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않된데?’ 세종대왕님이 보고 계신다!

오는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한글날은 훈민정음 창제 반포를 기념하는 날로, 우리 민족의 공식 문자가 생기게 된 역사적인 날이다. 한글은 반포 이후 대중화되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현재는 우리의 공식 문자가 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신조어·통신용어 등이 등장하면서 한글뿐만 아니라 한국어의 정체성이 위협받고 있다. 이에 우리신문은 연세인의 한글 및 한국어의 사용 실태를 짚어봤다. 설문 표본은 연세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신촌캠 550명 ▲원주캠 300명 ▲국제캠 150명이다. 이에 우리신문은 한글 및 한국어 사용 인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의 모습을 살펴봤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3.10이며 신뢰 수준은 95%다

한국어 사용 능력, 100점 만점에 41.9점!

우리신문은 설문을 통해 한국어 사용 능력·인식 부분을 분석했다. 먼저, 응답자들에게 스스로 자신의 언어생활에 대한 자가진단을 하도록 했다. 자신의 언어생활 점수는 100점 만점에 평균 66.6점으로 집계됐다.
이후 언어생활 능력 부분에서는 한국어 사용 능력을 묻는 문항으로 구성해, ‘KBS 한국어능력시험’ 문항 일부를 인용했다. 일상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총 10개의 문항을 선정해, ▲맞춤법 ▲순우리말 ▲띄어쓰기 ▲표준어 ▲높임법 ▲외래어 등 다양한 측면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는 문항별로 각각 10점을 부여해 100점 만점으로 환산해서 평균치를 계산했다.

그 결과 전체 평균 성적은 41.9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실제 한국어 검정시험을 치른 응시자 평균 점수 45.86점과 비교했을 때 3.94점이 낮은 수치다. 단과대별로 평균 성적을 알아보면 먼저 신촌캠은 ▲문과대 44.4점 ▲상경대 46.6점 ▲경영대 46.5점 ▲이과대 39.9점 ▲공과대 42.9점 ▲생명대 35.4점 ▲신과대 44.6점 ▲사과대 44.8점 ▲음악대 34.5점 ▲생과대 38.3점 ▲교과대 30점 ▲의과대 35.2점 ▲치과대 45.2점 ▲간호대 36.8점으로 조사됐다. 법과대의 경우 08학번 이후로 학부생이 나오지 않았기에 해당 비율의 표본을 사과대로 이전했다. 높은 성적을 보인 단과대는 ▲상경대 ▲경영대 ▲치과대 순이었고, 낮은 성적을 보인 단과대는 ▲의과대 ▲음악대 ▲교과대 순으로 나타났다. 단과대별 점수 분포의 표준편차*는 5.15점으로 집계됐다. 다음으로 원주캠은 단과대별로 ▲인예대 44점 ▲과기대 35.5점 ▲정경대 37.1점 ▲보과대 36.8점 ▲EIC 30.1점 ▲원주의과대 44점으로 집계됐다. 인예대·원주의과대가 공동 1위로 가장 높은 점수를 보인 반면, EIC·과기대는 가장 낮은 점수를 보였다. 단과대별 평균 점수의 표준편차는 5.61점으로 나타났다.
국제캠의 경우에는 ▲UIC ▲의과대 ▲치과대 ▲간호대 ▲약학대를 제외한 1학년 학생은 학부대 소속으로, 문과와 이과로 구분해 점수를 계산했다. ▲이과대 ▲공과대 ▲생명대를 이과로 분류하고, ▲문과대 ▲상경대 ▲경영대 ▲신과대 ▲사과대 ▲생과대는 문과로 분류했다. 단과대별로 ▲문과 45.1점 ▲이과 41.7점 ▲UIC 42.7점 ▲의과대 60점 ▲치과대 57.5점 ▲간호대 37.7점 ▲약학대 86.7점으로 조사됐다. 특히 ▲의과대 ▲치과대 ▲약학대의 경우 평균점수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점수가 나왔다. 단과대 평균 점수 표준편차는 6.57점으로 나타났다.

