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부터 열까지, 캠퍼스별 데이트코스 추천

캠퍼스 커플(Campus Couple, 아래 CC)이라는 말 그대로, CC의 매력은 역시 손잡고 꽃잎이 휘날리는 캠퍼스 여기저기를 거니는 것이다. 그러나 캠퍼스에서만 데이트하다보면 아는 얼굴을 자주 마주쳐 불편하기도 하고, 어쩐지 지루하기도 하다. 매일 먹는 학관식당의 밥 또한 금방 질려버린다. 당신들이 이러한 매너리즘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우리신문은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우리대학교 학생들을 위한 캠퍼스별 근처 데이트코스 추천!

 

신촌캠, 연세로를 벗어나 이웃 학교로 

▲ 신촌캠 데이트코스 추천

우리대학교 학생들은 평소에 동문 쪽으로 올 일이 거의 없다. 그래서 발길 드문 동문 근처에는 아직 입소문을 타지 않은 분위기 좋고 맛있는 식당들이 많다. 동문에서 큰길까지 내려와 왼쪽으로 쭉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화가와 요리사’라는 가게도 그중 하나다. 작은 간판을 단 이 가게는 돈가스 전문점으로, 대표 메뉴는 두툼한 돈가스를 올린 ‘청년 찌개’와 수북한 볶음밥을 곁들인 ‘궁극의 돈가스’다. 우리신문사 기자들만 아는 숨겨진 맛집이니, 기자들의 정보력을 믿어 보길!
‘화가와 요리사’를 나와 신촌기차역을 건너 이화여대 정문 방향으로 향하다 보면 사주 카페가 하나둘씩 눈에 띈다. 이화여대 앞에는 싸고 용한 사주 카페들이 많아, 사랑에 설렌 커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화여대 박현의(화학신소재공학·15)씨는 “사주를 믿지는 않지만, 남자친구의 사주와 내가 생각한 그의 성향을 비교해보는 것이 매우 재밌었다”고 말했다.
쇼핑은 연인의 취향을 확인할 수 있는 매우 좋은 데이트코스다. 사주 카페 근처는 화장품가게와 옷가게가 즐비한 쇼핑 골목으로, 의류가 저렴하기로 유명하다. 길거리음식이나 장신구를 파는 노점상들도 눈요기하기에 좋다. 여러 물건을 하나씩 품평해 가며 서로의 취향을 알아가는 것은 어떤가? 이후에 이때 눈여겨본 것들을 활용해 선물하는 센스를 발휘한다면 당신의 연인은 감동의 도가니탕에 풍덩 빠져버릴 것이다.
쇼핑을 하다 보면 금세 해가 진다. 어스름이 내린 그때, 연인들이 함께 방문하기 좋은 곳은 다름 아닌 이화여대 캠퍼스다. 낮에는 관광객들로 북적일 만큼 아름다운 캠퍼스 전경으로 유명한 이화여대지만, 그 야경이 더욱 아름답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현대와 고전, 도시와 자연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풍경을 가로등 불빛 아래서 바라보다 보면 어느새 당신의 마음은 사랑으로 붉게 달아오를 것이다.

 

