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문학상-시 분야] 수상소감

 

주예은(신학·12)

여러모로 부족한 저의 작품속에서 그 나름의 색으로 반짝거리는 의미를 찾아내주신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불행의 놀라운 치유력의 저자 보리스 시륄니크가 했던 모든 슬픔은, 그것을 이야기로 만든다면 견딜 만해진다라는 말은 저에게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창작의 원동력이었습니다. 길을 걷다 불쑥 나를 뒤덮는 불안과 돌연한 슬픔, 이것들이 아니라면 도무지 라는 것을 쓸 엄두가 나지 않을 테니까요. 그래서 저의 글쓰는 용기는, 슬픔에 마취당한 정신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닐까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모든 젊음들이 그러했겠지만, 저를 포함해 오늘을 살아내는 청년들에게 이 시간은 청춘이란 이름만으로는 차마 견딜 수 없이 아프고 또 한 편으로는 가혹하기까지 한 시대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의 젊음이 젊음에게는 그들을 향한, 우리들을 위한 탄식과 위로를 내뱉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탄식은 아직 멎지 않았고 위로도 너무나 부족해, 저는 또 시를 써야만 할 것 같습니다. 수혈받듯 긴 이어폰 줄을 귀에 꽂은 채 지금처럼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면서 말이지요.

 

소중한 분들께 감사를 전하며 이만 소감을 마치려 합니다. 20년 전 시인으로 등단하신 어머니, 어머니의 시와 사랑을 먹고 자라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한 수업을 통해 제게 신학적, 문학적인 영감을 주신 신학과 교수님들과 학장님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박영준 문학상-소설분야] 수상소감

 

박종성(문정·12)

 

글 쓰는 사람은 무릇 글 안에서 모든 할 말을 끝내야 한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설령 부끄러운 변명이 된다하더라도 굳이 몇 마디를 늘어놓을 수밖에 없다. 객관에 도달하지 못한 주관만으로도, 이 글은 뚜렷한 서사와 플롯이 부재하고, 그렇다고 설정이나 발상이 돋보이는 소설도 아니며, 문장과 표현들은 모나고 퉁퉁해서 사포로 한참을 갈아야하는 수준이다. 이 보잘것없는 소설이 가작으로나마 뽑힌 이유로는 심사위원님께서 이 형편없는 글 속에서 일말의 가능성을 보고 후한 평가를 주셨기 때문이라 믿을 뿐이다.

 

이런 말들이 건방져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처음 써보는 수상소감에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다. 이 글은 내게 너무 많은 부끄러움을 불러일으켰다. 난 원래 하나하나의 궤적을 소중히 하는 사람이 아니다. 이번 갱도도 가작이라는 이유만 아니었다면 곧 까맣게 잊고 말았을 것이다. 잘 쓰려고 쓴 글은 잘 쓰여야하며, 그렇지 못한 글은 좋은 발판이 될 뿐이라 생각한다. 갱도는 좋은 발판조차 되지 못했을 만큼 남들 앞에 보이기 죄송한 글이다. 앞으론 이런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을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글이 부끄러워 한두 명을 제외하곤 아무에게도 상을 받았다고 이야기하지 못했다. 못난 글을 뽑아준 심사위원님과 연세문학회 사람들과, 몇몇 친구들, 글을 읽어준 분들에게 정말 감사한다. 다시 지면에 글을 싣게 되는 게 과연 몇 년 후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어떤 경우가 되었더라도 이보다 더 좋은 글을 보여드리게 될 것을 약속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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