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스며든 유사 성행위 업소 실태

△△키스방,  ○○귀청소방, □□립카페, ◎◎토킹바. 번화가를 조금만 거닐다 보면 이러한 간판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유사 성행위 업소는 급속도로 우리의 일상 속으로 침투하고 있다. 유사 성행위 업소는 과연 무엇이며 어떻게 운영되는가? 그리고 어떠한 이들이 유사 성행위 업소를 향하는가? 우리신문사 기자들은 유사 성행위 업소의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취재에 나섰다.
 

유사 성행위 업소, 그것이 알고 싶다


지난 2004년, 일명 성매매특별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성매매특별법은 「성매매알선행위처벌법」과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법」을 총칭하는 말이다. 「성매매알선행위처벌법」 제21조에 따르면, ‘성매매를 알선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그러나 성매매의 처벌수위가 높아지자 성매매특별법의 법망을 피해서 다양한 변종업소들이 나타났다. 키스방, 귀청소방, 안마방, 토킹바 등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


대학생 A(23)씨는 홍익대와 건국대 인근에서 키스방과 립카페를 간 경험이 있다. A씨는 “키스방은 키스와 가슴 터치가 가능하고 대신 자위행위를 해주며, 립카페는 구강성교 또한 가능하다”고 말했다. A씨에게 법적 처벌에 대한 이야기를 했더니 A씨는 “유사 성행위는 합법이다”라고 확신에 차 말했다. 그렇다면 유사 성행위는 정말로 법적 처벌로부터 자유로울까?

A씨의 생각과는 달리, 직접적인 성교가 이뤄지지 않는 유사 성행위 또한 법적으로 처벌 받을 수 있다. 「성매매알선행위처벌법」에 따르면, ‘성교행위’뿐만 아니라 ‘구강, 항문 등 신체의 일부 또는 도구를 이용한 유사성교행위’ 또한 법적 처벌의 대상이 된다. 우리대학교 박지용 교수(법학전문대학원·보건의료법)는 “유사 성행위의 처벌 문제는 결국 유사성교행위의 법 해석 문제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유사 성행위가 유사성교행위에 해당할 때, 처벌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법률적으로 유사성교행위를 판단할 때, ▲행위가 이뤄진 장소 ▲행위자들의 차림새 ▲신체 접촉 부위와 정도 및 행위의 구체적인 내용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그래서 성교와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성적만족을 얻기 위한 신체접촉행위가 있었다면 유사성교행위로 판단한다. 즉 직접적인 성교가 이뤄지지 않는 유사 성행위도 처벌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한 마사지 업소에서 여성이 남성의 자위행위를 대신 했는데, 대법원은 이를 유사성교행위로 판단하여 처벌한 판례가 있다.

이런 법률에 따라 단속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알아봤다. 대학들이 밀집한 마포구와 서대문구의 경찰서에 직접 문의해 봤다. 마포경찰서 관계자는 “제보나 첩보를 통해 일주일에 다섯 건 정도 적발한다”며 “성매매특별법에는 행정처분 규정이 없기 때문에, 적발 시 벌금과 같은 형사처벌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신촌 지구대 관계자는 “지구대 차원에서 단속은 힘들고 일선 경찰서 생활안전계에서 주로 단속한다”며 “직접적인 성매매로 번질 위험이 있다고 해도 현장을 덮치지 않으면 현행법상 처벌이 어렵기 때문에 정액이 묻은 직접적인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너무나 가까운 유혹


유사 성행위 업소는 이미 대학생들에게 그 마수(魔手)를 뻗고 있다. 많은 대학생들이 유사 성행위 업소를 손쉽게 방문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다. 건국대, 홍익대 등의 대학가에서 어렵지 않게 유사 성행위 업소를 찾아볼 수 있다. A씨는 “술을 마시고 성욕 반, 호기심 반에 키스방, 립카페와 같은 유사 성행위 업소를 방문했다”며 “인터넷 사이트나 어플 등을 이용하면 주변에 있는 업소들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검색을 해본 결과, ‘아찔한 X’, ‘유흥몬XX’등의 인터넷 사이트와 어플 등을 찾아볼 수 있다. B(25)씨 또한 원주 시외버스터미널 부근에서 안마방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 B씨는 “업소 안에서 유사 성행위로 시작해 직접적인 성행위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며 “업소 밖에서 성매매 여성을 따로 만나 돈을 주고 관계를 갖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많은 여대생들이 유사 성행위 업소 아르바이트(아래 알바)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직접 검색을 해본 결과, 훈녀◇◇, 립△△ 등의 성인 알바 사이트와 어플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러한 사이트와 어플을 통해 쉽게 유사 성행위 업소 알바에 지원할 수 있었다. 유사 성행위 업소인 코스프레식 룸카페에 문의한 결과, 해당 업주는 “시급은 1시간에 4만 원이며, 대학생들도 이미 많이 일하고 있다”고 유혹했다. 을지로의 한 키스방의 경우에도 20대를 갓 넘은 여성들이 일하고 있었다.


해결방향은?


유사 성행위 업소 문제의 해결방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끼리도 의견이 엇갈렸다.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박순주 교수는 “단순히 성매매 특별법을 강화할 것이 아니라 어떤 누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며 “비유하자면 그 가게를 망하게 하고 싶으면 그 가게가 아무리 좋은 물건을 가져다 놓아도 소비자가 사지 않으면 된다”며 “매수자가 사라지는 것이 가장 빨리 성매매를 근절하는 방법이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대학교 김정환 교수(법학전문대학원·형사법)는 “업주들은 징역이나 벌금과 형사처벌이 아니라 영업정지와 같은 행정처분을 가장 무서워한다”며 “영업정지가 형사처벌은 아니지만, 유사 성행위 업소를 단속하고 근절하는 데 제도적으로 가장 실효성이 있다”고 밝혔다.
‘성매매 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관계자는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구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성매매에 노출된 여성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면서 탈성매매 기회를 제공하거나 지원을 통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부여하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유사 성행위 업소는 법망과 단속의 미비함을 파고들며 대학가에 확산되고 있다. 유사 성행위 업소는 그 자체로 불법의 소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학생들을 직접적인 성매매로 유인하는 통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유사 성행위 업소의 위험성에 대한 대학생들의 경각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 박은미 기자
eunmiya@yonsei.ac.kr
서형원 기자
ssyhw35@yonsei.ac.kr
김지성 기자
speedboy25@yonsei.ac.kr
주은혜 기자
gracechoo@yonsei..ac.kr
함예솔 기자
yesol54@yonsei.ac.kr 
일러 안제성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