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아리가 마주한 문제는 무엇인가

한 번도 안 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한 사람은 없다는 마성의 동아리 활동. 처음에는 단순히 동아리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들어갔거나, 혹은 선배나 친구의 추천으로 얼떨결에 들어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느 순간 동아리실에서 밤을 지새우며 무언가에 열중하는 자신을 발견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동아리가 우리에게 얼마나 큰 존재인지 알게 된다. 그러나 마냥 재미만으로는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동아리. 실제로 동아리를 운영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우리대학교 동아리들이 현재 마주하고 있는 문제들은 과연 무엇이 있을까. 또 그 해결책은 무엇일까.

 유목민이 돼버린 동아리들

신촌캠에서 주로 활동을 하는 동아리들이 마주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공간 부족’ 문제. 동아리방부터 연습실까지 활동공간이 부족해 현재 신촌캠 동아리들은 이곳저곳을 전전하는 유목민 신세다. 중앙동아리 ‘하리(HARIE)’의 회장을 역임한 원대연(경제·11)씨는 “경영관 신축이 확정되면서 지난 2012년 용재관에 있던 동아리실을 나와 대운동장 옆의 컨테이너실로 옮겨갔다”며 “연습 때마다 노천극장까지 무거운 스피커를 옮기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노천에서 대운동장까지는 맨몸으로 걸어도 15분 가까이 걸리는 거리. 이를 무거운 스피커를 들고 연습 때마다 움직인다고 하니 동아리 연습에 얼마나 차질이 있을지 직접 듣지 않아도 상상이 된다. 원씨는 또한 “백양로 지하로 옮긴 알뜰샘 자리가 동아리에게 배정된다는 말을 들었는데 꼭 배정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지난 9월 화재가 나기도 했던 컨테이너 동아리실에서는 총동아리연합회(아래 총동연) 소속 10개 동아리가 열악한 환경에서 살림을 꾸리고 있었다. 컨테이너의 특성상 방음이 되지 않고, 전자 장비 사용에 문제가 생기곤 하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1756호 2면 ‘남문 옆 컨테이너에서 화재 발생’> 다른 공연 동아리들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버스킹 공연 동아리 ‘로드사이드’의 이동형(신학·12)씨는 “적지 않은 동아리원들이 모일 때마다 비용을 내면서 대관료를 내는 것이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라며 “이 때문에 동아리원 전체가 모이는 일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또한 우리대학교 한 학술동아리의 임원 ㄴ모씨는 “동아리실이 없다보니 팀별 회의를 할 때마다 신촌 카페를 이용하는 편”이라며 “회의 때마다 카페 이용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ㄴ모씨는 “동아리실이 있더라도 방학 기간에는 학교 문이 빨리 닫아 동아리실을 이용하는 데에 문제점이 많다”며 “주말에 강의실을 빌리지 못할 경우 빔프로젝터 등을 사용할 공간이 없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총동연 부회장 최나수(언홍영·11)씨는 “얼마 전 공간구성위원회를 통해 동아리 자리가 새로 배정이 되며 공간 부족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됐다”고 밝혔다.

