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링키친 연세대 대표 이재표씨를 만나다

 

▲ 푸드트럭 안에서 웃고 있는 칠링키친 대표 이재표씨.

우리대학교 국제캠 송도1학사에 저녁 7시면 찾아오는 푸드트럭이 있다. 바로 ‘칠링키친’이다. 칠링키친은 단순히 음식만을 파는 곳이 아니다. 국제캠의 삭막한 공간에 문화라는 조미료를 넣어 낭만의 공간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만드는 문화공간이다. 우리대학교 칠링키친 대표 이재표(스포츠레저/경영‧11휴학)씨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Q. 칠링키친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
A. 칠링키친(Chilling Kitchen)은 ‘여유를 갖고 쉬다’라는 의미의 ‘Chilling out’과 요리하는 주방을 뜻하는 ‘Kitchen’의 합성어로, 요리를 맛보고 쉬어갈 수 있는 푸드트럭이다.
 

Q. 칠링키친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A. 학업에 열중하며 지내던 어느 날, 똑같은 일상에 싫증을 느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연히 KBS1 다큐공감 『한국 컵밥, 미국 유타를 사로잡다』를 보고 푸드트럭이야 말로 여러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했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손님에게 직접 보여주고 손님에게 음식을 전달하며 한마디 말을 건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 장소에 머무르지 않는 푸드트럭이 가진 자유와 젊음의 이미지 역시 나를 사로잡았다. 이에 박재홍(경영‧15), 임수지(경영‧15), 박현수(체교‧14)씨와 함께 칠링키친을 만들게 됐다.
 

Q. 칠링키친이 기존의 푸드트럭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A. 단순히 음식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소통을 중시하는 점이 기존 푸드트럭과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버스킹 공연, 플리마켓, 비디오 게임, 영화상영 등을 기획해 즐길 거리를 접목시켰다. 기존의 푸드트럭은 자신들이 원하는 장소에 옮겨 다니지만 칠링키친의 경우 장소가 선점이 되면 그곳에서 보다 지속적으로 문화공연과 음식을 팔기 때문에 하나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Q. 칠링키친이 하고 있는 마케팅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가?
A.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길 거리를 접할 수 있는 휴식공간 조성에 힘쓰고 있다. 푸드트럭 주변에 감성적인 요소가 가미 된 캠핑용 의자와 테이블을 배치하거나 무료로 돗자리를 대여하는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또한 푸드트럭은 무엇보다 날씨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사업이다. 날씨가 궂은날에는 ‘픽업 서비스’를 개발해 사전에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미리 음식을 주문하면 기다리는 시간 없이 바로 음식을 가져갈 수 있게 하고 있다.
 

Q. 신촌캠이 아니라 국제캠에 자리 잡은 이유가 있는가?
A. 국제캠을 영업지로 선택한 이유는 칠링키친의 사업 목표인 ‘복합문화공간의 조성’이 국제캠 환경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실 시장의 규모로 보면 유동인구가 많은 신촌캠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국제캠의 경우 신입생들이 활발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후배들에게 편안하게 쉬고 놀 수 있는 공간, 캠퍼스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기에 국제캠에서 푸드트럭을 운영하게 됐다.
 

Q. 푸드트럭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A. 대학생 신분으로 경험이 없던 점이 힘들었지만, 가장 힘들었던 것은 대중들의 고정관념이었다. 칠링키친의 구체적인 비전을 모르는 사람들은 푸드트럭에 대해 ‘별 볼일 없는 비위생적인 길거리 음식점’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하지만 국제캠 관계자분들의 도움 덕분에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 푸드트럭 내부 공간만으로 해결하기 힘들었던 식자재 보관, 관리, 손질 등을 위해 건물 내부에 별도로 공간을 마련해주고 냉장고 같은 설비들도 제공해줬다. 또 푸드트럭의 기능적·금전적인 문제들에 있어서도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Q. 앞으로 칠링키친을 통해 이뤄내고 싶은 목표가 있는가?
A. 단기적으로는 칠링키친을 국제캠 내에서 학생들이 편안하게 쉬고 놀러갈 수 있는 대표적인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복합문화공간의 질을 개선시키고 시스템을 견고히 해서 일반 대중들이 갖고 있는 푸드트럭의 고정관념을 개선하고 싶다.
 

Q. ‘칠링키친’의 성공으로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가?
A. 푸드트럭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내가 지금 이 순간에 이 일을 하지 않고 평생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고민이었다. 청년들도 어떤 일이 본인의 삶을 만족스럽게 해줄 것인지에 대해 심도 있는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 청년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해야만 하는 일들에 치여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그럼에도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청년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 푸드트럭 앞에서 버스킹을 즐기고 있는 학생들.

 

▲ 휴식공간 조성을 위한 감성적인 요소가 가미된 테이블과 의자.

 

함예솔 기자
yesol54@yonsei.ac.kr
<자료사진 본인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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