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사건의 2차 피해로 추정돼

지난 4월 초 원주캠 일부 학생들은 ‘[호소문] 17만 명의 간절한 호소를 들어 주세요’라는 제목의 스팸메일을 받았다. 특히 이 메일은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에서 기독교 이단으로 분류된 신천지에서 발송돼 더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번 신천지 메일은 지난 3월 16일에 일어난 개인정보 유출사건의 2차 피해로 추정되고 있다<관련기사 1770호 1면 ‘원주캠 재학생 6천 명 개인정보 유출돼’> 당시 학생 6천여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며 유출정보에는 개인메일주소도 포함됐다. 이번 사건에 대해 장지혜(정경경제·14)씨는 “학생들의 정보가 유출돼 신천지에 들어갔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경영학과 13학번 신모씨는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학교의 실수라고 해도 대가가 크다”고 말했다.
개인정보 유출사건 이후 학교 측은 개인정보를 열람한 학생들에게 ‘개인정보 미보유 및 삭제 확인서’를 작성하게 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유출을 완전히 막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씨는 “메일을 열어본 학생들에게 서명을 받는 것을 제외하고 어떠한 대처를 한 건지 알 수 없었다”며 “대처 상황에 대한 공지를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신씨는 “현재는 유출사건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 많이 줄어들었는데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교 측은 지난 개인정보 유출사건을 이번 사건의 원인으로 추정하고, 현재 스팸메일이 어떤 경로로 퍼졌고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받았는지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총무처 관계자는 “학생 모두가 아닌 일부에게 무작위로 발송됐기 때문에 정확한 파악이 힘들다”며 “2차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개인정보 유출의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더불어 학교 차원의 신천지에 대한 공식적인 문제제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는 “학교 차원의 정보가 아닌 개인의 메일주소가 이용됐기 때문에 특별한 조치를 취하기 힘든 상태”라며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이용한 단체에게 법적 제제를 가할 수 있지만 메일주소는 일반정보로 분류되기 때문에 크게 효력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불법스팸대응센터 관계자는 “메일주소와 같은 일반정보가 유출됐을 때는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해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학생들은 이번 사건에 대한 학교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정보가 이미 유출된 상태에서 재발 방지책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유사한 사례의 재발이 우려된다.

심소영 기자
seesoyoung@yonsei.ac.kr
양성익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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