원주캠, 34번 버스는 사랑을 싣고 

▲ 원주캠 데이트코스 추천

원주캠에서 34번 버스를 타고 강릉원주대 정류장에서 내린 뒤 10분쯤 걸으면 식물박물관 ‘허브팜’에 도착할 수 있다. 갖가지 허브와 꽃나무들이 색채를 뽐내는 허브팜에는 토끼와 돼지를 비롯한 동물 친구들도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다. 조형물, 하물며 벤치 하나도 알록달록하게 꾸며져 있어 커플들에게는 최고의 포토존이다. 허브팜은 향기로운 풀꽃으로 가득할 뿐 아니라 봄이면 점차 연둣빛으로 물들어가는 자작나무길도 있다. 이곳에서 사진 한 장 찰칵 찍어보자. 허브팜 2층에서 파는 허브돈가스도 별미라는 것을 기억해 두면 좋을 것이다.
허브팜에 올 때 탔던 34번 버스를 다시 타고 15분쯤 달리면 도영쇼핑 정류장에 내릴 수 있다. 단구로를 비롯한 종합체육관 부근의 벚꽃이 무척 예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봄꽃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캐치볼 도구를 챙겨 가 잔디광장에서 가볍게 운동하는 것도 즐거운 한때를 보내기에 좋을 것이다.
다시 버스를 타고 ‘평원로 중앙시장’ 정류장에 내리면 바로 앞에 중앙시장이 있다. 전형적인 전통시장의 모습을 하고 있는 중앙시장은 사실 그 속에 신세대 감성을 품고 있다. ‘미로예술시장’이 바로 그것이다. 색감 좋고 아기자기한 벽화들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면 이는 단연 ‘프사감’이다. 장신구와 가방 등 작고 귀여운 소품들을 파는 가게들 또한 구경하기 쏠쏠하다. 타르트가 맛있기로 유명하다는 카페 ‘언니네 오븐’도 미로시장 구석에 있으니 참고할 것. 그냥 돌아가기 아쉽다면 중앙시장에 있는 맛있고 저렴한 치킨집 ‘청춘이닭’에서 맥주와 함께 진솔한 대화를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국제캠, 새내기처럼 풋풋한 신도시 송도

▲ 국제캠 데이트코스 추천

캠퍼스타운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20분쯤 이동해 센트럴파크역 4번 출구로 빠져나와 센트럴파크를 가로지르면 길 건너에 ‘커넬워크’가 보인다. 커넬워크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주제를 가진 네개의 동이 있는 아웃렛으로,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나온 가게들을 비롯해 송도의 소문난 맛집들이 밀집해있는 곳이다. 커넬워크에서 봄옷도 구경하고 점심도 해결하자.
커넬워크 건너편에 있는 넓은 갈대밭을 많은 사람들은 공터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그곳에는 습지가 산책로처럼 깔끔하게 조성돼 있다. 갈대가 사람 키만큼 우거져 있어 마치 파란 하늘과 갈대로 만들어진 둘만의 세계에 갇힌 듯한 기분이다. 각종 들꽃이 어우러진 봄 풍경이 무척 아름답지만, 실상 이곳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얼마 없다. 커넬워크에 가거든 건너편 공터 안에 산책로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길.
센트럴파크를 따라 20분쯤 똑바로 걸으면 해돋이공원에 도착한다. 해돋이공원에는 광장도 있고 연못을 따라 고즈넉한 산책로도 있지만, 역시 건물 3층 높이는 될 듯한 거대한 미끄럼틀이 그중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동심으로 돌아가 함께 미끄럼틀을 타다 보면 어느새 연인의 “까르르”하는 웃음소리가 귓가를 울릴 것이다. 연인과 함께 해돋이공원을 방문했다는 조현영(경영·15)씨는 “남자친구와 밤에 공원을 거닐다가 미끄럼틀을 발견했는데 소문대로 너무 재밌었다”며 “아이처럼 신나서 세 번이나 탔다”고 말했다.
캠퍼스로 돌아와, 바로 기숙사로 들어가기 아쉽다면 송도2학사 뒤편의 유수지를 따라 걸어도 좋다. 행인이 거의 없는 조용한 산책로 옆에서 야경을 반사하는 유수지가 낭만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그대로 다리를 건너면 의외로 금방 동춘 CGV에 도착할 수 있다. 함께 영화 한 편을 보며 데이트를 마무리하는 것은 어떨까?

데이트 성지들은 알고 보면 캠퍼스의 지척에 있다. 캠퍼스 커플이라면 날 좋은 주말이나 공강 시간을 활용해 잠시 캠퍼스 밖에서 데이트를 즐겨 보자. 함께 캠퍼스 주변 곳곳을 방문할수록 대학생활의 추억도 차곡차곡 쌓여갈 것이다.

최서인 기자
kekecathy@yonsei.ac.kr

그림 안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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