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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경험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라한국콘텐츠진흥원장 송성각씨를 만나다.
  • 남유진 기자
  • 승인 2015.11.28 20:42
  • 호수 1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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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라는 말은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지난 2003년 KBS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 공영방송 NHK에서 방영된 이후 주연배우 배용준은 ‘욘사마’로 불릴 정도로 한국 드라마에 대한 엄청난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본격적으로 한류 열풍이 시작됐다. 이후 지난 2012년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 조회수 5억을 달성한 후, 유튜브에서 역대 가장 많이 본 동영상 3위를 차지하면서 또 다시 엄청난 한류 붐을 이어나갔다. 미디어의 발달과 더불어 문화콘텐츠가 그 나라의 영향력이 된 오늘날,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을 총괄하는 정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원장 송성각(57)씨를 만나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학창시절과 콘텐츠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한 송 원장은 제일기획에 디자이너로 입사했다. 이후 26년간 크리에이터로서 광고 제작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다가 지난 2014년 콘텐츠진흥원장이 됐다. 송 원장은 “디자인을 하는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학사시절 배운 것들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밑바탕이 되고 있다”며 “그때 배운 사물을 인식하고, 설계하고, 표현하는 방법들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일을 할 때 송 원장은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는 말을 가장 많이 인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내용보다는 형식이, 무엇을 전달하는지보다는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는 헤겔의 말이다. 송 원장은 “형식에 디자인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며 디자인을 하는 데 있어서 이를 담는 형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학시절 디자인 전공은 단순히 ‘디자인을 한다, 안 한다’를 넘어 삶을 살아오는 데 있어서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송 원장은 젊은 시절부터 영화, 음악 등 다양한 문화생활에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 대학시절 밴드 활동을 하기도 하고, 영화를 좋아해 수천 편의 DVD를 모으면서 송 원장은 자연스레 문화 콘텐츠를 접해온 것이다. 실제로 이 DVD들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취임과 동시에 도서관에 기증됐다. 비록 원장 취임 이후 바쁜 일정으로 인해 이전처럼 여유롭게 콘텐츠를 즐기지는 못하지만, 잠깐의 시간을 내서라도 즐기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송 원장에게 콘텐츠는 단순한 ‘즐김’의 대상이 아니라 이를 발달시켜야 할 부분을 찾아내는 ‘일’의 대상이 된 것이다.

콘텐츠란?

송 원장은 미디어나 플랫폼이 그릇이라고 한다면 이 그릇에 담는 것이 바로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쉽게 우리가 즐기는 방송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 만화, 게임, 영화, 음악 등이 콘텐츠라는 것이다. 송 원장은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고 문화를 향유하게 하는 것이 바로 콘텐츠”라며 “콘텐츠의 창작을 지원하는 것부터 유통, 해외진출 등 다양한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콘텐츠진흥원이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간의 창의력을 바탕으로 상품을 만들고 부를 창출하는 경제 패러다임에서 현재 콘텐츠 산업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70~80년대는 제조업 중심의 산업경제, 90년대는 IT 중심의 지식경제 시대였다면, 이제는 창조경제 시대에 도래한 것이다. 송 원장은 “기존의 제조업이나 IT산업은 일정 단계에 이르면 한계에 도달하지만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원천으로 하는 콘텐츠 산업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21세기 콘텐츠 산업이 갖는 의의를 전했다.