제일 높은 정답률과 제일 낮은 정답률 문항은?

정답률이 가장 높았던 문항은 1번 문항이었다. 1번 문항은 ‘외않된대?’의 올바른 표기를 조사하는 질문이었다. 1번 질문은 우리신문이 직접 만든 질문으로 정답률을 대조할만한 비교집단은 없다. 정답은 1번 선택지였는데, 768명(77%)의 연세인이 선택했다. 비교적 많은 연세인이 ‘안’과 ‘않’, ‘대’와 ‘데’를 구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번 선택지는 28명(3%)이, 3번 선택지는 5명(1%)이 응답했으며, 4번 선택지는 188명(19%)이 선택해 오답 중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 5번 선택지는 5명(1%)의 연세인이 선택했다.

(※참고) 1.‘외않됀데?’를 바르게 고친 것은?
①왜 안 된대? ②왜 않된대?  ③외 않된데?  ④왜 안 된데?
⑤외 안 된데?

연세인이 실제 시험 응시자 대비 정답률이 낮았던 문항은 중복 표현을 묻는 3번 문항과 외래어 사용을 묻는 10번 문항이었다. 3번 문항에서 연세인이 가장 많이 고른 선택지는 3번 으로, 연세인 411명(41%)이 정답으로 착각하고 선택했다. 일반 응시자들이 3번을 선택한 비율(27.7%)에 비해 높은 수치다. 이 선택지는 ‘그는 매주 일요일마다 봉사 활동을 하러 양로원에 간다’에서 ‘매주’와 일요일 뒤에 붙은 ‘마다’가 의미가 겹치기 때문에 오답이다. 한국교원대 국어교육과 윤천탁 교수는 “3번 문항의 정답률이 낮은 이유는 학생들이 지닌 한자 지식이 간섭을 일으켰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소견이란 단어는 ‘일이나 물건을 보고 느끼는 생각이나 의견’을 뜻하는 ‘所見’인데 ‘소’를 ‘小’나 ‘少’로 알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고 해석했다.

(※참고) [KBS 한국어능력시험 29회 38번]
3. 중복 표현이 없는 올바른 문장은?
①늦봄이 되자 뒷동산에 있는 진달래꽃이 활짝 만개했다.
②원로 배우들은 보통 특별상을 수상하는 경우가 많았다.
③그는 매주 일요일마다 봉사 활동을 하러 양로원에 간다.
④제 짧은 소견으로는, 인명 구조가 화재 진압보다 먼저입니다.
⑤사령관은 전황이 더욱 불리해질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예측했다. 

또한, 10번 문항의 경우, 응시자들과 비교했을 때 연세인의 정답률이 10% 정도 낮게 조사됐다. 이 문항은 올바른 외래어 표기법에 관한 문항이다. 1번 선택지 ‘엔돌핀’은 ‘엔도르핀’으로, 3번 선택지 ‘에어콘’은 ‘에어컨디셔너’로, 4번 선택지 ‘자켓’은 ‘재킷’으로, 5번 선택지 ‘앰블런스’는 ‘앰뷸런스’로 표기해야 한다. 2번 선택지 ‘칼럼’은 외래어 표기법에 맞는 선택지였다. 2번은 451명(45%), 3번은 70명(7%), 4번은 171명(17%), 5번은 50명(5%)이 선택했다. 특히 252명(25%)의 연세인이 1번 선택지 ‘엔돌핀’을 올바른 외래어 표기로 선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참고) [KBS 한국어능력시험 32회 44번]
10. 외래어 표기가 맞는 것은?
①엔돌핀 ②칼럼 ③에어콘 ④자켓 ⑤앰블런스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을 마주하는 연세인의 자세

실제로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자신을 포함해 맞춤법을 틀리는 사람들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개인차가 있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맞춤법을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고, 지적하지 않고 넘어가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면 연세인은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행동할까? 응답자 946명 중에서 499명(53%)이 맞춤법을 틀리는 사람을 보고 ‘이해할 수 있으며 지적하지 않고 넘어간다’는 응답을 보여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후 ‘이해할 수 있고 지적한다’는 응답자가 276명(29%)으로 두 번째로 많았고, ‘이해할 수 없고 지적하지 않고 넘어간다’는 응답이 94명(10%)이었다.


