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보다도 더 가을이 빠르게 다가오는 것만 같다. 가을을 기다리는 동안 우리의 마음을 뭉클하게 해줄 문장들 아래에 밑줄을 그어보는 것은 어떨까? 행과 행 사이에서 아직 도착하지 못한 가을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 지금부터 책 속의 주옥같은 구절들을 눈으로 읽고, 마음에 담아보자.
이번 학기 .zip에선 신촌 홍익 문고와 함께 우리대학교 학생들을 위한 책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달의 신간 부터 베스트셀러까지 다양한 책들을 준비해보았으니 마음껏 골라보자.

『파리의 우울』

선견자이자 시인들의 왕, 보들레르의 이토록 혁명적인 산문시

“인생은 한 구절의 보들레르만 못하다.”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낭만의 대명사 ‘파리’도 19세기에는 급속도로 변화하는 괴물과도 같았다. 『파리의 우울』은 근대화의 폭력성을 혐오하면서도 파리의 몰골을 사랑한 보들레르의 혁명적인 산문시 50편이 실린 시집이다. 아름답고도 정직한 수사법을 구사하는 불문학자 황현산 선생이 번역한 『파리의 우울』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기존의 번역본들과는 차별되는 면밀하고 충실한 주해가 매 시마다 함께한다. 보들레르 문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이 묻어나는 주해는 수많은 보들레르 연구서를 아우르는 정수이며 독자적으로 아름다운 또 한 편의 산문이다.

이것은 시적인 산문이 아니다. 하나의 문학적 사건이다.『파리의 우울』에는 열광과 도취의 풍경이 비평적 현실의식에 의해 무참히 깨어지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는 곧 현대시의 운명에 대한 보들레르의 예언과도 같다. 베를렌, 랭보, 로트레아몽, 말라르메 등 근대 상징파 시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그 반증이다. 도시 인간의 현대적 정서를 새로운 형식과 내용으로 아우른『파리의 우울』은 문학 장르에 새로운 길을 제시한 하나의 문학적 사건이다.

『곁에 두고 읽는 니체』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니체의 말

인생의 본질을 꿰뚫어본 니체의 잠언을 통해 세상의 난관을 헤쳐 나가는 방법을 배운다! 현대인들의 삶은 하루하루가 버겁고 험난하다. 너무도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과 곳곳에서 부딪히는 난관 때문이다. 이런 어려움들을 정신없이 헤쳐 나가다 보면 어느새 길을 잃고 헤매거나 추락하기 십상이다. 그럴 때 우리 삶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사람이 있다. 바로 니체다. 니체는 ‘반역의 사고를 하는 제안자’라 불린다. 그는 세상 사람들이 기존의 상식이나 관습을 아무 의심 없이 대하면서 생각을 멈춰버리는 태도에 늘 의문부호를 제기했는데, 그렇다고 기존의 것을 헐뜯기만 한 게 아니라 그것을 대체할 새로운 가치관을 발견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 ‘지식탐험가’에 가까웠다. 이것이 바로 니체가 오늘의 젊은이들에게 삶의 지혜를 전하는 스승 역할을 하는 이유다. 『곁에 두고 읽는 니체』는 니체의 사상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이고 유용한 구절들을 골라 우리 삶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 책이다. 책을 읽다 보면 온몸을 던져 살라는 니체의 말처럼, 하루하루 체념하고 망설이며 살아가던 태도에서 벗어나 어느새 능동적으로 오늘을 살아가려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인생의 난관을 지혜롭게 돌파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들이 넘쳐나지만, 그런 책이 수천 권이라도 니체의 아포리즘에서 추출해낸 단 한 줄의 무게와 비교되지 않는다. 이 책을 통해 니체를 만나고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일수록, 당신도 틀림없이 그렇게 느낄 것이다.

<홍익문고 제공, 출판사 보도자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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