국제캠 소속 동아리! 당차게 인사드립니다

그러나 문제는 공간 부족만이 아니었다. 지난 2013학년도부터 신입생들이 국제캠에 살게 된 것도 동아리들의 문제를 심화시켰다. 동아리 구성원들 사이의 교류가 위축됨은 물론이고 동아리 전체가 쉽게 모일 수 없어 활동 자체가 위협 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대학교 상경·경영대 풍물동아리 ‘위풍비풍 덩더쿵’에서 상쇠를 맡고 있는 이혜연(경영·14)씨는 “공연 동아리 특성상 함께 모여서 정기적으로 합주 연습을 해야 하는데 신촌에서 연습을 하면 새내기들의 참여율이 낮아지고 국제캠에서 연습을 하면 2학년들의 참여율이 낮아진다”며 “동아리 사람들을 한 번에 모으기가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동아리 활동이 어려워진 것은 국제캠에서 지내고 있는 새내기들도 마찬가지다. 악기를 연주하는 동아리의 경우, 기타나 장구 등을 매고 신촌과 송도를 오가는 것이 고역이기 때문이다. 우리대학교 한 밴드 동아리에서 활동을 했던 이모씨가 “기타를 매고 신촌에 가서 연습과 뒷풀이까지 마치고 다시 송도로 돌아올 때면 기타를 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고 말할 정도.
한편, 이러한 문제에 대응해 우리대학교 국제캠에서는 이번 2015학년도부터 총 9개의 국제캠 소속 동아리들이 활동을 시작했다. 캠퍼스 분리 문제와 공간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함이다. 총동연은 이들에게 언더우드 기념도서관 지하의 동아리방을 제공하고 송도에서의 동아리 활동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이외 자치 공간에 대한 인터넷 예약제도를 마련했다. 국제캠 소속 동아리들의 가장 큰 장점은 신촌에 자주 갈 필요 없이 국제캠에서 대부분의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제캠 소속 작곡 동아리 ‘메이’는 국제캠 소속 동아리로 등록한 뒤 이전에는 신촌에서만 열리던 동아리 총회를 국제캠에서도 진행하기 시작했고, 국제캠에 있는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기타나 작곡 세미나를 열어 악기 연습도 국제캠에서 진행하고 있다. 메이 대표 이세찬(화학·15)씨는 “이전에는 국제캠에서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아 1학년들의 동아리 참여가 미비했는데 국제캠에 동아리방이 생기면서 1학년끼리의 교류가 늘었고 결과적으론 동아리 참여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국제캠 소속 동아리로 등록하면서 신촌캠에서의 공간 부족 문제를 국제캠에서 해결한 동아리도 있었다. 우리대학교 기독교 동아리 CCC 대표 이태훈(시스템생물·11)씨는 “신촌캠에서는 동아리 등록이 종교별로 한 동아리씩밖에 안돼서 동아리 방을 받지 못했다”며 “국제캠 소속 동아리를 모집한다는 소식에 지원해 동아리방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CCC는 국제캠 소속 동아리로 등록된 뒤 매일 국제캠의 동아리방에서 동아리원들과 성경을 읽는 큐티 모임을 진행하고 있고 동아리방의 활발한 이용을 위해 신촌캠의 선배들이 재실 당번을 맡아 매일 동아리방을 지키고 있다.

원주캠, 더 다양한 동아리 홍보가 필요해!

현재 우리대학교 원주캠의 동아리 연합회에서는 신입생오리엔테이션 때 공연, 영상, 홍보책자 등을 통해 동아리들을 홍보하고 있다. 또한 학기 중에는 대동제와 동고동락 등의 축제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홍보 방안들보다는 학생들이 좀 더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동아리를 홍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동아리연합회장 이상호(정경경제·08) “동아리 홍보 방안 보완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발전협의세미나에서 신입생 발송 우편물에 동아리 관련 설문지 및 홍보물을 첨부하는 방안을 학교 측에 제시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한 이씨는 “RC프로그램 등과 연계하여 동아리를 홍보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며 계획을 전했다.
우리대학교 신촌캠과 국제캠의 경우 동아리 박람회를 개최하여 신입생 뿐 아니라 재학생에게도 동아리에 대한 이해와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원주캠에서도 이러한 동아리 박람회를 개최할 가능성이 있을까? 이에 대해 이씨는 “우리 캠퍼스 역시 동아리 박람회가 열린다면 동아리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씨는 “예산상 문제 등으로 박람회 진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학생회비는 자율경비 시스템을 진행 중에 있다. 때문에 자율경비시스템 이전의 1/3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이씨는 “천막 및 테이블 대여비용만을 고려하더라도 한 학기 학생회비의 반 이상이 소요 된다”며 “학교 측의 재정적인 지원이 없다면 현재로서는 박람회를 진행하는 것엔 큰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씨는 동아리 박람회에 대해 “박람회가 개최된다고 했을 때 동아리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동아리는 우리대학교 학생들의 자치 활동이다. 학생들 스스로가 자신들이 원하고 꿈꾸는 것을 뜻이 맞는 이들과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 우리대학교 학생들의 현실은 녹록지만은 않다.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구조적으로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대학교의 다양한 동아리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학교의 곳곳에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이들의 빛나는 청춘을 응원하며 우리는 동아리들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계속해서 대책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글 김민호 기자
kimino@yonsei.ac.kr
김예린 기자
yerinee@yonsei.ac.kr
송민지 기자
treefalm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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