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변화하며 발전하고 있는 전염병의 위협


뎅기열

뎅기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염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로 모기를 통해 사람에게 전염되며 열대지방 사람들이 많은 피해를 입는다. 동남아시아에서 최초로 발병됐으며 이후 온도와 습도가 비슷한 다른 열대지방으로 퍼졌다. 뎅기열의 특이한 점은 위생이 잘 갖춰진 싱가포르나 호주에서도 주기적으로 발병한다는 것이다. 특히 싱가포르에선 지난 2005년 1만 3000여 명이 감염되고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구 온난화에 따라 위험도가 증가한 질병이기도 하다. 전 세계적으로 평균 기온이 올라가면서 모기의 서식지와 서식 기간 늘었고 결과적으로 뎅기열의 발생지역 역시 늘어나게 됐기 때문이다. 뎅기열은 치사율이 높은 질환은 아니며, 발병 1주 후부터 회복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병세가 확장돼 뎅기 출혈열에 이르면 사망할 수도 있다. 또한, 뎅기열이 무서운 점은 현재까지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는 것이다. 뎅기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치료법이 없으며 수액보충 등의 대증요법으로 통증을 완화하는 것이 치료의 전부이다.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메르스는 지난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최초로 발견됐다. 주로 중동지역에서 발병했으며, 치사율이 40%에 달해 해당 지역에 공포가 확산됐다. 아직 메르스의 치료제와 백신이 없으나 중동지역보다 의료수준이 높은 우리나라에선 감염된 182명 중 33명(17.6%)의 환자가 병사한 선에서 피해가 그쳤다. 우리나라에서 유행할 당시 병원이 메르스의 주요 감염지라는 소문이 돌아 대형 병원은 물론 민간 병원에 발길이 끊기는 등 여러 물질적 피해를 보기도 했다. 또한, 국가적 차원에서 관광수입이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피해가 있었다. 지난 6월 30일 이후로 사망자와 감염자가 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사스

사스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되는 질병으로, 지난 2003년 중화권 국가를 중심으로 유행하며 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홍콩에서 사업을 하던 한 미국인이 지난 2003년 3월 사망하면서 처음으로 학계에 보고됐으며 그를 치료한 중화권 의료진들이 감염되면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유행 당시 공기를 통해 전염된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WHO에 따르면 호흡기관에서 나온 에어로졸*이 감염 매개체라고 한다. 사스는 전염성이 강해 37개국에 퍼지는 데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았고, 치사율도 10%에 달해 유행 당시 여러 국가에서 사스가 자국에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 사스 발생국에서는 대중교통 이용률이 급감했고, 세계적으로 중국인 기피증이 일어 차이나타운 경제가 휘청하는 등 세계적 파급력이 큰 질병이었다. 또한, 지난 2003년 중국에서 개최 예정이던 FIFA 여자 월드컵이 미국으로 개최지를 바꾸는 등의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2003년 7월 대만을 마지막으로 WHO에서는 사스 종식을 선언했으나 이후 드물게 환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신종플루

신종플루는 지난 2009년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인플루엔자의 변종으로 A형 인플루엔자가 변이를 일으켜 만들어진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된다. 지난 2009년 미국의 10세 소아에게서 처음으로 발견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다. 발견 초기에는 돼지독감과 DNA 구조가 비슷해 이집트에서는 돼지 25만 마리를 도살처분하고 축산업계가 타격을 입는 등 피해가 발생했으나 뒤늦게 발병원인이 돼지가 아니라는 점이 밝혀졌다. 북미와 남미, 오세아니아에 특히 큰 피해를 줬는데 그중 멕시코는 국가적으로 패닉이 올 정도로 그 정도가 심각했다. 멕시코 국민은 모든 외출을 삼갔으며 식당과 유적지들은 한시적으로 문을 닫았다. 공기를 매개로 전염되는 신종플루가 매우 빠른 속도로 확산되자 WHO에서는 전체 감염자 수 파악을 포기했다. 전 세계적으로 최소 1만 7천583명이 신종플루로 사망했으며 국내에서도 270명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널리 알려진 치료제로는 타미플루가 있으나 오는 2016년까지 ‘로슈’라는 제약회사에 특허권이 있어 대량 제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에볼라

에볼라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질환이다. 지난 1976년 콩고민주공화국과 수단에서 최초로 환자가 발생했고, 이후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여러 차례 유행해 사상자와 피해를 냈다. 지난 2014년 기니를 시작으로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나이지리아 등의 국가에서 다시금 에볼라가 유행하고 치사율이 60%에 달해 국제사회의 공포감 역시 고조됐다. 미국과 유럽, 동남아 등지에서도 서아프리카 지역 방문자 중 환자가 발생하면서 서아프리카의 국지적인 전염병을 넘어 국제적인 재앙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더불어 에볼라 확산을 막고자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사람, 물자 이동이 제한되면서 이 지역 주민들은 물가고와 식량난으로 고통받았다. 지난 2015년 5월 라이베리아에서 종식 선언이 이뤄지는 등 환자가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에볼라는 여전히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미지의 질병으로 남아있다.

