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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신청 제도, 마일리지·대기순번제로 변화새 패러다임 제시 vs 부족한 제도적 보완 필요
  • 연세춘추 보도부 심층취재단
  • 승인 2015.09.19 21:41
  • 호수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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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30일, 신촌캠에서 수강신청 설명회 및 공청회가 진행됐다.

 

매 학기 학생들은 자신들이 한 학기 동안 수강할 과목을 직접 선택한다. 수강신청은 단순히 과목 선택의 의미를 넘어, 그 결과에 따라 학생의 한 학기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15학년도 2학기를 기점으로 우리대학의 수강신청 방식은 크게 변화했다. 선착순으로 수강신청을 하는 기존 방식(아래 기존안)에서 벗어나 마일리지*·대기순번제**(아래 개편안)라는 새로운 제도를 시행한 것이다. 개편안은 기존안이 가진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해 학생들이 더욱 합리적인 수강신청을 하도록 도울 목적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지난 2014년 12월 개편안 도입단계에서부터 지난 9월 첫 시행까지 이를 둘러싼 학생들의 평은 크게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선착순 수강신청의 문제


우리대학교에서 2015학년도 1학기까지 시행해왔던 기존안은 ▲수강신청 과열 ▲접속자 폭주로 인한 서버다운 ▲수강과목 매매와 같은 고질적인 문제를 갖고 있었다. 특히 기존안은 마우스 클릭속도에 따라 강의 수강여부가 결정됐기 때문에 과목에 대한 학생들의 선호도를 제대로 반영할 수 없었다. 수강신청 당일 아침 일찍부터 8천여 명을 훌쩍 넘는 학생들이 연세포탈에 동시 접속해 서버시간 및 한국표준시를 확인하며 시작 시간을 기다리는 모습은 수강신청 과열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또한 선착순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몇몇 학생들은 자동으로 마우스 클릭을 실행할 수 있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수강신청을 하기도 했다.

 

수강신청 개편안, 도입부터 시행까지

 
이에 52대 총학생회(아래 총학)에서는 총학 출마 당시 기존안에 대기순번제를 추가한 ‘수강신청 예약순번제(아래 초기안)’를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다. 초기안은 선착순 방식의 기존안을 바탕으로 하되 선착순에서 뒤처져 원하는 과목의 수강신청에 실패한 학생들에게 대기순번을 부여하는 것을 주된 골자로 했다. 이러한 총학의 수강신청 제도개선 움직임에 즈음해 교무처에서는 기존안의 부정적인 측면을 해소하기 위한 개편안을 제시했다. 교무처에서 제시한 개편안은 대기순번제·마일리지에 타임티켓제***를 추가한 형태였다. 이후 수강신청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합의한 총학 측과 학교 측은 2014년 12월부터 2015년 3월에까지 3차례 개편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수강신청 제도 개편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개편안 도입 시기를 둘러싸고 총학 측과 학교 측의 입장차가 발생했다. 총학 측은 개편안을 당장 시행하기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많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제도를 보완한 후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학교 측은 당장 2015학년도 2학기부터 개편안을 시행하겠다는 확고한 태도를 보였다. 학교 측에서는 지난 2015학년도 1학기에 개편안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를 돕고자 각 캠퍼스에서 설명회를 개최하고, 총 2차례의 모의 시뮬레이션을 실시하기도 했다. 총학은 계속해서 2학기 시행에 대한 반대의사를 내비치며 이를 저지하기 위한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원주캠 총학에서는 지난 6월 4~5일 양일간 개편안 도입 여부를 두고 원주캠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책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투표에 참여한 학생들 중 약 80%가 이에 반대하며 개편안 즉각 시행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표출했다. 또한 신촌캠 총학 측에서는 지난 7월 20일 본관 앞에서 개편안의 즉각 시행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이후인 7월 28일 총학 측과 총장을 비롯한 학교 측의 간의 면담이 진행됐다. 면담 자리에서 총학 측에서는 개편안의 문제에 대해 설명하는 자료를 제출했지만 학교 측에서는 즉각 시행에 대한 의견을 굽히지 않아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 측은 결국 계획대로 2015년 2학기부터 개편안을 전면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 지난 7월 20일, 신촌캠 및 원주캠 총학이 수강신청 개편 강행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논란의 중심? 긍정적인 부분도 많아!


