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계몽운동’의 보우찰스 교수를 만나다

똑같은 거리와 똑같은 사람들. 가끔은 우리가 너무 일상적이라고 생각해서 눈여겨보지 않는 것들이 있다. 그렇다면 얼핏 지나치기 쉬운 우리나라를 외국인의 눈으로 바라보면 어떤 모습일까? 우리대학교에도 많은 외국인 학생들과 교수들이 있다. 그들의 입장에서 바라본 한국사회와 한국식 교육에 대해 듣기 위해 우리대학교에서 ‘스코틀랜드 계몽운동(Scottish Enlightenment)’을 가르치고 있는 보우찰스(Bradford Bow Charles) 교수를 만나봤다.

스코틀랜드 계몽운동이란?

먼저 보우 교수가 가르치는 ‘스코틀랜드 계몽주의’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스코틀랜드 계몽주의는 18세기를 중심으로 존재했던 다양한 사상들을 통틀어 뜻하는 말로 스코틀랜드 계몽주의자들은 현실의 경험 속에서 개인과 사회 모두가 발전할 수 있다고 믿었다. 때문에 스코틀랜드 계몽운동은 사람이 인격적으로 성장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더불어 자신의 내면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길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개인마다 자신의 발전에 힘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회적 발전들도 일어난다는 것이다.
보우 교수도 처음부터 스코틀랜드 계몽주의 분야에 관심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 보우 교수는 대학 졸업을 앞둔 시점에 스코틀랜드 계몽주의란 주제를 처음 접했다. 대서양 세계의 역사를 가르치던 교수가 스치듯이 스코틀랜드 계몽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던 것이다. 이에 보우 교수는 “당시 계몽주의는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며 “사회의 발전과 개인의 발전이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점이 너무나도 새로웠다”고 전했다. 보우 교수는 이를 자신의 전공인 역사학과 연관 지어 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욱 더 스코틀랜드 계몽주의에 대해 감명을 받았다. 그래서 보우 교수는 스코틀랜드 계몽주의가 현대 사회에 미친 영향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세계여행을 하기 시작했다.

외국인에게 매력적인 한국

 

보우 교수는 그의 부인과 함께 세계를 돌아다녔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세계 각지의 다양한 문화를 접해 왔다. 그리고 십여 년 전 그들은 한국에 정착했다. 그렇게 수많은 나라를 다닌 이 부부가 우리나라에 자리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보우 교수는 “한국은 매우 매력적인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국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정(情)’이 외국인인 보우 교수에게 따뜻하게 느껴진 것이다. 보우 교수는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생활의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영어가 유창하지 않은 한국 사람들이 나와 대화하기 위해 몸으로 표현하는 모습을 보고 소속감을 느꼈다”며 “때론 말보다도 작은 행동, 표정, 몸짓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우 교수는 우리나라 문화뿐만 아니라 한글에 대한 관심이 많다. 보우 교수는 “한글은 예의를 지키면서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언어”라고 전했다. 이처럼 한글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보우 교수는 자신의 두 자녀를 우리나라 중학교에 보냈다. 이는 한국어를 통해 예의범절을 배우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보우 교수의 교육 철학 때문이다.

더 나은 한국 교육을 위해

보우 교수는 한국에 살면서 한국 교육에 대해 많은 관심이 생겼다. 그는 “한국 교육은 시험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다양성 측면이 배제되고 있지만, 이러한 한국의 무조건적인 암기 학습은 자기 자신을 위한 공부가 아니며 이것이 지속된다면 어떠한 문제를 해결할 때 필요한 창의성이 부족해 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우 교수가 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객관식 답을 맞히고 단어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창의적인 답을 찾는 것이다. 또한 그는 “문제의 진정한 의미를 찾으려면 여러 가지 생각들을 다양한 방면에서 통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더 나은 교육을 위해 우리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보우 교수는 “한국 사회를 살고 있는 대학생들의 어려움들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국의 많은 대학생들은 기업에서 학생들에게 다양한 스펙과 높은 성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취업을 위해서는 좋은 성적을 가져야 하는 부담을 갖고 있다. 하지만 보우 교수는 “그런 부담감에도 자기 자신을 뛰어 넘으려면 도전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즉, 어렵게 느껴지는 강의더라도 자신이 관심 있다면 멈추지 말고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보우 교수는 “이러한 도전이 단기적으로는 힘들더라도, 먼 미래를 내다봤을 때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코틀랜드 계몽주의에 조예가 깊은 보우 교수. 그는 개개인의 내면을 성장시켜야 한다는 교육 신념을 갖고 한국 학생들의 내면을 성장을 위해 문제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 창의성을 기르는 교육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 학생들과 함께 소통하며 그들에게 더 다가가려 노력하고 한국 교육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새로운 문화 속에서 자신의 신념에 따라 항상 새로운 도전들을 추구하는 보우 교수처럼 우리도 다양한 문화를 접해보고자 노력하고 도전정신을 갖고 살아보는 건 어떨까.

 

이예지 수습기자
이청파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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