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人4色 알바 체험기

대학생. 20대가 시작되면서 중, 고등학교 시절과는 달리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 생활하는 것이 부끄러워질 때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친구들과의 약속, 연인과의 데이트를 취소할 수는 없는 법. 이런 현실에서 대학생들은 어느 순간 구직사이트에서 알바를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아르바이트(아래 알바)별로 특징을 알아보기 위해, 기자가 직접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학생의 특권. 과외

대학생이 꿈꾸는 알바 중 하나는 과외가 아닐까? 몸이 많이 힘든 것도 아니고 공부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알바에 비해 시급도 빵빵하니, 말 그대로 귀족알바라 할 수 있다. 우연한 기회로 과외를 시작했다는 이화여대 장은영(국제학부·12)씨는 “전공과 관련된 과외를 하다 보니 영어 과외를 많이 하게 됐다”며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과외의 장점인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장씨는 학생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할 때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초등학생 과외였는데 집중을 잘하지 못하고 미술 얘기를 계속해 수업 진행이 어려웠다”며 “심지어 수업 중 물감통을 가져와 노트에 물감을 잔뜩 짜서 당황한 적도 있다”는 장씨의 말에서 당시의 난감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럼에도 과외의 장점은 학생과 신뢰감이 형성될 때 성취감과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장씨는 “과외 학생의 어머님이 나를 믿고 언니인 6학년 여학생의 수업도 함께 맡겨 주셔서 정말 뿌듯했다”며 과외의 소소한 행복을 전했다. 그렇지만 장씨는 “과외는 아이의 학습을 책임지는 것이기 때문에 책임감과 스트레스가 따르기도 한다”며 “그래도 더 좋은 수업을 위해 최대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과외의 경우 다른 알바들보다 지인 소개로 구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과외를 구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럴 땐 우리대학교 경력개발시스템(http://career.yonsei.ac.kr)을 활용해보자. 경력개발시스템에서 제공해주는 과외 연결 프로그램을 통해 본인에게 알맞은 과외를 찾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두근두근 영화관 알바

알바에 치여 바쁘게 살다보면 연애를 못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러나 연애와 알바 두 가지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소문난 알바가 있으니 바로 영화관 알바가 그것이다. 영화관의 경우 주로 20대 초반의 또래 친구들이 함께 일하기 때문에 ‘썸’타는 알바로 유명하다. 한경대 한성은(원예학∙15)씨는 “또래들과 같이 일하고 싶어 대학교 수시모집이 끝난 뒤 영화관 알바에 지원했다”고 전했다. 한씨는 “알바 동기들끼리 연애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로 M영화관은 러브박스라고 불릴 정도로 영화관에서의 CC(cinema couple)는 흔한 일”이라고 전했다.
한씨는 “영화관 알바는 아무래도 모든 영화를 공짜로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크리스마스나 연말처럼 성수기에는 남들이 쉴 때 일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비슷한 나이의 친구들과 함께 일하면서 추억을 쌓을 수 있다는 점도 영화관 알바의 장점이다.
그럼에도 한 번에 여러 손님을 상대해야 하는 알바다 보니 손님들을 대할 때 있어서 어려움이 따른다고 한다. 특히 한씨는 “서비스업 특성상 진상 손님을 만날 때가 많은데, 그때 동기들이 함께 대처해준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또한 가끔 알바생들을 무시하는 듯한 행동 때문에 힘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씨는 “이제는 그저 가볍게 웃어넘기는 담력도 생겼다”며 “진상손님과 달리 웃으면서 인사해주는 손님들을 만났을 때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힘들 때도 있지만, 또래 친구들을 사귈 수 있고 영화도 마음껏 볼 수 있다는 점이 영화관 알바만의 매력이 아닐는지.

진정한 꿀알바. 근로장학생

추운 겨울 밖에서 고생할 필요 없고 서비스업처럼 감정 노동도 없이 학교 안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알바자리가 있다니. 바로 교내 근로장학생이다. 과도한 소비로 인한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알바를 시작하게 됐다는 전찬형(인문과학부·15)씨는 “근로장학생은 학교 안에서 일하기 때문에 타 알바보다 거리 면에서 여건이 좋고 시급이 높아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학교에서 일하는 ‘꿀알바’라 하더라도 어려움은 존재한다. 바로 근로장학생 알바 특성상 사무보조 일이 대부분이라, 처음 접하면 전화를 받거나 엑셀을 다루는 일에 있어서 어려움이 따를 때가 있기 때문이다. 전씨는 “일을 처음 할 때는 모든 것이 서툴렀다”며 “그럼에도 당시 부장님이 지금 하는 일이 나중에 어떻게든 도움이 된다고 애정 어리게 말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전씨는 “실내에서 의자에 앉아서 알바를 할 수 있다”며 “또한 약간의 사회생활을 미리 체험해 볼 기회”라고 근로장학생만의 장점을 전했다. 물론 다른 알바처럼 사회생활을 미리 겪는 것이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지만, 학교 안에서 알바를 하다 보니 학교의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다는 것이 근로장학생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 있는 알바~

영화 『온리포유(A case of you)』는 카페에서 바리스타를 하는 알바생에게 호감을 느낀 한 남자가 그녀가 카페를 그만두게 되자 페이스북을 통해 그녀와 다시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렇듯 예쁜 카페 알바생이 달달하고 따듯한 커피와 함께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모습은 남성들의 로망이 아닐는지. 뿐만 아니라 가게문을 여는 순간 밀려오는 커피향은 많은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한다.
커피향을 좋아해 카페에서 알바를 시작했다는 윤지예(정경경제·14)씨는 “평소 커피를 좋아해 커피와 음료를 제조하는 법을 배우고자 알바를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윤씨는 카페 일을 할 때 영어 수업을 들었던 원어민 교수님이 카페 단골이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반면 카페알바를 하며 힘들었던 것에 대해 윤씨는 “고정된 알바 시간이 있지만 시시각각 일하는 시간이 바뀌기도 했다”며 “카페마다 다르겠지만 이런 경우 나의 스케줄을 확실히 말씀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일은 고되지만 그럼에도 손님들이 자신이 만든 음료수를 먹고 맛있다고 할 때 가장 뿌듯하다는 윤씨. 그녀의 말처럼 카페에 간다면 알바생에게 맛있다며 따뜻한 한마디를 건네 보자.

이처럼 각양각색의 알바자리에서 일하고 있는 대학생들. 물론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생활비를 위해 불가피하게 알바를 하는 대학생들도 존재한다. 물론 생계를 위해 일을 하는 상황이 힘들 수도 있지만, 이 속에서 다양한 로맨스도 싹트고, 사회생활을 겪으면서 나름대로 추억을 경험할 수 있다. 10대 시절 부모님의 품 안에서만 있었다면, 사회 초년생으로 나아가는 지금 다양한 알바를 통해 미리 사회 경험을 쌓아 보는 것은 어떨까?

남유진 기자
yujin221@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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