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원주 다이내믹 댄싱 카니발과 함께!

▲ 대상을 수상한 원주지킴이 108연대 1대대의 공연
지난 9월 16일, 원주시 단구로에 위치한 따뚜 공연장에 시민들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화려한 불꽃들이 원주 밤하늘을 수놓았고, 무용수들이 각양각색의 춤사위를 뽐내기 시작했다. 시민들을 한 자리에 모일 수 있게 한 것은 바로 ‘2015 원주 다이내믹 댄싱 카니발(아래 댄싱 카니발)’. 이날 원주의 밤은 어느 때보다 뜨겁게 물들고 있었다.

지난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총 5일간 개최된 댄싱 카니발은 원주시와 육군 제36사단이 주최한 행사로 올해 ‘2015 최우수 축제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댄싱 카니발에는 한국 전통 무용단을 비롯해 해외 참가팀 1천여 명이 함께 해 화제가 됐다. 또한 댄싱 카니발에 참가한 공연단과 원주시민들은 춤으로 하나 돼 화합의 장을 이뤘다.
 
▲ 댄싱 카니발을 보러 온 관객들로 가득 찬 따뚜 공연장의 전경
춤으로 이뤄진 융합의 장
 
이번 댄싱 카니발에서 주목할 만한 가장 큰 특징은 공연공간이다. 시민들의 일상공간인 중앙시장 원일로가 무대로 변신한 것이다. 또한 거리의 모습을 재현해 거대한 위용을 뽐내는 120m의 국내 최대·최장 크기의 메인 특설 무대도 따뚜 공연장에 함께 설치됐다. 최대·최장 크기의 메인 특설 무대까지 마련된 만큼 공연 참가팀들은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더 역동적인 춤을 선보일 수 있었다.
이번 댄싱 카니발은 시민들의 열정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인 만큼 시민이 주가 돼 직접 참여하는 것을 지향했다. 이에 시민 기획단이 이번 댄싱 카니발의 기획에 참여하기도 했다. 댄싱 카니발 황운용 기획팀장은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축제가 무엇이 있는지 고민하다 춤을 선택했다”며 “무엇보다 카니발에 참가하는 단체들은 전문 공연단이 아니라 주변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마추어 공연단, 동호회 등으로 시민들이 직접 만들어나가는 축제라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황 팀장의 기획 의도처럼 이번 댄싱 카니발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공연단들은 모두 아마추어 공연단과 동호회였다. 원주 학성 어린이집 임주실(52) 원장은 원아들과 함께 댄싱 카니발에 참가했다. 임씨는 “이번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7살 유아들로 이뤄진 어린이 전통 공연단이 주1~2회 난타 연습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은 원아들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게되지 않을까.
 
신체의 미학을 뽐내다
 
댄싱 카니발에서는 요일마다 테마를 지정한 문화예술 공연도 함께 진행됐다. 16일부터 18일까지 ▲한국 전통의 날 ▲군악의 날 ▲클래식 합창의 날로 지정해 축제에 풍성함을 더했다. 개막식인 16일은 ‘한국 전통의 날’로 지정해 중요 무형 문화재 제23호인 대한민국 판소리 명창 안숙선씨가 스페셜 게스트로 초대됐다. 개막식이 시작되기 전 안씨는 단가 사철가, 가야금 병창 「제비노정기」로 시민들과 마주하며 우리시대 영원한 춘향다운 진면목을 보여줬다. 안씨의 판소리 공연이 끝나고 난 뒤 다양한 공연이 이어졌다. 그리고 저녁 7시 30분경, 한국 전통 예술단 ‘아울’의 무대로 드디어 댄싱 카니발의 막이 열렸다. 단아한 한복을 차려입은 20여 명의 무용수들이 기나긴 무대를 전진하며 추는 춤은 무대를 유려하게 수놓으며 장관을 이뤘다. 이번 축제의 정체성을 알리는 무대였다.
댄싱 카니발을 찾은 시민들은 많은 공연팀이 춤추는 것을 보며 다 함께 축제를 즐겼다. 무대크기가 크고, 퍼레이드를 추구한 공연인 만큼 한 팀당 오를 수 있는 인원도 많았다. 무대를 위해 총 1천여 명에 이르는 참가자들이 한 곳에 모인 그 모습은 여타 공연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퍼포먼스였다. 축제에 방문한 김명자(64)씨는 “TV 광고를 통해 이번 페스티벌을 알게 됐다”며 “처음 방문했는데, 날씨도 좋고 춤사위를 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 공연장 주변 다양한 부스의 모습
메인 공연을 진행하는 따뚜 공연장 주변에는 ▲예술체험장 ▲지역대표 및 세계음식 먹거리 ▲군 문화 체험장 ▲프리마켓 ▲페달보트 체험장 ▲열기구 체험장 등 여러 부스도 설치됐다. 이렇게 다채로운 부스를 설치한 까닭은 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공간을 경험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황 팀장은 “축제에 참여한 공연 참가자들이 전업 무용수가 아닌 일반 시민이기 때문에 대체로 밤에 공연이 진행된다”며 “빈 시간에 축제를 찾아온 시민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다양한 부스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원주 시내 곳곳에서는 ‘프린지 페스티벌*’도 함께 진행돼 시민들의 참여도를 높였다.
시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는 황 팀장은 댄싱 카니발이 시작되자 “즐겁게 축제를 즐기는 모습을 보니 보람차다”고 뿌듯한 기분을 드러냈다. 축제 부스 중 하나인 ‘다이내믹 Gift Shop’에서 활동하고 있던 안세민(20)씨 역시 “많은 사람들이 준비한 만큼 시민 분들이 많이 참여해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 해외 축하공연 팀 '히라기시 텐진'의 퍼포먼스
거리로 나선 사람들
 
