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게시판 폐쇄에 대한 의견 분분해

지난 2011년 2월 3일부터 시작된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어플리케이션’(아래 연앱) 운영이 올해부터 중단됐다. 연앱의 기능 중 학생들이 가장 활발하게 사용된 것은 ‘한줄 게시판’으로, 2013년 ‘연필넷’ 운영이 중단된 후부터 원주캠 학생들의 커뮤니티 역할을 대신해오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15학년도부터 새로 가입하는 학생들의 학번 인증이 막히며 정상적인 커뮤니티의 기능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학술정보원 정보통신팀 김호남 팀장은 “학교 측에서 Smart-Campus 사업을 진행하며 연앱의 학번 인증을 차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학번 인증 시스템은 학생들의 개인정보가 담긴 학교 포탈을 이용하는 것이므로 관련 법률에도 저촉된다. 김민균 변호사는 “학교 차원이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커뮤니티에서 학번 인증을 요구하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법」 제3조를 위반한다”고 설명했다. 연앱의 신규 이용자가 줄어들며 커뮤니티의 기능을 상실하자 서버를 제공하던 학술정보원은 이내 한줄 게시판 서버를 폐쇄했다.
한편 한줄 게시판 폐쇄 과정에서의 아쉬움도 지적되고 있다. 연앱 운영진 측에 따르면 한줄 게시판 폐쇄 공지가 전달되지 않아 5년간의 기록을 복구할 방법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학술정보원 측은 독단적으로 폐쇄를 결정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학생복지처를 통해 학생사회와의 논의를 거쳐 한줄 게시판 서버를 닫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학생복지처 임용규 과장은 “학술정보원 측에서 폐쇄 요청이 들어와 총학생회(아래 총학)의 의견을 구했다”며 “총학은 에브리타임 등 학생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가 많다는 이유로 폐쇄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총학 측은 학교로부터 폐쇄 여부를 결정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이에 동의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총학생회장 김태현(환경·09)씨는 “연앱은 개인이 관리하는 어플리케이션이므로 총학생회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다”라며 “연앱 운영진 측에 연락을 취해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필요할 것 같다는 견해를 전했었다”고 밝혔다.
연앱이 기능을 상실하며 원주캠을 대표하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사라지자, 학생들은 ‘넥스트연세’나 ‘에브리타임’ 등을 이용하게 됐다. 그러나 에브리타임은 인증 과정이 허술해 원주캠 학생이 아니어도 활동이 가능하다. 또한, 넥스트연세는 이메일 인증을 하는 방식이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커뮤니티라는 점에서 빠른 피드백이 불가능한 한계점이 지적됐다. 이에 총학은 공약 중 하나로 ‘공식 커뮤니티의 개설’을 내세우고 있다. 총학 측은 공식 커뮤니티 이용자층을 확보한 후 학교 포탈과의 연계를 통해 여러 기능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씨는 “공식 커뮤니티 개설을 위해 지난 2014년 진행된 ‘연세ON’ 개발 과정에서 남아있는 서버 인프라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김씨는 “원주캠 학생 전체를 포괄할 수 있는 공식 커뮤니티 개설을 준비 중이다”라며 “올해 상반기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커뮤니티의 대표성은 학생들의 이용률에 달렸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신윤철(응용생명·11)씨는 “대다수 학생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가 곧 공식적인 대표 커뮤니티가 되는 것”이라며 “학교 서비스와 연동을 하고 공식 커뮤니티라는 사실을 부각시켜도 학생들이 이용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고 말했다.
원주캠 학생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중 ▲학교와의 연계 ▲안전하고 확실한 인증 방식 ▲관리자의 빠른 피드백 ▲두꺼운 이용자층을 모두 갖춘 대표 커뮤니티는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총학 측이 구상하는 커뮤니티의 윤곽도 확실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대표 커뮤니티의 요인을 충족하는 소통의 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광영 기자
insungbod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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