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권리를 위한 총학 간의 사업 승계 필요해

우리대학교의 학생 사회는 매년 선거를 통해 새로운 총학생회(아래 총학)를 구성한다. 하지만 총학이 매번 바뀌면서 지향하는 가치가 달라지고 진행하는 사업 방향 또한 달라진다. 이에 이전 총학의 사업이 제대로 승계되지 않아 장기적·구조적 문제 해결의 동력이 상실되고, 총학의 복지사업들 또한 일회성에 그쳐 학생들의 실질적인 복지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우선 매년 교체되는 총학들은 학생사회의 장기적·구조적 사안에 대해 지속적인 문제제기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등록금심의위원회(아래 등심위) 개선 문제가 있는데, 매년 총학들은 비슷한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이것이 꾸준하지 않아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53대 총학생회장 박혜수(토목‧11)씨도 “등심위 문제를 1년간 한 총학의 활동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사례는 재수강 3회 제한 문제로, 지난 몇 년간 총학들은 재수강 3회 제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들을 보여 왔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51대 부총학생회장 김남식(교육/사회‧11)씨는 “재수강 철폐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학교 측에서 소극적으로 대처했고, 총학 임기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학교 측의 대응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에 장지현(행정‧13)씨도 “학교본부는 그대로 있는데 학생회는 계속 교체되다 보니 적극적인 대처가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몇몇 복지사업의 경우 총학 간의 승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사업이 무리하게 진행되며 사업이 일회성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학생들의 혼선을 초래하고 실질적인 복지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51대와 52대 총학에서 진행한 ‘S-Membership’의 경우 총학 간의 승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례다. 지난 총학들은 학생들이 학생증으로 할인받을 수 있는 신촌 상권의 업체와 계약했지만, 그 업체가 해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혼란이 초래됐다. 여기에 이번 총학 또한 ‘Y-Membership’이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기도 하다. 박씨는 “이는 전년도 학생회로부터 승계가 잘 되지 않는 부분 중 하나로, 앞으로 이 문제를 장기적으로는 학생복지위원회라는 독립기구에서 담당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52대 총학이 통학하는 학생들을 위해 진행했던 ‘통편집버스’ 사업은 통학버스 사업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적자가 발생하며 지속되기 어려운 사례로 지적된다. A씨(문화인류‧14)는 “작년에 집 근처에서 통편집버스를 타고 통학을 할 수 있었는데 올해는 그럴 수 없어서 대단히 아쉬웠다”고 전했다. 이에 박씨는 “통학버스 사업은 생각보다 이용자가 적어 적자가 심하게 발생했고, 이로 인해 학생회 재정에 압박이 될 수 있다”면서도 “현 총학이 제시한 공약은 아니지만, 통학버스 사업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가 지속해서 제기돼  ‘눈뜨면 도착’이라는 버스운영업체에 위탁해 통학버스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53대 총학은 총학 간의 승계 단절을 극복하기 위해 ‘공약승계제’ 공약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추진 방안에 대해 박씨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동공약으로 제시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공동공약으로 제시할 때 중앙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정통성을 부여하고 특정 총학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도록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약승계제에 대한 지적도  있다. ㄱ씨는 “이전 총학이 다음 총학에 공약을 승계하라고 강제할 수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승연(언홍영‧14)씨는 “정책을 집행하는 총학이 아닌 중운위에서 정책을 의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장기적인 사업은 필요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학생들의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학은 학생들의 권익 보장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다. 어떤 총학이 학생 사회를 이끌더라도 학생들의 권리는 1년 단위가 아니기 때문에 지속해서 보장돼야 한다.
 

연세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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