이에 김민태(정보산업·10)씨는 “친구의 맞춤법 실수를 지적한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말할 때마다 내 눈치를 보는 것이 느껴져 답답하더라도 그냥 넘어간다”고 전했다. 또한 김씨는 “이번 학기 한 수업에서 교수님께서 ‘틀리다’와 ‘다르다’를 구분하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보는데, 이런 모습을 보면 지적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오늘날엔 오프라인상의 대화뿐만 아니라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 모바일 메신저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의 SNS상의 글 역시 언어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우리신문은 모바일 메신저와 SNS 상에서 맞춤법을 잘 지키고 있는지 응답자가 자가 진단할 수 있도록 5점 척도의 방식으로 물었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모바일 메신저나 온라인 채팅 시에 맞춤법을 잘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정도는 평균 2.93점으로 나타났다. 또한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로 응답한 표본이 998명 중 327명(33%)로 ‘그렇지 않다’와 ‘매우 그렇지 않다’고 답변한 267명(26%)보다 많았다. SNS 사용 시에 맞춤법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정도에 대한 평균은 이보다 조금 더 높은 3.12점으로 조사됐다. 또한 ‘그렇지 않다’와 ‘매우 그렇지 않다’고 답변한 이들은 999명 중 331명(34%)로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고 말한 233명(23%)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세인은 개인적인 공간인 모바일 메신저의 경우, 공개적인 SNS보다 맞춤법을 잘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응답한 것이다. 이화여대 국어교육과 권순희 교수는 “개인 간의 소통을 위한 매체와 집단 간의 소통을 위한 매체를 구분해 맞춤법을 지켜야 한다고 인식하는 학생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짜장면’이 ‘자장면’과 함께 표준어로 등재되는 등 표준어 사전의 개정이 있었다. 표준어 사전의 개정은 일상언어와 표준어 규정의 괴리를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 이와 같은 개정의 실효성을 알아보기 위해 현재 표준어 규정이 일상생활의 언어생활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봤다. 응답자 1천 명 중에 551명(55%)의 응답자가 ‘보통’이라고 답했으며, 긍정 응답보다는 부정 응답이 조금 더 높은 비율을 보였다. ‘그렇지 않다’를 답한 응답자는 250명(25%)이었고, ‘그렇다’를 답한 비율은 169명(17%)으로 조사됐다. 1점을 완전 부정 반응, 5점을 완전 긍정 반응으로 하는 5점 척도로 평균치를 계산했더니 2.88점이었다. 이는 부정 반응으로 약간 치우친 분포라 할 수 있다. 강현화 교수(문과대·한국어교육학)는 “현행 표준어 규정은 현실적 언어 사용의 반영에 미흡한 것은 사실”이라며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 예들이 표준어로 제시된 경우도 있고, 자주 사용되는 단어들이 여전히 비표준어로 남아 있기도 한다”고 말했다.

표준어 규정이 일상생활의 언어습관을 반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항에서는 434명(43%)의 응답자가 ‘그렇다’에 응답했고, 뒤따라 343명(34%)이 ‘보통’, 93명(9%)이 ‘매우 그렇다’에 답했다. 이 역시 5점 척도로 평균치를 조사했더니 3.49점이 나왔다. 이는 어느 정도 긍정 반응을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지은(컴과·13)씨는 “‘바라다’의 올바른 사용은 ‘바라’지만 사실상 일상생활에서는 ‘바래’를 많이 쓰기 때문에 어색하다”며 “‘바래’, ‘바라’처럼 융통성이 필요한 단어에 대해서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변용한글 표현, 연세인의 일상언어 습관과 생각을 살펴보다

대중매체의 발달로 최근 신조어나 줄임말, 통신용어 등 표준어법에 맞지 않게 변용한 한글(아래 변용한글)을 사용하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변용한글을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1천 명 중 399명(40%)의 연세인이 ‘자주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330명(33%)은 ‘보통’, 160명(16%)은 일상생활에서 변용한글을 ‘매우 자주 사용한다’고 답했다.


