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파·한경범 장학회의 한승룡 이사장을 만나다

▲ 학생회관 2층에 위치한 청파·한경범 장학회실에서 만난 한승룡 이사장의 모습. 장학금 전달식 사진을 옆에 두고 미소 짓고 있다.

지난 1990년, 원주캠에 ‘청파·한경범 장학회(아래 장학회)’라는 이름의 장학재단이 설립됐다. 원주에서 가게를 운영하던 한승룡 이사장이 세운 이 장학회는 지금까지 약 600명의 원주캠 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게 도와줬다. 설립 이후 26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매 학기마다 원주캠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기부하는 한승룡 이사장을 만나봤다.

Q. 원주캠에 장학회를 설립하고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지난 1989년, 원주캠 보건행정학과를 졸업한 아들을 불의의 교통사고로 잃고 말았다. 정말 큰 슬픔이었지만, 이를 계기로 아들과 함께 공부했던 보건행정학과 학생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들을 도움으로써 아들이 이루지 못했던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이후 1990년, 아들의 이름을 본 따 ‘청파·한경범 장학회’를 설립해 지금까지 매 학기마다 10명 내외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Q. 26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꾸준히 장학금을 전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장학회를 설립한 이후 초기에는 아들이 졸업한 보과대 학생들에게만 장학금을 전달했다. 하지만 다른 학과 학생들도 학비 부족으로 학업을 이어나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자 지난 1995년부터는 전체 원주캠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원하게 됐다. 게다가 최근에는 외국인 학생들에게도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학생들에게 꾸준히 장학금을 전달하는 이유는 학생들이 도움을 통해 학업에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자신의 꿈을 실현시켰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Q. 어떤 기준을 갖고 장학생을 선발하나?
평균 학점이 3.5점이거나 토익시험 성적이 850점 이상인 학생인 경우 누구든지 신청할 수 있다. 이러한 성적기준은 학생들이 장학금을 목표로 학교나 어학 공부에 힘써 미래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 때문이다. 그리고 장학금을 최종 지급하는 가장 결정적인 부분은 신청 학생들에게 학업에 대한 각오를 듣는 것이다. 이때 학생 개개인의 솔직한 사정을 들을 수 있는데, 무엇보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학업이 어려운 학생들을 돕기 위해 노력한다.  

Q. 장학금을 지원했던 학생 중 가장 인상 깊었던 학생은?
형편이 어려운 한 학생이 장학금을 지원받아 무사히 졸업한 이후 박사학위를 취득해 결국 유명한 연구원이 됐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다. 학생에게 준 도움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기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해당 학생 이외에 다른 학생들에게도 가끔 편지가 오는데, 다들 사회에 진출해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행복하다.

Q. 최근 실업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시대 대학생에게 전달하고 싶은 말은?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하는 대학생이 높은 실업률과 같은 문제에 큰 좌절감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장학활동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어느 대학생이나 당장의 현실에 힘들어 하지만, 결국 자신의 길을 찾아간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대학생에게 항상 좌절하지 말고 꿈을 향해 나아가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 특히 진정으로 좋아하는 학문에 심취하고 꿈을 위해 열정을 다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숨을 거둘 때까지 장학활동을 통해 대학생들의 꿈을 실현하는데 조금이나마 더 도우고 싶다.


한동연 기자
hhan5813@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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