댄싱 카니발은 지난 19일 진행된 거리 퍼레이드에서 정점을 찍었다. 이번 댄싱 카니발은 화합의 장이면서도 경연의 장으로 총 상금 1억 5천만 원이 걸려있었다. 원주시민은 물론 러시아, 중국, 스리랑카 등 해외 10개 팀을 포함해 총 144개 팀, 1만 2천여 명이 참가해 각각 5분의 승부를 펼쳤다. 교통을 통제하고 낮 4시에 문화의 거리에서 시작해 저녁 6시쯤 원일로 구간을 거쳐 8시에 따뚜 공연장으로 돌아오는 거리 퍼레이드는 놀이공원에서나 볼 수 있던 진귀한 퍼레이드 현장을 만들어냈다. 거리가 무대가 되자 인도가 곧 객석이 됐다. 길을 지나던 행인들까지 발걸음을 멈추고 진귀한 풍경을 즐겼다.
저녁 6시에 원일로 시작 지점인 원주 시민문화회관에서 만난 참가자들은 각양각색으로 긴장감을 풀고 있었다. 그중 우리대학교 원주캠과 한라대학교, 강릉원주대학교 학생들과 흥업면 주민들로 구성된 ‘興UP(흥업)’을 만날 수 있었다. ‘興UP’의 사물놀이 대표 지명희(57)씨는 “좋은 경험을 시켜주고자 아이들과 함께 처음 참가했다”며 “이렇게 화려하고 준비를 많이 한 축제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전운마저 감돌았던 시작지점과 달리 끝 지점인 강원감영까지의 5분간의 퍼레이드 무대를 마치고 난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만연했다. ‘興UP’의 댄스참가자인 한라대학교 김지연(23)씨는 “학교단위로 참가한 작년과 달리 흥업 주민들과 함께해 젊은이들의 K팝과 어르신들의 트로트, 사물놀이 장단에 맞춰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서 즐겁다”고 참여 소감을 전했다.
거리 퍼레이드에 불편함은 없었을까. 원일로에 위치한 ‘블랙마틴 싯봉’의 매니저 이민영(43)씨는 “가게를 오픈하고 매일 보는 거리인데, 이렇게 큰 축제무대로 바뀌면서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셔서 즐겁고 행복하다”며 “원주시민으로서 축제가 성황리에 이뤄져 뿌듯하다”고 말했다. 인도가 객석이었기에 시민들이 거리조형물에 올라가거나 벤치를 딛고 올라서는 등 여기저기 불안한 모습이 보였으나, 자율방범대와 시민자원봉사자들의 지시에 원활하게 협조해 거리 퍼레이드는 안전하게 마무리될 수 있었다.
 
