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로 인한 학생들의 불편과 학교의 대책

▲ 가을의 향기가 활짝 핀 원주캠 지난 3일 원주캠 학관삼거리에는 노란 은행잎이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했다. 하지만 은행 열매로 인한 악취는 학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원주캠이 캠퍼스 내 은행나무의 ▲고약한 열매냄새 ▲열매 수거 및 처리비용 ▲열매 채취를 위한 외부인의 증가 등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기정화 효과가 뛰어나고 병충해에도 강해 대표적인 가로수로 자리 잡고 있는 은행나무는 우리대학교의 조경 및 환경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원주캠의 경우 주로 연세플라자에서 미래관을 따라 심어져 있으며 총 558그루의 가로수가 심어져 있다. 은행나무는 10월에서 11월에 열매를 맺는데 암나무의 열매로 인해 악취가 발생한다. 최근 가을을 맞아, 잎과 열매가 과도하게 떨어져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남정현(디자인학부·15)씨는 “수업을 갈 때 은행 열매와 잎을 밟아 생기는 냄새가 불쾌하다”며 “최대한 은행나무가 없는 대학본부 뒤 언덕길로 다니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소 세 명의 청소부를 통해 부산물을 수거하고 있다. 또한 지난 5일에는 건물 내 청소노동자까지 동원해 대대적인 청소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은행나무의 열매와 나뭇잎 등 부산물 전체를 수거하는 데에는 많은 처리비용이 발생하며, 수거하기 위한 인력 또한 부족한 실정이다. 총무부 관계자는 “외부 인원을 추가로 고용할 경우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한다”며 “최대한 내부 인원으로 청소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에 청소노동자 A씨는 “많은 은행 부산물을 힘들게 치우는 것은 매년 반복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은행나무를 열매를 맺지 않는 수나무로 교체하는 방안이 있다. 이는 서울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은행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총무처 시설관리부 조찬영 부장은 “예산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교체공사 과정에서 학생들의 통행을 제한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한편, 학교에 외부인이 들어와 은행 열매를 줍는 상황도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대학교의 은행나무는 사유재산으로, 열매를 거둬갈 권리는 나무 소유주인 우리대학교에 있다. 따라서 땅에 떨어진 열매를 주워가다 적발될 시 「점유이탈물횡령죄」에 관한 법률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선고될 수 있다. 남씨는 “은행 열매로 인해 학교에 외부인이 많이 들어오는 것에 부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총무부 관계자는 “외부인의 경우 차단하기가 쉽지 않다”며 “또한 열매를 처리하는데 폐기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열매를 주우러 오는 외부인을 따로 막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매년 가을 은행나무에 대한 학생들의 불편이 계속해서 제기되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총무부 관계자는 “학교 측에서도 매년 접수하고 있는 민원”이라며 “쉽게 해결할 수 없지만, 의견을 받아들여 11월 중순까지 청소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동연 기자
hhan5813@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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