한류를 진단하다

우리나라의 최대 콘텐츠 소비시장이었던 일본에서 최근 여러 정치, 사회적 문제로 인해 한류열풍이 주춤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동남아시아나 중국 지역에서 한류열풍은 계속되고 있다. 송 원장은 이러한 한류의 인기 요인을 ‘세련됨’에 있다고 본다. 우리 콘텐츠가 ‘세련됐다’고 인식되면서 한류가 ‘따라하고 싶고, 좋아하고 싶은 문화’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송 원장은 얼마 전 중국의 투자회사 대표가 한국의 유명한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고 온 후에 ‘한국 여자처럼 보이냐’는 질문이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중국의 일부 대도시들은 서울 이상으로 발전한 곳도 있으며, 소비수준 역시 우리나라를 능가하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이런 작은 사례를 통해서 그들에게 ‘한국 문화’는 ‘세련돼 따라하고 싶은 문화’가 된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 우월의식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송 원장은 “우리 역시 미국의 팝문화, 일본 문화에 열광하던 시절이 있었다”며 “다만 한국 문화에 대한 현재의 인식이 우리에게 큰 기회가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 원장은 드라마 중심의 동북아 시장에서의 인기를 의미했던 한류1.0, K-Pop 중심으로 아시아 전반에 한류의 인기가 확대됐던 한류2.0 시대를 지나 한류3.0 시대에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 전역으로 우리 콘텐츠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까지 한류를 대표하는 것은 K-Pop과 드라마지만 점차 콘텐츠 영역이 다양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웹툰이나 캐릭터, 패션 등이 차세대 한류의 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은 콘텐츠이다. 송 원장은 “우리 콘텐츠 산업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게임”이라며 “최근 게임산업이 중국과의 경쟁과 게임 과몰입 현상에 대한 사회인식으로 인해 주춤하고 있지만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국내 콘텐츠 시장이 협소한 만큼 해외 시장 진출은 필수적이다. 현재 콘텐츠진흥원은 국내 콘텐츠 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시장정보를 제공하거나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등 전략적이고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시장 속에서 한국 콘텐츠의 면모를 알리기 위해서는 ‘독창적인 개성’이 중요하다. ‘한국다움’이란 단순히 한복을 입거나, 한식을 먹는 것으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의 독창성과 우수성이 세계에서 인정받는 ‘빅 킬러 콘텐츠’가 돼야 한다. 송 원장은 “이미 우리 콘텐츠의 제작 수준은 세계에서 인정을 받지만 아직까지 기획력이나 스토리텔링이 부족한 경우가 있다”고 전한다. 때문에 한국 콘텐츠가 더욱 더 발전하기 위해서 ‘이야기산업’을 육성해 기존의 산업 현장과 연결하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또한 지난 십여 년 동안 한국 콘텐츠 산업이 눈부신 성장을 했지만,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다. 송 원장은 “한국 콘텐츠 산업은 현재 성장과 하향의 변곡점에 놓여진 ‘골든타임’에 있다”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콘텐츠 산업 전반의 혁신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살아갈 날 중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다

송 원장은 ‘살아갈 날 중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다’라는 말을 늘 머릿속에 새기고 다짐한다. 과거의 영광에 연연하거나 나이 탓에 주저하지 말고, 지금 당장 주어진 일에 후회 없이 행동하는 것이 인생을 가장 알차게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0대 많은 청년들은 자신의 젊은 날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취업으로 인해 많이 힘들어하고 좌절한다. 송 원장은 “어느 곳에 취업을 했는가보다는 어떤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20대들에게 “안주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또한 “진흥원에 입사하는 인턴이나 신규 직원들을 보면 정말 똑똑하고 능력 있는 친구들이 많다”며 “이들이 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기성세대의 숙제”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현재를 열정적으로 살아가면서 얻는 경험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함을 강조했다. 송 원장은 “공부, 대학생활, 연애조차도 다양한 경험이 된다”며 “이 경험들을 흘려보내지 말고 자신의 내공을 쌓아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언제 어디서, 누구든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지금, 20대의 창의력과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게 많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하지만 많은 20대들이 취업에 좌절하고 있어, 이런 자신의 가능성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내 삶에 누군가가 열광할 수 있도록 살아가는 것이 하나뿐인 인생을 가장 알차게 살아가는 것’이라는 송 원장의 말처럼, 우리 모두 ‘현재진행형’으로 살아간다면 내 인생의 진정한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 한국콘텐츠진흥원 : 대한민국의 콘텐츠산업을 총괄하고 진흥하는 정부 산하 공공기관 (http://www.kocca.kr).

남유진 기자
yujin221@yonsei.ac.kr

<자료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남유진 기자  yujin221@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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