▲ 카니발의 열기를 달군 화합을 상징하는 퍼포먼스
시민, 진정한 주체가 되다
 
댄싱 카니발의 마지막인 20일에는 16일부터 집계된 점수에 따라 BEST 15가 선정돼 따뚜 공연장에서 마지막 경연을 펼쳤다. 관객호응도 등 그동안 집계된 점수에 시민판정단의 선호도 집계가 더해져 최종 수상팀이 결정됐다. 참가자와 시민기획단, 시민자원봉사에 이어 시민심사단까지 축제의 모든 분야에 시민이 주체가 돼 깊게 관여한 것이다. 시민심사단은 무대의 정면좌석에 배치돼 저마다의 기준으로 BEST 15를 평가할 수 있었다. 시민 심사위원 이은영(43)씨는 “개인적으로는 감동이 기준”이라며 “시민심사단에 들어와 가까이서 무대를 접하니 더 벅차다”고 말했다.
BEST 15에 선정된 팀들은 그 어느 때보다 한껏 매 순간을 즐기는 분위기였다. ‘판부 줌바’ 댄스팀의 이경미(40)씨는 “이번 축제 동안 원주 최초로 줌바댄스**를 선보일 수 있어 영광”이라며 “많은 분들이 이 기회에 줌바댄스를 접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저녁 6시 30분, ‘제1야전군사령부’의 태권도를 접목한 댄스 무대를 시작으로 화려하게 댄싱 카니발의 마지막 밤이 시작됐다.
남녀노소 모두 축제의 주인공이었다. 어린이 난타 팀의 귀여운 무대와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어르신들의 전통춤 무대는 물론, 원주의 각동 주민단위 팀도 참여해 다채로운 무대를 펼쳤다. 전문 공연장의 전유물이라 생각되던 뮤지컬까지 퍼레이드 형식으로 친근하게 다가왔다. 뮤지컬 ‘라이언킹’의 무대를 재해석해 선보인 ‘계명문화예술대 뮤지컬 공연단’의 윤가희(22)씨는 “소품과 음원을 세 달 동안 제작했고, 꾸준한 연습을 통해 무대를 준비했다”며 “이렇게 열정적인 환호를 받을지 몰랐는데 기쁘다”고 무대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국군장병의 활약 역시 대단했다. ‘제1야전군사령부’와 ‘공군 8전투 비행단’은 물론, 원주를 수호하는 ‘36사단 108연대 3대대’와 ‘원주지킴이 108연대 1대대’가 참여해 제각각 노력의 성과를 보였다. 객석의 군인들의 함성 역시 축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BEST 15와 해외 축하 공연팀의 열정적인 무대가 끝나고 폐막식과 최종시상식이 이어졌다. 상금 3천만 원의 다이내믹 대상은 ‘원주지킴이 108연대 1대대’가 거머쥐었다. 이창훈 화기중대장(34)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며 “2013년도 대상, 2014년도 금상에 이어 2015년도 대상을 받게 돼 행복하다”고 벅찬 소감을 표했다. 시민심사단 투표 1위와 스페셜 일반부분 최우수상을 받은 ‘레인보우 치어’의 여하나(27)씨는 “보통무대와 달리 전진하면서 이뤄지는 퍼레이드 형이라 연습할 때 어려움이 있었지만 평소에는 경험하지 못할 크기의 무대에 서고, 거리 퍼레이드로 관객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어서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2013년 첫 개최아래 축제기간 동안 총 42만여 명의 최다관객을 동원한 이번 2015 댄싱 카니발은 그 어느 때보다 시민들의 참여가 빛나는 축제였다. 문화의 날 행사와 다양한 체험부스, 프린지 페스티벌로 더욱 다양해진 콘텐츠 역시 시민들을 사로잡았다는 평이다. 원주시민뿐만 아니라 국내‧외 관광객 총 5만 명이 찾아와 메르스로 침체됐던 원주의 지역경기 역시 되살렸다. 원창목 원주시장은 “시민참여형 축제가 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많이 찾아주셔서 기쁘다”며 “앞으로 시민에게 더 다가가는 댄싱 카니발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특색 없다’고 평가 받는 지역축제들 속에서 댄스와 시민참여를 무기로 성황리에 치러진 ‘2015 원주 다이내믹 댄싱 카니발’! <관련기사 1757호 8면 ‘특색 없는 지역 축제,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야’> 원주 다이내믹 댄싱 카니발이 어엿한 축제 브랜드로서 국내를 넘어 진정한 ‘아시아의 리오’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프린지 페스티벌(Fringe festival) : 다양한 문화예술인들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실험정신을 엿볼 수 있는 ‘대안문화축제’. 작품선정에  특정기준이 없어 아마추어에서 전문 예술단체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줌바댄스(ZUMBA dance) : 살사, 밸리 등의 라틴댄스와 피트니스를 결합한 형태로 에어로빅과 유사한 칼로리 소모 댄스.
 
 
글  송민지 기자
treeflame@yonsei.ac.kr
 
이주인 기자
master0207@yonsei.ac.kr
 
사진 한동연 기자
hhan5813@yonsei.ac.kr
 
<이미지 출처> 2015 원주 다이내믹 댄싱 카니발 홈페이지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