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했던 얼음 위의 첫승, 뜨거웠던 잔디위의 쾌승!

지난 18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50주년 정기연고전(아래 정기전)이 개최됐다. 우리대학교는 빙구와 럭비에서 우승하고 축구에서 비기며 2승 1무 2패의 결과를 기록했다.

정기전 첫 종목이었던 야구 경기에서 우리대학교는 5:7로 작년의 패배를 설욕하지 못했다. 패인은 올해 우리대학교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투수진과 수비에 있었다. 1회부터 수비 실책과 볼넷에 시달려 2아웃 만루의 위기를 겪은 우리대학교는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맞았다. 그 직후 송구 실책으로 2루에 있던 주자까지 홈을 밟게 해 1회부터 4:0으로 리드를 내줬다. 그리고 거의 모든 회에 4·사구*를 기록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반 조금씩 점수를 만회하긴 했지만 결국 고려대의 선발 김주한 선수(체교·12,SP·12)가 투구수 148개로 완투승을 거뒀다. 우리대학교 야구부 조성현 감독은 “선발이 잘 막아주지 못했고,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같은 날 낮 3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농구 경기에서는 박빙의 승부를 펼쳤지만 결국 74:85로 패했다. 이번 패배로 우리대학교는 역대 정기전 농구 전적 20승 4무 21패로 고려대에 뒤처졌다. 1쿼터에서는 전체적으로 우리대학교의 스피드와 정확한 슛이 돋보였고, 22:20으로 리드한 채 마쳤다. 그러나 2쿼터에서 종료 3초 전, 고려대에 돌파 레이업을 허용해 40:42로 역전을 허용했다. 3쿼터에서는 최준용 선수(스포츠레저·13,PF·5)와 천기범 선수(스포츠레저·13,PG·7)의 활약이 컸다. 종료 6초 전 고려대에 3점슛을 허용해 역전되는 듯했으나 천 선수의 9m 버저비터가 터져 동점을 만들며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그러나 4쿼터에서는 고려대 이종현 선수(체교·13,C·32)를 막느라 우리대학교의 센터가 5반칙 퇴장당하는 일이 있었으며, 결국 안영준 선수(스포츠레저·14,SF·11)를 중심으로 추격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이어지는 공격 실패에 승기를 놓치고 말았다.


이번 정기전 첫 승은 우리대학교의 효자 종목인 빙구에서 나왔다. 승리 요인은 단연 ‘수비’에 있었다. 올해 빙구부는 작년에 부족했던 수비에 중점을 두고 훈련을 했다. 특히 경기 종료 8초를 남기고 부상 투혼을 펼친 김권영 선수(체교·14,G·20)의 모습에 관객들은 박수를 보냈다. 우리대학교가 3점을 리드하던 2피리어드 때는 계속되는 고려대의 맹공에도 1실점만 하며 4:1의 스코어를 지켰고, 3피리어드 초반엔 두 점을 내리 내주며 분위기가 넘어가는 듯했으나 연이은 선방으로 공격의 흐름을 차단했다. 승부를 뒤집기 위해 공격에 공격을 퍼부은 고려대는 끝내 우리대학교의 골문을 흔들지 못했고 패배의 쓴맛을 봤다. 빙구부 주장 김태겸 선수(체교·12,DF·04)는 “작년의 결과 때문에 부담이 컸지만, 우리가 준비한 것을 다 보여줘서 만족한다”며 “응원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빙구는 총 스코어 4:3으로 승리했다.


럭비 경기 역시 우리대학교가 승리했다. 전반전에는 고려대 럭비 선수단이 무서운 기세로 몰아붙였다. 전반 11분과 12분에 트라이와 골킥을 연속으로 성공시키면서 고려대가 7점을 선점했다. 하지만 전반 15분부터 우리대학교가 경기 분위기를 주도하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양측은 트라이를 한 번씩 주고받았고 전반전은 12:12 동점으로 마무리됐다. 후반전은 우리대학교의 킥으로 시작됐으며 초반에 19:12를 만들어 분위기를 압도해갔다. 중반에 잠시 선수들이 다투는 상황이 있었으나 심판이 이내 분위기를 잠재우고 경기를 재개했다. 후반 20분에는 우리대학교 선수단이 극적으로 트라이를 성공해 24:12의 상황으로 경기를 완전히 압도했다. 하지만 후반부에 고려대는 패널티킥을 성공하면서 24:21의 상황까지 끌어올렸으나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하고 경기가 종료됐다. 이에 우리대학교 럭비부 김도현 감독은 “후반전이 마무리되는 상황까지 경기를 지켜보는 학생들보다도 가슴을 졸였고, 이번 경기에 승리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19일 낮 1시 목동주경기장에서는 정기전 50주년을 맞이해 축구 올스타전이 열렸다. 이번 올스타전에는 신문선, 송종국, 허정무 등 과거 축구 스포츠 스타선수들이 대거 참여했다. 경기는 두 학교 선수들을 섞어서 청팀 백팀으로 나눈 뒤, 전·후반 각각 20분씩 총 80분으로 진행됐다. 이번 경기 청팀에서 활약한 송종국 동문(체교·98)은 “졸업하고 15년 만에 보는 양교의 뜨거운 응원 덕분에 한층 젊어진 것 같아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낮 2시부터 우리대학교와 고려대의 축구 경기가 시작됐다. 우리대학교는 지난 정기전 패배의 설욕을 위한 듯 중원에서의 철벽수비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공격플레이를 펼쳤다. 이에 전반 33분 전주현 선수(체교·15,MF·7)의 선제골이 터졌다. 이후 고려대의 거친 공격이 계속 됐지만 김동준 선수(스포츠레저·15,GK·1)의 거미손을 뚫을 순 없었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1점 차로 뒤지고 있던 고려대는 더욱 거침없이 공격을 가했다. 결국 후반 42분에 고려대의 동점골이 터졌고 경기는 추가시간 2분이 주어졌으나 양 팀의 치열한 접전 끝에 1:1의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이번시합 선제골의 주인공 전 선수는 “부상하고 바로 복귀했는데도 불구하고 골을 넣어서 기쁘지만 경기를 비긴 것은 굉장히 아쉽다”며 “내년에는 꼭 이길거라 확신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리대학교는 지난 2014년도 정기전에서 전패했으나, 올해 다시 두 경기에서 승리하며 기쁨을 안겼다. 내년 정기전에서는 필승·전승·압승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기대한다.
 

*4·사구(四·死球) :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을 합쳐서 지칭하는 말
 


글 손준영 기자
son113@yonsei.ac.kr
박상용 기자
doubledragon@yonsei.ac.kr
박은미 기자
eunmiya@yonsei.ac.kr
글·사진 정윤미 기자
joym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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