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OT·새터 기간, 불건전한 음주 문화로 학생들 여론 들끓어

우리대학교 단과대 학생회들은 지난 2월 11일부터 25일까지 신입생 OT와 새내기배움터(아래 새터)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신입생 행사와 관련해 페이스북 페이지 ‘연세대학교 대나무숲’(아래 ‘연대숲’) 등에 특정 단과대의 ▲선정적 술 게임 ▲강압적인 술자리 분위기 등 불건전한 음주 문화에 대한 익명 제보가 올라와 학내 뿐만 아니라 대학 사회 전반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월 29일, 페이스북 페이지 ‘연대숲’에 자신을 15학번이라고 밝힌 제보자가 자신의 학과 행사 뒤풀이에서 있었던 선정적인 술 게임과 선배들의 강압적이었던 태도를 언급하며 해당 학과 학생회장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하는 글이 게재됐다. 익명 제보에서는 ‘15학번의 여학우가 16학번 남학우의 다리와 가슴을 만지는 등 부적절한 신체적인 접촉을 했고 이를 강제적으로 권유했으며, 다른 15학번 학우는 후배에게 강한 욕설을 퍼부으며 술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제보자는 이어 익명 댓글로 자신이 속한 단과대가 ‘신설 학부’, ‘15학번이 단과대의 첫 학번인 학과’라고 밝혀 제보자의 단과대가 글로벌인재학부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이 게시물은 ‘좋아요’ 1천800개를 넘기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지난 4일 글로벌인재학부 학생회는 페이스북에 해명 및 사과글을 게시했다. 해명 및 사과글에는 ‘러브샷에 대한 분위기가 조성돼 학우분들이 불편함을 느끼신 것과 신체접촉이 유도되는 게임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사죄를 드린다’며 ‘소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으로 성 평등센터에서 교육을 받는 등 앞으로 다각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생명대 새터에서도 술 강권 등에 대한 문제가 발생해 생명대 학생회가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2월 20일, 페이스북 페이지 ‘연세대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 2’에는 익명의 학생이 ‘수련회에서 음주 자치 규약이 붙어있었음에도 선배들이 권위를 이용해 새내기들에게 술을 권유하며 압박을 줬다’고 밝혔다. 생명대 학생회는 해당 제보가 정황상 생명대 새터와 관련됐다고 판단해 2월 23일 페이스북 페이지와 생명대 소속 학과별 단체 채팅방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생명대 학생회는 사과문에서 ‘음주 자치규약이 있었음에도 이를 실제 적용하는 데 부족함이 많았다’며 ‘건전한 음주 문화를 위해 사고 방지 매뉴얼을 정립 및 인지하는 등 단과대 학생회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음주 문화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총학생회는 지난 2월 29일에 열린 7차 중앙운영위원회에서 각종 모임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공유하고 ‘모임 문화 개선을 위한 TFT’를 구성했다. ‘모임 문화 개선을 위한 TFT’는 ▲부총학생회장 ▲글로벌인재학부 ▲생명대 등 8개의 단위로 구성됐으며, 첫 번째 활동으로 피켓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총학생회장 박혜수(토목·11)씨는 “개개인이 존중받고 모두가 즐거운 모임 자리를 만들기 위해 TFT를 만들었다”며 “캠페인을 시작으로 회의를 거쳐 다양한 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음주 문화 논란에 대해 총여학생회 부비상대책위원장 송은하(행정·12)씨는 “총여학생회 측에서 단과대 OT를 통해 반(反)성폭력 및 건전한 음주 문화에 대해 발제했지만 현실적인 한계들이 있는 것 같다”며 “무엇보다도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합의를 이뤄내는 과정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교라는 울타리 안에 다양한 학생들이 존재하는 만큼 학생들의 음주 문화는 모든 사람이 동의할 수 있도록 형성돼야 한다. 각 단과대 학생회는 자체적으로 모임 문화에 대한 자치 규약을 제정 및 준수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선회 기자
thisun019@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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