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준혁 사회부장(정보산업·11)

1. 프랑스에서는 1789년부터 1799년까지 10년동안 시민들을 주축으로 한 혁명이 일어났다. 바로 프랑스 혁명이다. 나는 이 프랑스 혁명을 생각하면 (실제로는 유언비어지만) 마리 앙투아네트의 발언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이 말에서 그 시대 지배층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상기한다. 이렇게 한 사람의 발언은 한 조직의 모습을 보여주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10. 지난 4월 9일, 신촌캠퍼스에서 열린 우리대학교 입학설명회에서 원주캠 리기용 입학홍보처장은 “원주캠퍼스에 오지 말고, 다들 신촌캠퍼스 오셔서 내 후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다들”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밖에도 원주캠퍼스가 “(입시에서) 실수했을 경우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에 많은 원주캠 학생들은 분노했다.

100. 입학설명회는 수험생들에게 우리대학교를 설명하는 자리다. 어쩌면 수험생과 우리대학교의 첫 접점이 될 수도 있는 중요한 자리다. 이 중요한 자리에서 입학홍보처장의 발언은 우리대학교를 대표하는 발언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학교를 대표하는 입학홍보처장의 원주캠에 대한 생각이 이러하니 학교가 원주캠퍼스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보인다. 원주캠퍼스를 하나의 연세 속 ‘다른’ 캠퍼스가 아닌 -리 처장의 말마따나- ‘신촌캠의 대안 수준’ 캠퍼스로 보고 있는 것이다.

1000. 이 사건을 계속 보고 있으니 의문을 한 가지 더 갖게 된다. ‘왜 신촌캠퍼스에서 신촌캠과 원주캠의 입학설명회가 함께 개최된 것일까’하는 의문이다. 그것도 신촌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대다수인 신촌캠퍼스에서 말이다. 양 캠퍼스는 하나의 연세라는 타이틀 아래 큰 맥락은 같이하지만 분명 다르다. 실시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다르고, 교육·연구 전략, 타겟팅(targeting)하는 학생층에서도 차이가 있다. 이런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 캠퍼스의 입학설명회를 신촌캠에서 함께 개최한 것은 원주캠의 특성을 무시하는 학교의 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는 리 처장의 발언과 맥을 같이한다.

원주캠퍼스는 지역 거점대학으로, 국내 최정상급 보건과학 분야와 인문, 사회, 과학, 예술 분야의 연구·교육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또한, 원주시의 혁신도시 선정 이후 산학협력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자랑스러운 연세의 동쪽 지체다. 하지만 리 처장의 발언에서 비춰진 학교의 생각은 좀 다른가 보다. 이러한 학교의 태도에서 ‘1+1’, ‘끼워팔기’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이유는 왜일까. 연세 양 날개의 균형적이고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는 원주캠의 특성을 살린 학교 차원의 새로운 방향성이 필요할 것이다.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