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에게도 못 털어놓는 자존감 고민 상담소

살다 보면 모두가 치열하게 살아가는데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을 때가 있다. 힘이 쭉 빠지며 이대로 괜찮을까 멈춰서 세상에 내 편하나 없이 절망스러운 그 순간에 실은 나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떤 역경이 닥쳐도 나를 올곧이 바라보고 지키는 마음, ‘자존감’이라는 녀석 말이다.
너만 힘든 거 아니라는 말 절대 하기 싫지만, 여기 당신도 공감할 만한 여섯 개의 고민이 있다. 아무도 쉽게 말하지 않을 뿐, 모두 ‘자신’없이 살아가고 있었으니까. 본격 자존감 고민상담소에 잘 찾아왔다. 부디 당신에게 작은 힘이 되기를.

#1. A양은 요즘 SNS를 보는 것이 고역이다. 대외활동과 인턴에 열정을 불태우는 친구들의 다짐 글, 단짝이 올린 이성친구와 알콩달콩 데이트 사진 등…. 온통 ‘자랑’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사실 모두 가장 행복한 면만을 올리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만 별 볼일 없는 일상을 사는 것 같아 우울하다.
극복팁: 상대와 나를 비교하는 열등감은 자존감이 낮을 때 생깁니다. 자존감이 낮으면 자신이 어느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으면 공허함과 좌절감, 박탈감을 느끼죠. 그럴 땐 그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것이 필요해요. 사소하지만 기쁘고 행복한 것을 찾아보고 일상에서 누리는 소소한 즐거움에 감사한다면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SNS는 소통의 창구이지만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장이 되곤 하니, 적당히 하는 것이 좋겠어요.


#2. B군은 요즘 취업 걱정에 마음이 무겁다. 주위에서 자타공인 ‘열심히 사는 애’지만, 자신보다 뛰어난 능력자가 세상에 많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마음이 조급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자들에게 항상 쫓기는 느낌에 밤잠마저 설칠 지경. 그래서 놀고 쉬는 것마저도 죄책감이 든다.
극복팁: 내가 하고자 하는 분야에서도 분명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은 존재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조급해한다면 더 잘하게 될까요? 무턱대고 타인만 쫓으면 ‘나’를 잃게 될 수 있어요. 이럴 때는 자신의 페이스(pace)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완급조절을 통해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면, 어느새 남과 비교할 새도 없는 자신을 만나게 될 거예요.


#3. C양은 요즘 그 좋아하는 치킨이 먹고 싶지 않다. 자기관리도 스펙이라며 주변에서 살 빼라고 닦달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통통하고 다른 이들 눈에는 평범하게 보일지라도 C양은 스스로 충분히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남들이 자신에게 ‘조언 아닌 조언’을 해줄 때 마다 자신이 없어진다.
극복팁: 요즘 세상은 외모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남의 거울에 비친 나를 나 자신으로 착각하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거울이 멀쩡하리란 보장이 없어요. 금가고 깨진 거울도 있을 것이고 먼지가 묻어서 더러워져 있을 수도 있죠. 그러니 타인이라는 거울에 비친 모습이 나의 진짜 모습이라고 믿지 않았으면 해요. 정말 스스로 만족한다면 다른 사람의 말에 위축되지 말길! 어차피 중요한 건 껍데기가 아니라 내면이라는 것을 점점 느끼게 될 거예요.


#4. D군은 완벽주의자다. 유능한 것 아니냐고? 실은 남의 눈치를 많이 보는 것뿐이다. 작은 실수라도 하게 되면 주위에서 무능하게 볼까 봐. 무엇이든 120% 이상의 목표를 추구하던 D군은 항상 목표보다 자신의 성과에 만족하지 못하게 됐다. 점점 주변의 피드백도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예민해졌고, 누군가가 칭찬을 해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극복팁: 생각보다 사람들은 남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누구나 실수를 하고, 그 실수를 통해 성장하죠. 다른 사람이 아닌 스스로가 자신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지 않나요? 실수한 점만 후회한다면 스스로를 저평가하게 될 뿐이에요. 하루에 다섯 가지 정도 자신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것은 어때요? 높은 목표치도 그것을 달성했을 때는 성취감을 얻지만, 실패했을 때는 큰 좌절감을 주죠. 즐겁게 달성할 수 있는 적당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좋아요.


#5. E양은 ‘거절’이 힘들다. 별로 안 친한 동기의 대리출석 부탁도, 믿었던 선배의 팀플 무임승차도 전부 거절하고 싶지만, 상대에게 싫은 소리를 하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E양 자신이 거절당하면 그것만큼 상처받는 일이 없기 때문일까. 오늘 밤도 거절하지 못해 원치 않는 술 약속이 잡혀있다.
극복팁: 원치 않는데 단순히 거절을 못 해서 부탁을 계속 들어준다면 결국 자신에 대한 회의감과 열등감에 사로잡힐 수 있어요. 정 어렵다면, ‘정중 거절 시나리오’를 미리 써보는 것은 어떤가요? 대신 ‘I 메시지’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너 그러면 안 돼’처럼 상대의 행동을 꼬집는 대신, ‘나 조금 부담스러워’ 같이 나를 중심으로 말하면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내 생각을 전달할 수 있어요.


#6. F군은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티를 내지 않는다. 강하고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힘든 일을 적금처럼 누적만 하고 다른 이들에게 털어놓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가끔 너무 힘들 때는 아무도 자신의 고충을 몰라주는 것이 서럽기도 하다.
극복팁: 예전에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광고가 있었죠? 실제론 말하지 않으면 몰라요. 마음에만 쌓아뒀다가 한 번에 크게 터뜨리면 주변 사람들도 놀라기 마련이죠. 그들도 당황해서 어찌할 줄 모르고, 나는 그 반응에 더 섭섭해질 수 있어요. 그러니 서서히 자신의 마음을 열고 힘든 일 가까운 친구들에게 조금씩 얘기해 보는 것은 어때요? 혹시 소문이 날까 봐 걱정된다면 우리대학교 상담코칭센터를 방문하는 것도 좋아요. 비밀유지가 되는 공간에서 그동안 담아둔 일을 털어놓으면 조금은 후련해질 거예요.

청춘이 푸르지 못하고 버석버석 마르는 시대다. 어려서부터 남과 자신을 비교하고 비교당하며 가난해진 마음은 우스갯소리라도 자신의 노력 부족과 수저 색을 탓하고, 조금만 자랑거리가 생기면 SNS에 과시하며 타인의 반응을 곧 자신의 가치로 매기곤 한다. 그러나 사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다른 사람의 시선이 아닌, 내가 나 자신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일단 스스로를 돌아보자. 스스로부터 자신에게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면 자존감도 높아질 수 있다고 한다. 뿌리가 튼튼해야 높게 뻗을 수 있지 않겠나?
이런 나도 정말 괜찮으냐구? 응, 우리 모두 사랑 받을 자격 있는 청춘이다.


 이주인 기자
master0207@yonsei.ac.kr
<자료사진 비전과리더십, 네이버영화>

<자문 우리대학교 상담코칭센터 전임 상담인 황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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