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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뛰어넘는 새로운 존재의 등장?!인공지능, 기계는 생각할 수 있는가
  • 서형원 기자
  • 승인 2016.02.27 18:11
  • 호수 1766
  • 댓글 0

세계 최고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회사 딥마인드의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총 5번에 걸쳐 대국을 한다. 인간과 컴퓨터의 대결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알파고의 정체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알파고의 정체인 인공지능에 대해 알아봤다.


생각하는 제2의 존재

알파고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들과는 조금 다르다. 인간의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수동적인 프로그램과는 달리 알파고는 인간처럼 스스로 학습하고 행동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을 가진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개념은 195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시작된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으로 알려진 앨런 튜링(Alan Turing)은 그의 논문 「계산기계와 지성」에서 ‘이미테이션 게임’을 통해 최초로 인공지능을 주장했다. 튜링은 그가 만든 이미테이션 게임을 기계가 성공적으로 통과한다면 그 기계는 지능을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테이션 게임은 아래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 이미테이션 게임 규칙
① 이미테이션 게임의 참가자는 총 3명. 남자(A), 여자(B) 그리고 질문자(C).
② A, B, C는 서로의 모습을 볼 수 없게끔 분리돼 있다.
③ C는 질문을 통해 A와 B의 성별을 맞춰야 한다.
④ A는 교란자(Misleader)로 C의 질문에 거짓되게 답변을 함으로써 C가 성별을 맞추지 못하게 한다. B는 조력자(Helper)로 C의 질문에 대해 올바른 답을 해 C가 성별을 맞출 수 있도록 돕는다.
⑤ 이때 A의 역할을 사람이 했을 경우 C가 성별을 잘못 맞출 확률과 컴퓨터가 했을 경우 C가 성별을 잘못 맞출 확률이 유사하다면 ‘컴퓨터는 지능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튜링의 실험이 인공지능을 판별하는 기준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컴퓨터가 훌륭히 A의 역할을 수행해내려면 4가지의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첫째, 진실과 거짓을 판별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A는 C에게 거짓 정보를 줘서 교란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자신과 상대방이 각각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C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아야 교란할 수 있으므로 필요하다. 세 번째로는 목표를 추구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컴퓨터는 자신의 목적이 질문자를 잘못 인도하는 것이라는 걸 알고 그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핵심적이고 적절한 정보를 그렇지 않은 정보로부터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이처럼 A의 교란자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능력들이 인간의 지능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튜링의 주장이다.

인간이 될 수 없는 기계

이러한 튜링의 실험은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의 기반이 됐고 지난 2014년 6월, 64년 만에 러시아의 ‘유진 구스트만’이 이미테이션 게임을 통과해 큰 화제가 됐다. 튜링 이후 인공지능에 대한 주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바로 튜링과 같이 인간의 지능과 동일한 인공지능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강한 인공지능(Strong AI)’과 인간과 유사한 수준에까지밖에 이를 수 없다는 ‘약한 인공지능(Weak AI)’이 그것이다. 약한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의 가능성에 한계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강한 인공지능에 대한 반박으로 쓰인다.

약한 인공지능의 대표적인 학자 존 설(John Searle)은 ‘중국어 방(Chinese Room)’으로 인간을 넘을 수 없는 인공지능의 한계를 설명했다.

● 중국어 방 규칙
① 폐쇄된 방 안에는 중국어를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X)이 들어가 있다.
② 방 안에는 중국어 단어와 구문이 영어로 어떤 말을 뜻하는지가 적혀 있는 한 권의 책이 있다.
(예시: 你好 = hello)
③ 방의 한 쪽 벽에는 중국어가 적힌 카드가 들어오는 구멍이 있다.
④ X는 구멍을 통해 들어오는 카드에 적힌 중국어를 책을 이용해 영어로 번역한다.
⑤ 번역된 영어가 적힌 카드는 다시 방 다른 쪽 벽의 구멍을 통해 나간다.

설은 이러한 상황에서 X가 완벽하게 중국어를 영어로 번역해 낼 수 있다고 얘기한다. X는 중국어를 단 한 글자도 알지 못해 당연히 카드에 적힌 중국어가 무슨 의미인지 알지 못하지만, 책을 통해 완벽히 중국어를 번역해낼 수 있다. 설은 이미테이션 게임의 교란자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이 이와 같은 원리에 따라 역할을 수행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자신이 의도하고자 하는 바의 의미를 알고 행동하는 사람과 달리 인공지능을 가진 컴퓨터는 자신이 수행하는 작업을 이해하지 못한 채 정해져 있는 규칙에 따라 대입해 수행해냈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뇌에 의해 발생하는 지능이 절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구현될 수 없음을 뜻한다. 인간의 뇌에서 일어나는 ‘의식’, ‘생각’, ‘이해’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인간의 뇌와 동일한 ‘인과적 힘’을 갖지 않는 이상 구현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테이션 게임을 주장한 튜링에 의하면 인공지능을 통해 기계도 인간처럼 사유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어 방을 통해 본 존 설의 주장에 따르면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사유할 수 없다. 다가오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에서 튜링이라면 알파고의 승리를, 설이라면 이세돌 9단의 승리를 예측할 것이다. 당신의 선택이 궁금하다. 인공지능은 과연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는가, 아니면 인간의 지능은 기계가 침범할 수 없는 고유의 영역인가. 인간 대 기계, 당신의 선택은?


글 서형원 기자
ssyhw35@yonsei.ac.kr
<자료사진 넷마블 바둑nTV, 유튜브>

서형원 기자  ssyhw35@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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