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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으로 그려내는 동네 변호사 이야기웹툰 『동네 변호사 조들호』의 작가 해츨링을 만나다
  • 김은솔, 류상윤, 최형우 수습기자
  • 승인 2016.05.14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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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툰 『동네 변호사 조들호』의 작가 해츨링

 

요즘은 그야말로 웹툰 전성시대다. 학생부터 직장인까지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사람이 웹툰을 매일 챙겨 보고 『미생』 같은 작품은 큰 인기를 끌며 하나의 사회 이슈로 자리 잡기까지 했다. 최근에는 『동네 변호사 조들호』라는 웹툰이 드라마화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약자를 대변하며 법정에서 열변을 토하는 변호사 조들호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우리에게 통쾌함을 준다. ‘동네 변호사 조들호’를 만들어낸 웹툰 작가 해츨링을 만나봤다.

만화가가 되기로 결심하다

해츨링 작가는 “나는 운이 좋게 어릴 적 꿈을 성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살아가면서 꿈이 여러 번 바뀌는 경우가 많지만, 해츨링 작가의 꿈은 초등학교 때부터 변함없이 만화가였다. 해츨링 작가가 학생일 때, 당시 만화계는 주로 무협이나 판타지 장르 위주의 정형화된 형태로 전개되는 일본 만화가 많았다. 그는 이런 만화에 싫증을 느껴 DC 코믹스(아래 DC)나 마블 같은 히어로물을 많이 봤다고 한다. 해츨링 작가는 “DC나 마블 같은 만화들은 스토리를 구상할 때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만드는데, 이러한 시스템이 나에겐 새로웠다”고 전했다.
해츨링 작가의 대학 생활은 만화가가 되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 그는 디자인과였지만 만화를 그릴 때 필요한 드로잉 실력을 쌓기 위해 회화 수업을 더 많이 들었다고 한다. 또한 강의를 듣는 시간보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시간이 더 많았다고 한다. 해츨링 작가는 “그때 읽은 책들이 만화를 구상할 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가 꿈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던 중 위기가 찾아왔다. 당시 독자 수가 줄고, 만화 잡지도 폐간되는 등 우리나라 만화계에 침체기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어려운 현실의 벽에 부딪혀 해츨링 작가는 만화가라는 진로 자체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고 한다. 이런 와중 새로운 만화 장르가 등장했는데, 바로 웹툰이었다. 다양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웹툰의 매력에 끌린 해츨링 작가는 웹툰을 그리기로 결심했다.

동네 변호사, 조들호의 탄생

데뷔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스토리를 가진 ‘동네 변호사 조들호’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해츨링 작가는 “데뷔할 때부터 남들이 하지 않는 나만의 것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늘 정형화된 형식을 가진 만화들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생소한 분야인 의료 만화와 법정 만화, 둘 사이에서 고민하다 결국 취재가 상대적으로 쉽다고 여긴 법정 만화로 결정하게 됐다.
해츨링 작가는 법정의 판결을 보면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이를 해결해줄 주인공을 고안했다. 바로 ‘조들호’다. 그는 “조들호는 ‘법정과 현실 사이의 간격’을 메워 주는 캐릭터”라고 전했다. 실제로 그의 작품을 보면 조들호는 다른 작품 속 주인공들처럼 모든 것이 완벽하고 화려한 변호사가 아닌, 지극히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동네 변호사’로 표현된다. 조들호가 이혼한 남편이라는 설정을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고 한다. 해츨링 작가는 “조들호가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 결핍을 갖고 있는 평범한 인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새로움에 도전하는 용기

해츨링 작가에게 『동네 변호사 조들호』는 두 가지 의미의 시작이다. 자신의 첫 작품이자 첫 번째 한국 법정 만화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의 노력은 남다르다. 해츨링 작가는 매일 법정을 드나들며 작품을 준비해왔다. 잘잘못이 정해져있는 형사소송과 달리 변호사의 재량에 따라 판결이 뒤집어 질 수 있는 민사소송을 바탕으로 내용을 이끌어왔다. 또한 시의성 있는 주제를 다루기 위해 매일 뉴스를 본다.
작품을 쓰기 전 사회문제에 안타까워 할 뿐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던 그였다. 하지만 작품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강한 자의 횡포에 억울하게 휘둘리는 약자들이고, 주인공 ‘조들호’는 그들을 구제한다. 이렇게 작품을 통해 현실에 뛰어들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용기를 가능케 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그가 만나왔던 사람들이었다. 해츨링 작가는 자신의 작업에 영감이 되었던 공간인 카페 '테이크아웃드로잉'이 임대차 분쟁을 겪자 이 상황을 모델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에피소드를 진행해 문제 해결을 도왔다. 또한 그는 비슷한 사례로 문제를 겪은 홍대의 '삼통치킨' 현장에 찾아가는 등 웹툰이라는 미디어로써 사회 문제를 지적하고 폭력과 강압이 아닌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제의했다.
해츨링 작가는 더 좋은 만화를 그리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 앞으로 어떤 만화를 그리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그는 ‘섬을 이어주는 나룻배 같은 만화’라며, “사람 개개인의 삶을 섬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다양한 직업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만화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지하철 운전사와 같은 특별한 직업군을 다룬 만화, 또는 특별한 사상가의 사상을 중심으로 한 만화를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해츨링 작가와의 인터뷰 내내 만화에 대한 그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해츨링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히어로는 배트맨이라고 한다. 초인적이진 않지만 사람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사건들을 해결하는 배트맨의 모습이 인간적이라는 그의 말에서, 왠지 조들호가 떠올랐다. 조들호는 모든 사건들을 전지전능하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문제에 부딪히며 인간적인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해 간다. 끈질기게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조들호의 모습을 본받아보는 것이 어떨까.

김은솔 수습기자
류상윤 수습기자
최형우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김은솔, 류상윤, 최형우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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