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교는 일부 학과를 제외한 대다수의 신입생이 국제캠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어 학생들이 학생식당(아래 학식)을 이용하는 횟수가 신촌캠에 비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학식 메뉴의 다양성 부족 ▲특정 종교나 신념을 가진 학생들을 고려하지 않은 식단 등에 대해 학생들은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국제캠 학식은 ▲송도1학사 식당 ▲송도2학사 식당 ▲나눌샘(언더우드기념도서관 지하) ▲라온샘(종합관 지하)으로 총 4개가 있지만 학식의 메뉴가 다양하지 않고 유사 메뉴가 반복돼 학생들의 불만이 일고 있다. 예를 들어, 28일(월)부터 오는 4월 3일까지 송도1학사와 송도2학사의 식단은 똑같은 저녁 메뉴들로 구성됐다. 점심 메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예를 들어, 송도1학사 식당에서 28일(월) 점심에 돈가스오므라이스를 팔면 송도2학사 식당에서는 다음날인 29일(화) 점심에 토마토오므라이스를 파는 등 비슷한 메뉴들이 반복되고 있다. 김지섭(UD·15)씨는 “캠퍼스 밖으로 나가지 않는 이상 하루 세끼 학식을 먹는다”며 “학식엔 돈가스나 함박스테이크 등 비슷한 메뉴들만 나와 지겹다”고 전했다. 이에 학식 관리를 맡고 있는 생활협동조합(아래 생협) 이항서 과장은 “식당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메뉴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인력, 비용, 구조 등 다양한 문제들을 고려해 수요가 높은 메뉴들을 많이 제공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학식의 식단은 특정 종교 또는 신념을 가진 학생들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국제캠 학식은 대부분 한식 또는 양식으로 분류돼 있다. 그러나 종교적인 이유 또는 자신의 신념으로 인해 고기를 먹지 않는 학생들을 위한 채식주의자 식단은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 28일(월)부터 오는 4월 3일까지의 송도2학사 식당 식단을 보면 ▲오돈불고기덮밥 ▲돼지국밥 ▲닭갈비볶음밥 ▲육개장 등 한식메뉴와 양식메뉴 모두 채식주의자들이 먹을 수 없는 식단으로 구성돼있다. 강원모(정외·15)씨는 “처음 채식을 결정했을 때 학교 음식 때문에 많이 불편했다”며 “라온샘에 채식 메뉴가 한 가지 있긴 하지만 학교에서 밥을 먹으려면 항상 같은 메뉴만 선택할 수밖에 없어 금방 질리곤 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신촌캠 경우에는 3년 전에 채식 코너를 시도했으나 학생들의 수요가 적어 운영을 중단했다”며 “채식 식단을 선호하지 않는 학생들과의 충돌도 무시할 수 없어서 수요가 비교적 적은 채식메뉴 코너를 없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식단의 다양성이 부족해 이슬람교도 학생들이 겪는 불편함 또한 지적됐다. 이슬람교도 학생들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돼지고기를 먹지 않으며, 이외의 육류도 할랄푸드만을 먹지만, 국제캠 이슬람교도 학생들은 이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관련기사 1764호 7면 ‘편견에 고통받는 무슬림에게 평화가 있기를’>

한편, 동국대, 삼육대, 서울대 등의 타 대학에서는 학교 내에 채식뷔페 또는 채식 식단이 따로 마련돼 있다. 채식 식단이 잘 갖춰져 있다고 알려진 삼육대에는 감자버거, 버섯탕수육 등 채식주의자들을 배려한 식단들이 마련돼 있고, 서울대 음악대·미술대 학식에서는 5천 원으로 채식뷔페를 이용할 수 있다. 서울대 정지혜(정외·13)씨는 “채식뷔페에는 콩고기, 나물 비빔밥, 버섯탕수육 등 다양한 메뉴들이 있다”며 “가격도 합리적이고 맛도 좋아 채식주의자가 아닌 학생들도 많이 찾는데 꼭 채식주의자만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영양을 생각하면 좋은 식단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캠에는 대부분의 1학년 학생들이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고, 주위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라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캠퍼스 내 학식은 더욱 중요하다. 이에 문서정(ASD·13)씨는 “1학년 학생들은 기숙사에 의무적으로 지내게 하므로 학교가 학생들의 식습관을 어느 정도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진우(TAD·15)씨는 “우리대학교가 글로벌 명문이 되고 국제캠의 진정한 국제화를 위해서는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이 과장은 “앞으로 고쳐야 할 부분들은 학교 측과 학생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어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예지 기자
angiel@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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