에이즈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아래 HIV)에 의해 발병되는 질병으로, HIV에 감염되면 체내의 면역세포가 파괴되고 면역력이 떨어져 환자는 각종 감염성 질환과 종양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된다. 에이즈는 본래 원숭이가 걸리는 질환이었으나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경로를 통해 사람에게 전염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원숭이를 사냥해 해체작업을 하던 도중 바이러스에 노출됐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미국에서는 20세기 초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되는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발생했고, HIV 발견 이후 이 환자가 에이즈에 걸렸던 것이 확인되면서 아프리카 대륙 이외의 국가 중 미국이 최초로 발병한 국가가 됐다. 여러 대륙에 걸쳐 많은 이들을 희생시킨 에이즈이지만 그 위험성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HIV는 진화속도가 매우 빨라 백신을 만들기 어렵지만, 진화를 거듭할수록 바이러스의 치명성이 약해진다는 연구결과가 영국에서 보고됐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2011년 독일 남성이 완치된 사례가 알려지면서 20세기부터 세계를 공포로 몰고 간 에이즈도 점차 극복 가능한 질병이 되고 있다.

조류독감

조류를 숙주로 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주로 조류 사이에 전염되나 간혹 조류에서 사람에게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 아직 사람 사이에 감염된다는 증거는 없으나 의심사례가 보고되고 있어 학계에선 여전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류독감은 20세기 초 이탈리아에서 최초로 보고됐으며, 지난 1997년 홍콩에서 최초로 인체 감염을 일으켜 사상자를 냈다. 감염된 사람들은 대부분 조류를 취급하는 축산업계 종사자들이다. 바이러스 자체가 열에 약해 조류의 살코기나 알을 익혀 먹으면 안전하다. 그러나 확산의 위험성 때문에 각국에서는 조류독감 유행 시 발견 지역 인근을 통제하고 가금류와 알을 폐기하는 방역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3년 바이러스가 검출됐지만, 인체에 감염된 사례는 아직 없다. 사람에게 감염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치사율이 높아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질병이기도 하다.

치쿤구니야열

생소한 질병인 치쿤구니야 열병은 아르보 바이러스**의 일종인 치쿤구니야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한다. 탄자니아의 환자에게서 최초로 발견됐으며 치쿤구니야는 모잠비크 키마코족 언어로 ‘몸을 구부러지게 한다’는 뜻을 갖고 있다. 병에 걸리게 되면 등에 통증이 심해 구부정한 자세로 누워있게 되기 때문이다. 열대병의 일종으로 모기를 매개로 전염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말라리아, 뎅기열과 비슷하나 통증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사망률은 높지 않지만 확실한 치료법이 없어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카리브해를 중심으로 한 열대지방에서 발병하므로 우리나라와 인연이 없는 질병으로 보였으나 지난 2014년 국내에서 내국인 1명과 외국인 1명이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가 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외국에서 감염된 이후 입국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은 사그라들었다.

콜레라

비브리오 콜레라라는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수인성 전염병이다. 아직도 수도시설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국가에선 공포의 대상으로 남아있다. 17세기 인도의 풍토병으로 처음 알려졌으며, 제국주의 시절 영국군에 의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19세기에만 전 세계적으로 5차례의 대유행이 있었고 현재도 산발적으로 유행이 일어나고 있는 질환이다. 특히 첫 유행이었던 1817년에는 조선에도 퍼져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1백만 명에 가까운 사상자를 냈다고 추측하고 있다. 당시 조선 인구가 1천만 명 정도였으니 인구의 1/10이 이 병으로 유명을 달리한 셈이다. 수도 시설이 열악한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에서는 콜레라가 고질병이며, 아이티에서는 지난 2010년 대지진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콜레라 대유행이 돌아 국가적 재난을 맞기도 했다. 지난 7월 17일 국제백신연구소가 복용하는 방식의 콜레라 예방약을 개발하고 효능을 입증해 극복의 희망이 생겨난 질병이기도 하다.
 

* 에어로졸 : 기체 속에 고체 또는 액체의 작은 방울이 분산된 것
** 아르보 바이러스 : 절지동물에 기생하는 바이러스를 통틀어 이르는 말
 

서형원 기자
ssyhw35@yonsei.ac.kr
이승학 기자
minor158@yonsei.ac.kr

그림 김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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