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든 노래방!

놀이문화가 ‘방’으로 특화된 서글픈 우리나라에서는 노래 부르기도 ‘방’에서 이뤄진다. 바로 노래방 말이다. 그러나 성인이 됨과 동시에 껑충 뛴 노래방 요금이 부담스럽다 느껴진 적이 한 번쯤은 있지 않은가. 그나마 저렴한 코인 노래방이나 1인 노래방 역시 노래 부르기 전부터 대기시간에 지치거나, 2% 부족하다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럼에도 노래 부르기를 포기할 수 없는 이들에게 희소식이 있으니, 바로 노래방 앱(App)! 어른이 되면 집에 노래방 기계를 설치하는 것이 어릴 적 로망이었던 사람들은 주목하시라, 이제부터는 당신 손에 쥐어진 그 스마트폰 한 대면 어디든 노래방이 될 테니. 비슷한 앱이 우후죽순 범람하기 시작한 노래방 앱 시장에서 Best 3를 기자가 직접 사용해보고 뽑았다. 각 앱의 장단점이 달라 소개 순서가 곧 추천 순위는 아니니 자신과 잘 맞는 앱을 찾아 열창하길!

 

1. 에브리싱(Everysing)


사용자 인터페이스(UI) : ★★★★☆
반주음질 : ★★★★★
녹음기능 : ★★★☆☆
곡 다양성 : ★★☆☆☆
방송 출연 : ★★★★★
추천 : 자신의 끼와 노래 실력을 만천하에 널리 알리고 싶은 당신

에브리싱은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 굴지의 기업인 SM 엔터테인먼트(아래 SM)에서 출시한 앱이라 그런지, 인터페이스에서부터 거대자본의 냄새가 난다. 앱 자체에서 성별과 연령대별 음악차트는 물론 테마별, 장르별 채널도 제공해 여러 곡을 쉽게 찾아 부를 수 있다. 듀엣이나 녹화, 앱내 커뮤니티인 ‘타운(town)’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그 때문에 수많은 카테고리가 존재해 익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린다. 반주음질은 투박한 노래방 반주가 아닌, ‘Inst. 음원*’처럼 깔끔하다.

▲ 에브리싱의 깔끔한 인터페이스.


녹음 면에서는 일단 노래방의 묘미인 간주점프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노래를 부른 뒤 저장하는 믹싱단계에서는 목소리와 반주의 세밀한 싱크 조절이 가능하나, 녹음된 목소리에 입힐 수 있는 효과 종류가 총 4종으로 많지는 않다. 그중에서도 ‘MY ECHO’ 효과는 VIP 전용 유료 서비스다. 노래방 특유의 에코가 울리는 보컬을 좋아한다면 나머지 효과로도 상관없겠지만, 음원 같은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면 아마 VIP 결제 충동이 들지도. 그러나 타앱에 비해 VIP 혜택이 앱 이용에 결정적이지는 않다.
한편, 에브리싱의 아쉬운 점을 꼽자면 곡을 K-pop(아래 K팝) 위주로 지원하고 있어 타앱에 비해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앱의 공식서비스를 한국·영미·일본·중국·태국·필리핀만 지원하고 있고, 그마저도 해당 국가의 신곡을 잘 반영하지 못한다. 그러나 K팝의 신곡 업데이트만큼은 타앱보다 빨라, K팝만 듣는 이들에게는 그다지 불편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SM 소속 가수가 음원을 발표했을 시 이벤트를 통해 팬 미팅 기회를 주거나, 상시로 진행되는 SM 온라인 오디션이 있어 SM 소속 가수의 팬과 가수 지망생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앱. 최근에는 SBS 『판타스틱 듀오』와 협업을 통해 엑소와 같은 아이돌은 물론 이선희, 신승훈과 같은 한국 가요계 전설과도 듀엣을 할 수 있다. 듀엣 참가자 중 가장 끼를 잘 발산한 사용자는 해당 프로그램의 출연기회를 얻기도 한다. 에브리싱은 그야말로 자신의 실력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좋은 장이라 할 수 있다.

 

2. 스뮬(Smule)


사용자 인터페이스(UI) : ★★★☆☆
반주음질 : ★☆☆☆☆
녹음기능 : ★★★★★
곡 다양성 : ★★★★★
글로벌 소통 : ★★★★★
추천 : 노래를 통해 새로운 인연을 만들고, 글로벌하게 소통하고 싶은 당신

페이스북에서 팝가수 제시 제이(Jessie J)와 우리나라의 한 일반인이 화상으로 듀엣하는 영상이 화제가 됐던 것을 기억하는가? 화음이 뛰어났지만 실제로 함께 불렀다 하기에는 어색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는데, 알고 보니 지금부터 소개할 스뮬을 통해서 이뤄진 듀엣이었다. 타앱과 달리 스뮬은 듀엣에 최적화된 앱으로 각국 유명 가수들은 물론, 전 세계 사람들과 좋아하는 노래를 함께 부를 수 있다.