개편안을 둘러싸고 첫 도입 단계에서부터 시행에 이르기까지 학생들 사이에서는 많은 논쟁이 벌어졌다. 특히 새로운 제도가 정착하는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시행착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개편안이 처음 시행된 직후, 많은 학생들과 학교 측에서는 ▲개편안이 기존안의 문제점을 해결했다는 점 ▲개별과목에 대한 학생들의 선호도 반영이 가능했다는 점 ▲개별과목 수요에 대한 객관적 지표를 확보하는 수단이 마련 됐다는 점 등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우선 개편안은 선착순에 의해 수강 여부가 결정되지 않기 때문에 당일에 수강신청이 과열되는 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 개편안에서는 빠른 클릭 속도보다는 개별 과목에 대한 마일리지 배부가 제일 중요한 기준이 됐기 때문이다. 또한 더 이상 시간적 요소가 수강신청 과정에서 영향력을 미치지 않게 돼 이전에 비해 학생들에게 상당한 시간적 여유가 생겼고, 이로 인해 학생들이 보다 신중하게 수강신청에 임할 수 있게 됐다. 같은 이유로 수강신청 당일 동시간 접속자 폭주로 인해 포털사이트 서버가 다운되는 현상 또한 해결됐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1차적으로 수강신청에 실패해도 마일리지 배부 현황을 기준으로 부여받는 대기번호가 있어 인기과목 매매 역시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졌다.
또한, 개편안은 자신이 원하는 과목에 더 많은 마일리지를 배부하는 방식을 통해 개별 과목에 대한 선호도를 반영할 수 있게 됐다. 기존안 아래에서는 우선 수강하고 싶은 과목을 더 먼저 클릭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개편안 시행 이후에는 수강과목에 대한 자신의 필요성과 선호도에 따라 마일리지를 더 배분하는 형태를 통해 합리적으로 수강신청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학생들 뿐 아니라 학교 측 또한 학생들의 과목별 수요를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돼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학생들의 마일리지 배분 상황을 보고 각 과목에 대한 대략적인 수요를 판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따라서 개편안 이후 학교 측은 상대적으로 희망인원이 높은 과목에 대해 추가로 분반을 개설하는 등의 유연한 대처를 할 수 있었다. 실제로 원주캠에서는 정원이 140명인 교양 과목 ‘대중문학의 이해’에 200명이 넘는 학생이 36마일리지를 부여하자 이 과목의 정원을 늘려 분반 하나를 추가로 개설했다. 이에 대해 원주캠 교무처 최종필 수업과장은 “마일리지 배분 현황을 보고 학생들의 실제수요를 알 수 있어 강의를 더 개설할지 폐강할지 빠른 판단이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본격 시행하기에는 부족해···


개편안에 대해서 위와 같은 긍정적인 반응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반응 역시 존재했다. ▲학과별 형평성 문제 ▲학과별 상이한 맥스 마일리지***** 설정 ▲초과학점 점 등이 주된 이유다.
우선 가장 크게 불거지고 있는 문제는 학과 간의 형평성 문제다. 전공과목 경쟁률이 높은 학과의 경우 전공과목에 많은 마일리지를 투자해야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학과의 경우 적은 마일리지를 배분해도 수강신청에 성공할 수 있다. 이런 차이로 인해 교양과목에 배분하는 마일리지에 차이가 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문제는 특히, ▲상경대 ▲사과대 ▲공과대 등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선 복수전공생이 많은 상경대와 사과대의 경우 전공과목들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에 비해 강의 정원이 현저히 모자란 상황이다. 따라서 단과대 내에서 전공과목의 경쟁률이 높아져 전공과목에 더 많은 마일리지를 배부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에 대해 사과대 학생회장 황윤기(언홍영·12)씨는 “학생들이 듣고 싶은 수업을 들을 수 없는 경우 전략적 실패라는 이유로 개인에게 모든 부담이 지워지는 제도적 미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학교와 학생 간의 충분한 논의 없이 시행된 이번 개편안의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학교 본부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과대의 경우, 단과대 내 모든 과가 같은 마일리지를 배부 받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융합공학부(아래 글융공)만이 신청가능 학점수가 많아 문제가 발생했다. 공과대 내 타과들의 경우 76마일리지로 19학점까지 신청 가능한 반면 글융공의 경우 24학점까지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글융공은 같은 마일리지로 더 많은 학점을 신청해야하는 상황에 처해 원하는 제대로 과목을 수강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밖에 건축공학과와 컴퓨터과학과의 경우 졸업요건인 과목에 12마일리지를 필수적으로 배부해야하기 때문에 다른 과목 수강신청에 사용할 수 있는 마일리지가 다른 과에 비해 적어져 문제가 됐다. 이에 건축공학과는 수강신청 기간 전 학생들의 문제제기로 졸업요건 필수 마일리지 배분이 취소됐으나 컴퓨터과학과는 별다른 추후 공지가 없어 학생들의 불만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이승훈(컴과·12)씨는 “이번에 마일리지 제도로 인해 전공필수 과목인 소프트웨어종합설계(1) (2) 두 과목에 12학점이 필수적으로 부여됐다”며 “우리과 졸업필수과목이라 경쟁률이 낮은 과목으로 인해 원하는 과목 수강신청에 불리함을 겪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
한편, 맥스 마일리지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학교 측에서는 특정 과목에 과도한 마일리지를 배분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맥스 마일리지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맥스 마일리지 설정 여부를 단과대의 자율에 맡기게 되면서 각 학과의 개별적 상황이 고려되지 않아 불만이 제기됐다.
실제로 상경대의 경우 전공과목에 일정 수준의 맥스 마일리지를 설정했지만다른 공대나 마일리지 제한이 낮은 단과대들은 마일리지 제한이 없어 불리한 사례가 있었다. 이지희(정경경영·11)씨는 “경영학과의 경우 전공과목의 맥스 마일리지가 10이었다”며 “이 때문에 전공과목에 대한 과도한 마일리지 투자를 방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고정욱(철학·14)씨는 “전공필수 과목에 맥스 마일리지가 없어서 최대 마일리지를 배분하는 학생들이 많아 수강신청 경쟁이 치열했다”며 “이 때문에 교양 과목에 배분할 마일리지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상경대 학생회장 주대영(경영·13)씨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교수를 확충하고 분반을 늘려야 한다”며 “현재 이에 대한 대안이 없어서 특정 과목의 수요가 몰리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무처 학사지원팀 박병록 팀장은 “마일리지 쏠림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있으며 앞으로 개별 학과들과 협의를 진행해봐야 할 것 같다”며 “맥스 마일리지 설정 여부에 대해 좀 더 논의한 후 부족한 점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수강신청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


