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음악콩쿠르 우승자, 김기훈(성악·10)씨를 만나다


우리대학교에서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우승자가 나왔다.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유네스코 산하 국제음악콩쿠르 세계연맹의 공식 회원으로, 세계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는 대회다. 우리신문은 성악계의 떠오르는 별인 바리톤 김기훈(성악·10)씨를 만나봤다.
 

Q. 우승한 소감 간단히 부탁한다.
A. 하나님, 부모님, 열정으로 지도해주신 김관동 교수님에게 우선 감사드린다. 뜻하지 않은 큰 상을 받게 돼 대단히 영광이다. 앞으로 자만하지 않고 더 겸손하게 음악을 하겠다.

Q.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매우 권위 있는 콩쿠르라고 알고 있다. 이번 대회를 위해서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나?
A. 콩쿠르가 일주일 내내 진행되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계속 노래를 하려면 상당한 스태미나와 테크닉이 필요하다.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특히 더 주의했고, 끊임없이 발성을 연구했다.

Q. 콩쿠르 우승 이후, 주위의 시선이나 본인의 앞으로의 마음가짐에서 달라진 점이 있나?
A. 모두가 동경하는 콩쿠르에서 1등을 한 만큼 시선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 여운이 오래가지는 않았다. 대회 우승 한 번으로 인생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들뜬 기분을 금방 떨쳐낼 수 있었다. 작년부터 큰 콩쿠르에서 여러 번 상을 탔었는데, 그때마다 겸손의 중요성을 느꼈다. 이를 새기고 또 새기고 있다.
 

Q. 순수하게 우리나라에서만 음악 공부를 했다고 알고 있다. 지금까지의 음악 인생이 궁금하다.
A. 예비 고3 겨울방학 때 동네 교회 성가대의 선생님이 내 목소리를 듣고 성악 적성 테스트를 받아 보라고 권했다. 원래 음악을 할 생각이 전혀 없었고 부모님도 반대하셨다. 그러나 적성 테스트에서 가능성이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고 음악을 하기로 결정했다. 노력 끝에 결국 우리대학교에 들어오게 됐고, 그와 동시에 미래 계획도 철저히 세웠다. 1학년 마치고 군대를 다녀와 장학금을 받고 학교 다니기, 3학년부터 전체 수석 하기, 4학년 때 국내 유수의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수석졸업하기, 졸업하고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기 등의 계획을 전부 이뤘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시작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으려 한다.
 

Q. 음악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
A. 군대에 있을 때와 복학한 후 2학년 때 가장 힘들었다. 발성이 도저히 잡히지 않아서 한 옥타브 음역을 내는 것만으로도 벅찼고, 심지어 성대결절까지 걸렸다. 그때, 음악을 그만둬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지금까지 중 최악의 슬럼프였던 것 같다.
 

Q. 힘든 순간들을 극복하기 위한 본인만의 방법이 있나?
A. ‘내려놓음’을 통해 힘든 순간들을 극복할 수 있었다. 욕심은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기도 하지만 과하면 자꾸 자신을 잡아먹게 되는 법이다. 낮은 자세로 처음부터 시작해보기로 했고, 이 방법이 통했던 것 같다.
 

Q. 앞으로 어떤 성악가가 되고 싶은가? 또한, 앞으로 펼쳐질 음악 인생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목표도 궁금하다.
A. ‘바리톤’ 하면 ‘김기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독보적인 성악가가 되고 싶다. 남들과 차별화된 음악적 해석을 통해 관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좀 더 소통할 수 있는 음악가가 되고 싶다. 지금은 독일에 있는 하노버 극장과 1년 계약을 맺었는데, 이를 발판으로 세계 3대 오페라 극장에 주연으로 서는 것이 목표다.
 

Q.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에서 성악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A. 음악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솔직하다. 듣고 싶으면 찾고 아니면 찾지 않는다. 현재 클래식에 대한 수요가 줄어 클래식 시장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대중이 음악을 찾게 만들어야 하는데 클래식이 전통적이고 마니아적인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결국은 클래식을 하는 사람들이 대중에게 더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선회 기자

thisun019@yonsei.ac.kr

<사진제공 : 김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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