 

▲ 무려 에릭남과 듀엣을 할 수 있다!

국내 앱이 아니다보니 국내 공식 반주 음원의 수가 적고, 신곡 업데이트는 느린 편. 게다가 앱에 등록된 몇몇 공식 반주 음원들이 VIP 제한을 달고 있어 유료구매 유도가 심하다는 의견도 있으나, 이는 스뮬을 오해한 것! 굳이 VIP 구매를 하지 않아도 누군가 내가 부르고 싶은 곡을 먼저 불러서 올렸다면 그 곡에 얼마든지 무료로 듀엣 참여가 가능하다. 게다가 사용자가 반주 음원을 직접 등록할 수 있어 지원하는 곡의 다양성으로는 세계 최고라 할 수 있다. 다만 공식 반주 음원이 아니라면 음질이 천차만별이고, 가사등록자에 따라 원곡가사를 로마자화한 가사로 불러야 할 때도 있다. 즉, 가사가 ‘시간을 달려서’라면 ‘Siganeul dallyeoseo’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이는 공식 반주 음원이 국가 한정 서비스로 제한돼 있거나 가사가 해당 국가 언어로만 지원되기 때문. 물론 사용자들이 직접 등록한 반주 음원과 로마자화 가사는 해외가수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존재다. 만약 좋아하는 곡이 스뮬에 없다면,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반주음원과 가사를 직접 등록해 불러보자.
한편, 총 9종의 효과로 믹싱에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그중 4종의 VIP 전용 효과는 녹음된 보컬에서 음정 보정 등 세밀 조정기능을 제공해, 듣는 즐거움도 느끼고 싶은 이들은 유료구매를 하기도. ‘그룹 콜’로 한 곡에 여러 사람이 자유롭게 참여 가능한 기능 역시 주목할 만하다. 언어가 다른 이들이 모두 하나 돼 즐겁게 노래를 부르다 보면 음악이 훌륭한 소통의 도구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YG 엔터테인먼트를 선두로 CJ E&M 등 최근에는 여러 연예기획사의 오디션이 열리기도 하니 관심 있다면 도전해보길. 혹시 캐스팅 제의가 들어올지도!

 

3. 싱플레이(Singplay)


사용자 인터페이스(UI) : ★★★★☆
반주음질 : ★☆☆☆☆
녹음기능 : ★☆☆☆☆
곡 다양성 : 측정불가
자기만족 : ★★★★★
추천 : 나만 아는 것 같은 취향의 노래를 부르고 저장해 기념하고 싶은 당신

싱플레이는 잘 알려지지 않은 조용한 강자다. 타앱들과 모든 면에서 차별화되는데, 이는 장점이자 곧 단점이면서 싱플레이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자신의 스마트폰 안에 저장된 곡들을 노래방 반주로 변환시켜 노래를 부른다는 점이다. 보컬 제거 기능을 기반으로 음원을 MR화 시키는 시스템인지라, 음질이 깔끔하지는 않다. 게다가 타앱과 달리 녹음된 보컬에 입힐 수 있는 믹싱 효과가 없고 오로지 반주와 보컬의 음량과 싱크, 에코만을 조절할 수 있을 뿐이다. 전부 단점 같지만, 자신이 취향대로 다운받은 음원을 MR화해서 부를 수 있다는 결정적 장점 덕에 타앱은 물론 실제 노래방에도 없는 마이너한 음악의 서러움을 이 앱을 통해 풀 수 있다. 그러나 보컬음량 증폭범위가 타앱에 비해 작은 점이나, 음원에 가사가 등록돼있지 않은 경우 직접 가사를 등록해야 한다는 점은 확실히 불편한 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타앱과 달리 믹싱까지 마친 곡을 MP3파일로 저장할 수 있는 점은 ‘내 버전 노래’를 만들 수 있다는 만족감을 준다. 혹은 소중한 사람에게 간편히 노래를 녹음해 특별한 선물을 해도 좋을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전부 무료다.

▲ '마이 레코딩'에서 내가 부른 노래를 MP3파일로 저장해보자.

*Inst. 음원 : 인스트루멘탈(Instrumental). 앨범 마지막 트랙에 들어가곤 하는 MR음원을 말한다.


이주인 기자
master0207@yonsei.ac.kr

<자료사진 구글플레이, 에브리싱, smule, sing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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