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굳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최근 서울에서 개최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는 전 세계의 뜨거운 감자였다. 인류 대표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딥러닝 기술로 무장된 알파고가 맞붙은 이번 대회는 우리 학과 학생들뿐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했다. 처음에는 많은 이들이 알파고의 실력에 의심을 품으면서 이세돌의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대국이 진행되면서 이 예측이 틀렸다는 것과 동시에 천재 바둑기사 이세돌을 압도하는 알파고의 엄청난 실력에 많은 이들이 경악했다.

먼저 알파고에 대해서 몇 가지를 보면, 알파고는 이세돌 9단과 대결했을 당시 1천920개의 CPU와 280개의 GPU가 장착된 컴퓨터다. 이 컴퓨터는 먼저 방대한 대국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실제 인간이 바둑을 두는 흉내를 내도록 훈련됐다. 그리고 이것을 가지고 자기 자신과의 대국을 통해 강화 학습을 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불과 1년 만에 유럽 바둑 챔피언을 꺾고, 이세돌 9단에게 도전장을 내밀 정도로 알파고는 학습하고 성장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컴퓨터가 바둑으로 인간을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엄청난 실력으로 이세돌을 가볍게 3연승한 것을 본 사람들은 급기야 알파고의 전승을 예측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4국이 있었던 14일은 달랐다. 신의 한수라 불린 78수로 인해 알파고는 흔들렸고, 결국 알파고는 돌을 던지게 된 것이다. 그렇게 완벽해보였던 인공지능이 단 한 수에 흔들리고 기권했다는 소식은 다시 한 번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여기서 인공지능이란 “인간이 지닌 지적 능력의 일부 또는 전체를 인공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최근 많은 회사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구글의 무인자동차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발전하면서 일부는 인공지능의 발전이 일자리를 뺏어감은 물론 더 나아가 인류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나는 아직 인공지능이 불완전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알파고의 핵심 개발자인 데미스 하사비스는 이세돌이 착수했던 78수는 알파고가 전혀 연습하지 않았던 곳일 뿐더러 알파고의 계산에 따르면 그 곳에 놓을 확률이 1만분의 1이었다고 밝혔다. 알고리즘에 의해 착수 확률이 낮은 곳은 계산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알파고는 78수를 제외한 다른 곳의 수들을 생각했던 것이고, 그 78수에 의해 무너진 것이었다. 이를 한번 다른 인공지능이 쓰이는 곳에다가 적용해보자. 만약 무인자동차가 저 1만분의 1의 확률에 의해 사람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주행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기계가 저 확률에 의해 오작동을 일으켰다면? 이 부분이 바로 인간과 인공지능간의 차이점이 된다. 인간은 이런 문제들이 생겼을 때 유연한 생각을 통해 극복을 한다. 하지만 기계는 오로지 알고리즘에 의해 움직이므로 유연한 생각은 알고리즘이 없는 이상 실수가 나온다.

이번 대국은 비록 이세돌 9단이 1:4로 패배했지만 이 1승은 아직 인공지능이 완벽하다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힘들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여러모로 이 1승의 의미는 대국의 승패를 떠나 매우 귀중한 1승인 셈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인공지능이 별로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당장 4국을 제외한 경기를 봐도 경이로운 지경까지 발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유연한 사고는 지금 당장 알고리즘으로 짜기도 힘들 것이며, 앞으로도 힘들 것이며, 이 부분은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남게 될 가능성에 나는 무게를 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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