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나누는 ‘기프트리’의 이지연 대표를 만나다

우리에게 ‘생리’는 괜히 말로 꺼내기 어렵고 숨기게 되는 말이다. 생리에 대한 인식도 대부분 고통과 불편함으로 설명된다. 이를 전면으로 꺼내서 얘기하고 고민하는 ‘기프트리’의 대표 이지연(사복·12)씨를 만나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A. 건강과 환경과 나눔을 선물하는 기업 ‘기프트리’를 운영하고 있는 사회복지학과 4학년 이지연이다. 면 생리대와 면 팬티라이너 등의 여성용품을 판매하고, 면 생리대를 필요로 하는 해외에 기부하는 일도 하고 있다.
 

Q. 면 생리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중학생일 때 생리통이 굉장히 심해 고생을 하던 중 어머니의 권유로 처음 면 생리대를 접했다. 면 생리대를 사용하면서 생리통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면서 고등학생 때 면 생리대를 만드는 봉사활동을 하게 됐고, 1회용 생리대가 여성의 건강과 환경에 매우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도 알게 됐다.
 

Q. 면 생리대에 대한 관심이 어떻게 면 생리대 제품 개발로까지 이어졌는가?
A. 고등학교 때 주변 친구들이 공부 스트레스 등으로 심한 생리통을 겪고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런 친구들에게 면 생리대를 홍보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시중에 있는 3가지 면 생리대 디자인을 샘플로 만들어 설문조사를 해봤다.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시중의 면 생리대가 갖는 문제점을 개선하면서 새로운 면 생리대의 개발을 시작했다.
 

Q. 제품들의 디자인이 굉장히 세련됐는데, 특별히 디자인에 중점을 두는 이유는 무엇인가?
A.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된 공부를 하다 보니 디자인이 단순히 시각적인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을 무의식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디자인을 이용해 생리가 가지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시각적인 요소를 통해 기분 좋게, 기능적인 요소를 통해 편리하게 생리대를 사용할 수 있길 바랐다. 제품뿐만 아니라 홈페이지 등의 디자인에도 공을 들여서 생리가 갖는 이미지를 고통, 불편함에서 축복으로 바꾸고 싶었다.
 

Q. 해외 현지의 상황에까지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개발한 면 생리대를 봉사활동 환경 포럼에서 발표하자, 선교사와 봉사자들이 현지에서도 면 생리대 만들기 교육을 하고 면 생리대를 보급하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 때부터 해외에도 상품들을 보냈고, 그 과정에서 네팔, 르완다, 북한과 같은 현지의 열악한 상황을 접하게 됐다. 현지에선 생리대가 없거나 비위생적인 생리대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곳에 위생적인 생리대를 지원하고 싶었지만, 대학생 신분으로는 지원을 하는 데에 금전적인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면 생리대를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게 됐다.
 

Q. 기프트리가 사회적으로 가지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건강, 환경, 나눔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여성들이 건강한 생리대로 보다 건강해질 수 있다는 점과 일회용 생리대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생리에 대한 교육에서 소외되고 있는 빈민국 여성들에게 생리대를 제공한다는 것 또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Q. 기프트리의 목표는 무엇인가?
A. 면 생리대를 보급하고, 필요한 곳에 더 많이 지원하는 것이 1차 목표이다. 하지만 그전에 국내에서의 판매 시스템을 더 굳건히 하고 기부와 교육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요즘은 교육과 기부 측면에서 현지인이나 교육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체계를 잡고 있는 중이다. 전반적인 운영 시스템이 자리를 잡으면 국내외 신제품 판매와 지원이 필요한 국가에 기부하는 것에 몰두할 예정이다.
 

Q. 창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재학 중에 창업을 하면서 고민이 됐던 점은 학업과 사업을 병행하는 것이었다. 스타트업 같은 경우 사업에만 전념을 해도 모자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재학 중에 창업을 생각하고 있다면 자신이 우선순위로 여기는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그것이 확립이 된 상태에서 결정을 내렸으면 좋겠다.
 

현재 기프트리는 앞서 말한 ‘보다 굳건한 시스템 구축’을 위해 준비 중인 상태다. 고민과 노력이 오롯이 담겨 건강, 환경, 나눔을 보다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앞으로의 기프트리가 기대된다.


서한샘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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