개편안의 첫 시행 이후,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의 이번 수강신청 성공률을 80%정도로 추산하며 이번 개편안을 성공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송승엽(경영·15)씨는 “마일리지 제도 아래에서는 마일리지만 잘 배분하면 원하는 수업들은 대부분 들을 수 있어 단순히 클릭 실력을 가늠하는 기존의 선착순 방식보다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 측에서 제시하는 이 수치는 학생들이 마일리지를 배분한 전체 과목 중 수강에 성공한 과목의 비율이다. 이 때문에 실제 학생들이 체감하는 ‘성공’의 개념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 최일솔(사회과학부·15)씨는 “학생들의 전체 희망 수강신청내역 과목의 성공률, 추가신청 기간의 성공률 등 다방면을 고려해 제도의 성공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노씨는 “학교 측에서 제시하는 성공률은 개편된 수강신청 제도를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전략의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팀장은 “학생들 개인이 신청한 과목의 경쟁률에 따라 성공, 실패 여부가 다를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그런 수치가 나온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개편안에서 ▲서버다운 ▲대기번호 관련 전산오류 등의 문제로 혼란이 야기되기도 했다. <관련기사 1755호 1면 ‘새로운 수강신청 제도 첫 시행’> 기존안 아래에서는 수강신청 당일의 서버다운이 문제가 됬다면, 개편안이 시행된 후에는 수강신청내역 배정결과 조회 당일 접속자가 폭주해 같은 문제가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또한 개편안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가 미비한 상황에서 수강신청에 영향을 미치는 대기번호가 역순으로 공지되는 오류가 발생해 학생들의 혼란을 겪었다.
수강신청 이후 총학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강신청 피해사례를 수집한 후 지난 10일 총학 측은 교무처 학사지원팀, 학술정보원 학사정보팀과 면담을 가졌다. 총학은 학교 측에 수강신청 과정 중에 드러났던 문제들에 대한 개선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교무처는 수강신청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들에 대한 공식적인 설명과 향후의 명확한 개선방향에 대한 공지문을 학내 구성원들에게 전달할 것을 현재 약속한 상태다.

 

우리대학교 뿐만 아니라 국내 다수의 대학들은 선착순 방식을 표방하는 기존안을 수강신청 제도로 채택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기존안이 자체적이고 고질적인 문제를 내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대체할 만한 뾰족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대학교가 개편안을 본격적으로 도입함으로써 수강신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하지만 아직 개편안 자체에 부족한 점들이 존재하고 기존안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완전하게 해결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직 한계를 지닌다. 수강신청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들은 근원적으로 ▲수강 정원 확충 ▲교원확충 등이 수반돼야만 해결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편안이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문제점들을 해소해 제도의 질적 수준을 향상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일리지제 : 학생에게 학기별로 일정량의 마일리지를 제공하고 학생은 개별 과목 수강을 희망하는 정도만큼 과목별로 마일리지를 배분하는 제도

**대기순번제 : 정원을 초과하는 수강신청 희망자에게 타임티켓제에 의거해 대기순번을 부여해 정원내의 수강신청 자가 이탈되면 대기순번대로 수강신청이 이루어지는 제도

***타임티켓제 : 학생들이 부여한 마일리지가 같을 경우 ▲특수교육대상자 ▲전공의 일치 여부 ▲신청과목 수 ▲졸업신청여부 ▲총이수학점 ▲직전 학기 이수학점 ▲선착순(1학년만 해당) 순으로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제도

****정책투표 : 중요한 정책을 본격 시행에 옮기기 전에 투표에 묻혀 최종 시행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

*****맥스(MAX) 마일리지 : 학생들이 개별 과목에 부여할 수 있는 마일리지의 최댓값을 36보다 낮게 설정하도록 함으로써 과도한 마일리지 배분을 예방한 제도
 

 

 

글 홍수민 기자
suuum25@yonsei.ac.kr
심규현 기자
kyuhyun1223@yonsei.ac.kr
한동연 기자
hhan5813@yonsei.ac.kr

사진 전준호 기자
jeonjh1212@yonsei.ac.kr
정서현 기자
bodowoman@yonsei.ac.kr

그림 김혜빈

연세춘추 보도부 심층취재단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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