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열 열사 28주기 추모행사 열려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우리대학교에서는 이한열 열사 28주기 추모기획단의 주최로 이 열사를 기리는 다양한 추모행사가 열렸다. 추모 기간 동안 신촌캠 각 단과대 건물과 중앙도서관에, 국제캠 송도1,2학사와 종합관에 분향소가 설치됐으며 신촌캠 언더우드동상 앞, 국제캠 언더우드기념도서관 앞에서 사진전이 열리기도 했다. 또한, 9일 낮 2시에는 상대본관~정문~한열동산으로 이어지는 길놀이가 열렸으며 저녁 8시에는 백주년기념관에서 추모문화제와 추모의 밤이 진행됐다.
지난 1987년 6월 9일, 우리대학교 경영학과 86학번인 이 열사는 ‘6·10 대회 출정을 위한 연세인 결의대회’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을 맞아, 7월 5일 세브란스 병원 중환자실에서 사망했다. 이 열사가 사망한 지 5일 후 전국적으로 ‘애국학생 故이한열 열사 민주 국민장’(아래 국민장)이 거행되기도 했다. 이 열사의 피격 사건은 같은 해 1월 14일 일어났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함께 6월 항쟁의 주요한 계기가 됐다.
이 열사의 사망 28주기인 지난 9일, 낮 3시부터 5시까지 한열동산에서 추모제 및 기념비 제막식(아래 행사)이 열렸다. 행사는 ▲개회사 ▲이사장 인사 ▲총학생회장 인사 ▲경과보고 ▲86학번 후원금 전달식 ▲감사패 증정 ▲이 열사 모친 배은심씨 유족인사 ▲폐회 및 헌화 순으로 진행됐고, 약 200명이 참여했다. 사회를 맡은 상경대 학생회장 주대영(경제·11)씨는 “이 열사 기념비 제막식에서 사회를 볼 수 있게 돼 큰 영광”이라며 “우리들은 이 열사와 민주주의에 대한 당시 학생들의 열망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학생회장 송준석(정외·12)씨는 “원래 이한열 추모제는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것으로 유명한데, 기념비 제막식과 함께 추모제를 진행하게 돼 기쁘고 다시금 이 열사를 기억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며 인사를 전했다. 행사 내내 이 열사를 기리는 동아리들의 추모 공연이 이어졌고, 그중에서도 사과대 노래패 동아리 ‘늘푸른 소리’는 이 열사의 추모곡인 ‘마른 잎 다시 살아나’를 공연해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한열동산에 있었던 기존의 추모비 대신 기념비가 새로 세워지는 제막식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기념비를 새로 세운 이유는 지난 1988년에 세워진 추모비가 훼손되면서 더는 자리를 지키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한열기념사업회 김학민 이사장은 “이 열사의 삶이 역사의 한 페이지로 넘어온 것 같다”며 “기념비를 세울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훼손된 추모비는 우리대학교 박물관에 보존될 예정이며, 추모비가 세워지는 데 크게 이바지한 김봉준 화백에게 감사패가 전달되기도 했다.
이 열사가 우리 곁을 떠난 지 28년이 지났지만, 민주주의를 향한 이 열사의 뜨거운 염원과 희생은 우리 가슴 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 전두환정권 말기인 1987년 1월 14일,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박종철 학생이 경찰조사를 받던 중 고문으로 사망한 사건. 

 

이유림 기자
yurrr1104@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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