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가을비가 와서 약간의 해갈은 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대지는 목마르다. 특히 충청도의 경우 거의 50년 만의 가뭄이라는데 정부의 대응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 즉 물을 절약한 가정에 인센티브를 준다거나. 4대강에 저장된 물을 수로로 이용하여 공급한다거나 하는 정책이다. 그러나 물 가격이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으니 유인책이 작동할 이유가 없다. 4대강에서 물을 이동시키는 것에 시간도 걸리지만 비용도 엄청나다. 

물은 인간에게 생명일 뿐만 아니라 농업, 에너지에서도 생명이다. 물이 없으면 농업을 할 수 없다. 에너지의 생산도 화석연료의 채굴이나 정제에도 물이 있어야 가능하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석탄 발전소에서도 공정 중에 발생하는 증기를 냉각시키기 위해서도 물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최근에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셰일 가스의 개발을 위해서도 물은 있어야 한다. 그래서 OECD는 물-농업-에너지는 모두 연관되었다고 하여 NEXUS라고 하였다. 물은 있지만 깨끗하지 않으면 수인성 병의 원인이 된다. 2012년 유엔 보고서에 전 세계 5세 미만 아이들은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함으로써 매년 150만명이 죽어가고 있다고 발표하고 있다. 심지어 물 인권을 헌법에 명시한 국가도 있다. 

깨끗한 물은 대표적 환경 상품이다. 세계의 물 비즈니스 시장규모는 2013년에 570조 3천786억 원 시장이다. 그 내역을 보면, 상수분야가 280조 9천818억 원으로 시장의 50.5%를 차지하며, 그 다음으로 하수분야가 230조 2천093억 원으로 시장의 40.4%를 차지한다. 일본의 연구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8년까지의 평균성장률이 상수분야, 하수분야는 각각 3.2%, 3.9%의 증가하고 산업용수·배수분야는 7.1%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뿐만이 아니다. 이미 세계는 이산화탄소, 메탄 등과 같은 온실가스의 과다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문제를 전 지구의 문제로 인식하고 국제환경 협약을 체결하여 대응하고 있다. 한편 아황산가스, 질소산화물 등으로 인한 대기오염과 스모그를 해결하려고 부단히 노력을 하여 왔다. 

시진핑 체제하의 중국이 적극적으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과거에는 황사나 산성비 문제에 꿈적도 안 하던 무대포 중국이 더 이상 아니다. 재원과 기술이 있으니 이제는 친환경에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AIIB 투자은행도 만들고 선진국에서나 도입, 운영하는 배출권 거래제도를 2017년부터 시행하겠다고 선포하였다. 태양광이나 풍력의 성장률은 이미 독일과 미국, 일본을 제치고 세계 1등이며 전기 자동차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정책은 환경과 경제를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녹색성장 전략이다. 미국은 그린 뉴딜(Green New Deal)로 지속적으로 성장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왜 구글이나 애플이 무인 전기 자동차에 투자하는지 물어볼 필요도 없다. 유럽도 1990년 이후에 경제성장은 지속되고 있지만 에너지 효율과 친환경 상품, 신재생 에너지의 적극적인 육성으로 인해서 온실가스 배출은 오히려 줄어드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시절에 녹색성장 정책을 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표방한 국가가 한국이지만 추진 실적이나 결과는 솔직히 초라한 모습이다. 이미 라오스, 인도네시아, 베트남, 카자흐스칸 등과 같은 개도국에서도 환경 산업을 통한 녹색성장 전략을 열심히 모색하고 있는데 한국은 퇴색한 것이 사실이다. 미래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말이 있다. 이제부터라도 다시 만들어 가야한다. 미래의 성장은 녹색에 있다는 것을 다시 알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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