변용한글에 대해 응답자 993명 중 584명(59%)은 ‘한국어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311명(31%)의 응답자만이 ‘정체성을 훼손하는 것이다’라고 밝혔고, ‘때에 따라 다르다’거나 ‘심하게 변용하지 않으면 괜찮다’는 다양한 기타 의견도 있었다. 이에 대해 황혜원(ISED·15)씨는 “다른 언어의 체계는 한글보다 유연하지 못해 변용이 이뤄지기 쉽지 않다”며 “변용한글이 한국어만이 갖는 특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하민(작곡/철학·10)씨는 “변용한글은 언어 유희적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남용으로 인해 맞춤법을 심하게 어기게 되는 경우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연세인이 변용한글을 접하게 되는 곳은 어디일까? 51%의 연세인은 SNS를 통해 변용한글을 접하게 된다고 응답했다. 이어서 모바일 메신저가 44%로 2위를 차지했고, 일상 대화가 22%로 3위를 기록했다. 김병빈(철학·14)씨는 “SNS에서 쉽게 신조어를 접하고 그 뜻을 이해하게 된다”며 “이렇게 알게 된 신조어를 의식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려고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변용한글을 주로 사용하는 공간에 대한 질문 역시도 비슷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모바일 메신저에서 주로 사용하는 이가 69%로 가장 많았으며, SNS에서 주로 사용한다는 응답이 40%로 뒤를 이었다. 일상생활(30%), 온라인 게임상(13%) 등지에서도 변용한글을 사용했다. SNS 매체를 통해 변용한글을 알게 된 후, 모바일 메신저와 일상생활 등에서도 변용한글을 사용하는 것이다. 마곡중 국어교사인 전국완씨는 “하루 200~300건의 메시지를 주고받는 학생들은 교육과정 속 한글맞춤법보다는 신종 변용한글이 훨씬 익숙할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실제로 변용한글을 사용하는 이유로 응답자는 편의성과 주변인의 사용빈도를 꼽았다. 응답자의 44%가 변용한글을 사용하는 이유로 ‘편리해서’를 택했으며, 42%는 ‘주위에서 많이 쓰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재미있어서’(34%), ‘새로 만들어진 말에 공감해서’(20%)등의 선택지가 뒤를 이었다. 원미진 교수(문과대·한국어교육학)는 “변용한글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지 않은 것은 변용한글을 접하는 공간과 사용하는 공간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사용하는 이유 역시 변용한글을 사용하는 환경 안에 적응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경희대 한국어학과 박동호 교수는 “주위에서 변용한글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 따라하는 것”이라며 “이는 언어의 사회적인 역할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방송에서 종종 변용한글을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모습에 대해 연세인은 어떻게 생각할까? 방송에서 변용한글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문항에 992명의 응답자 중 412명(41%)이 ‘뉴스에서만 사용하지 않는다면 상관없다’를 택했다. 하지만 방송에서의 변용한글 사용이 한국어 사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견이 309명(31%),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기에 상관없다는 의견이 217명(22%)으로 이 사안에 대해 연세인이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연세인은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변용한글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을까? 이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20개의 변용한글 단어 예시를 주고 알고 있는 단어를 표시하도록 했다.

