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문학상(시 분야) 당선작]


젊음이 젊음에게

주예은(신학·12)

그래, 너는 땅보다 물을
물속보다는 하늘을
폐가 당길만큼 높이 비행할거야, 읊조린다
세계의 귓속말이 간파한 가느다란 너의 호소 너를 낳고 낳은 건
상처의 자기예언이라고 

그래도 아직 살아있니, 이 별난 눈동자야
그 안에 바싹 마른 웃음 품고 있니
공기 아닌 순도높은 어둠 들이마시며
눈 뜬 상상의 균열로 생명의 탄식이 새어나온다

이토록 생생히 썩는 동안에도 멀쩡히 살아 숨쉬는,
알은 지금 심란하다
얇은 껍질 들락날락하며 매 순간 태어나는 신비의 계절
거북한 양수와 탯줄의 강요에 굴복당하지 않으려

조금 아픈 것쯤은 간단히 견디며 우리,
종말을 일으키자 거짓된 육신 질끈 갈라놓고 너와 나
그것으로 영생하자 소생하자 그래, 서둘러 영원에 
납치되자 납치되고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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