내기들이 송도에서 생활을 하게 되면서 송도캠퍼스는 끊임없이 발전해왔다. 그러면서 유명해진 식당은 바로 라온샘이다. 국제캠퍼스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값 싼 가격에 양식을 즐길 수 있다는 이유로 라온샘을 너무 자주 이용하게 되며 학생들의 이용에 불편함이 발생했다. 이 뿐만 아니라 기숙사 내의 카페와 식당을 이용하기 위해 주변에서 기다리다가 학생들이 문을 열 때 몰래 따라 들어오는 외부인들이 늘어나며 국제캠퍼스의 보안 문제는 점점 심각하게 논의되었다. 결국 일 년이 지나고 학교에서 내놓은 방침은 스피드게이트 설치를 통한 외부인 통제였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많은 불편함을 겪게 되기도 하였다.
이제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신촌캠퍼스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자. 신촌캠퍼스도 식당 이용에 있어서 마찬가지로 불편함을 겪고 있다. 식사 시간이 되면 외부인들로 인해 혼잡이 더 붉어지며, 가끔가다가 견학을 온 학생들로 인해 식당 한 곳이 아예 마비되기도 한다. 학생식당이란 학생들이 가능한 한 쾌적하게 식사를 마치고 쉴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는데 외부인에 의해 이를 침해받는 것은 잘못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교내의 도서관은 외부인으로 인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그 이유는 도서관에는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으며 신청한 외부인에 한에서만 이용을 허가하기 때문이다. 이는 꼭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까지 금지시키지는 않으나, 모든 사람에게 개방하지는 않는 절충안의 형태이며, 이 규정을 다른 시설에까지 확대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혹자는 이런 규정을 ‘야박하다’라고 평가할지 모른다.(실제로 한국외대 학식 외부인 통제에 대하여 이런 의견들이 속출했다. 그러나 학교의 주인이 학생들이라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주인이 싫다는 것을 강행하는 것을 당당하게 여기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국제캠퍼스의 스피드게이트와 같은 해결책은 너무 일방적이어서 문제들을 야기했듯, 학교의 일방적 행정처리보다는 학생들과 함께 교내시설 이용에 관해 논의하며 풀어가며 학교가 더욱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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