응답자 1천 명은 20개의 단어 중 평균 12.26개의 단어를 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가장 많이 알고 있는 단어는 하나도 재미가 없다는 뜻의 ‘핵노잼’(938명)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극한의 혐오라는 뜻의 ‘극혐’(923명), 심장이 쿵쾅거린다는 뜻의 ‘심쿵’(923명), 여자 사람 친구의 줄임말인 ‘여사친’(919명), 맥도날드의 줄임말 ‘맥날’(909명), 인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잘 나온 사진을 의미하는 ‘인생짤’(885명) 등의 단어를 많이 알고 있었다. 변용한글 단어 중 연세인이 적게 알고 있는 것은 복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복지비용을 위한 증세에는 반대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Not Out Of My Pocket의 줄임말 ‘눔프족’(35명), 꼬시고 싶은 돌아온 싱글 남성을 의미하는 ‘꼬돌남’(38명), 30대 이후의 자녀가 부모와 함께 거주하며, 부모의 경제적 도움에 기대 살아가는 사람을 의미하는 ‘빨대족’(197명) 등이었다. 많이 사용하는 변용한글 단어는 일상생활에서 재미와 편의를 위해 새로 만들거나 줄인 말이지만, 사회의 새로운 풍조에 관한 단어는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 대구대 국제한국어교육과 조태린 교수는 “신조어는 다양한 기준에 의해 만들어진다”며 “대학생에게 직접적 관련성이 적은 상황에서 만들어진 신조어는 상대적으로 잘 알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래어와 외국어 어디까지 사용해야 할까?

뉴욕풍 브런치 레스토랑에서 비알레티 모카포트에 우려낸 아로마 가득한 스트롱 에스프레소를……


어느 잡지에서 나온 문구가 지나친 외래어와 외국어 사용으로 인해 한글 파괴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었다. 문장에서 조사를 제외한 다른 구성성분들이 외래어 혹은 외국어로 사용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또한, 거리에서는 외국어와 외래어가 만연한 가요가 흘러나오기도 한다. 연세인은 이런 한글파괴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신문은 한 패션잡지에서 사용된 과도한 외래어와 외국어 사용 문구를 예시로 든 후, 이에 대한 생각을 5점 척도로 물었다. 연세인은 평균 1.9점의 점수를 줘 이러한 상황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점이 분명했다. 특히 ‘매우 부정적’으로 답한 응답자가 374명(37%)으로 전체 999명의 1/3을 넘게 차지한 점이 눈에 띄었다. 이에 대해 신욱진(EIC·13)씨는 “우리나라의 주체성을 잃어버린 것 같아 거북하다”며 “읽는 내내 불편했다”고 말했다. 대중가요의 외국어 남용에 대한 생각 역시 평균 2.6점으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많은 연세인이 지나친 외국어 사용으로 인한 한국어 파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강 교수는 “대중 매체나 가요 속에서 외국어 남용이 이뤄지는 것은 얄팍한 고급화를 노린 상술”이라며 “외국어 사용이 고급화로 인식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글날이 오는 ‘10월 9일’이라고 아는 연세인의 비율은 78%이고, 이 날이 ‘한글반포일’이라는 것을 아는 연세인은 81%로 집계됐다. 최근 한글날이 다시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한글날에 대한 인식이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연세인의 한국어에 대한 자부심은 5점 만점에 4.04점으로 나타났다. ‘귀하는 한국어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999명의 응답자 중 392명(39%)이 ‘그렇다’고 말했으며 349명(35%)은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한국어를 제대로 알고 사용하든, 그렇지 않든 연세인의 1/4은 한국어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지은(컴과·13)씨는 “연세인이 한국어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것에 비해 제대로 사용하려는 노력은 부족한 것 같다”며 “우리말 사용 시 한 번 더 생각하는 습관을 지녀야겠다”고 전했다. 오는 9일, 한글날이 단지 하루 쉬는 날 이상이 되기 위해서는 올바른 언어생활에 대한 사회적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표준편차 : 정규분포에서 개인점수와 중간점수 간의 평균차이. 표준편차가 클수록 표본들 간의 점수 차이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글 사회부 공동취재단

강수련 기자 @training
문세린 기자 @peace.maker
박상용 기자 @doubledragon
신준혁 기자 @jhshin0930
이승학 기자 @minor158
박은미 기자 @eunmiya
서형원 기자 @ssyhw35

그림 김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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