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은 기원전 5000년, 4000년경과 기원후 946년, 1668, 1702년 등 수차례 폭발한 전력이 있는 화산이다. 가장 최근에는 1903년에 분화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서기 946년 분출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화산 폭발 가운데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당시 분출한 화산쇄설물양은 96-120 km3에 달하고, 동해를 가로질러 일본 열도 북부 홋카이도 지역에 5 cm가 넘는 화산쇄설물 퇴적층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수 차례의 폭발로 백두산 정상부에는 지름 5 km의 분화구가 형성되었고, 분화구 내에는 최대 수심 370 m, 담수량 20억톤의 거대한 천지가 만들어졌다. 이런 백두산에 화산 분화 증후로 추정되는 다양한 현상이 관측되었다. 2002년 여름에는 하루에만 30회 이상의 지진이 관측되는 등 지진발생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였고, 지각 내에 지진파 저속도층이 관측되고, 백두산 정상부가 매년 평균 3 mm 씩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관측되기도 하였다. 또한 맨틀에서 기원한 가스가 관측되고, 80°C에 이르는 뜨거운 온천수가 백두산 정상부에서 꾸준히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화산 분화 임박 증거로 제시되는 관측결과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 시각도 있다. 먼저, 백두산 지역의 지진발생 빈도가 다른 활화산 지역의 지진발생 빈도에 비해 낮은 편이다. 특히 2002년부터 급격히 증가했던 지진발생빈도 역시 2006년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지각 내 지진파 저속도층이 항상 마그마방을 의미하지 않는 점도 들 수 있다. 지진파의 속도는 매질의 구성성분과 온도, 압력 조건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이다. 백두산 정상부의 부품 현상에 대해서도 엇갈린 관측 결과가 존재한다. 최근의 인공위성 관측 자료에서는 백두산 정상부의 뚜렷한 부품 현상이 관측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렇듯 엇갈린 평가에도 불구하고 100년 전에도 분화한 바 있는 활화산인 백두산이 미래의 언젠가에 또 다시 분화할 것이라는 점은 학계 내에서도 일치된 의견이다. 백두산이 분화할 경우, 우리나라에 미치게 되는 피해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소규모의 분화일 경우, 피해는 국지적으로 한정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분화 규모가 크면, 피해는 한반도를 비롯해 중국, 일본을 포함하는 동북아 지역까지 범위가 확대된다. 특히, 백두산 화산 구성 마그마는 점도가 큰 유문암질 마그마로서, 화산 분출시에 강력한 폭발력을 동반하게 되고, 다량의 화산쇄설물이 분출된다. 이로 인해, 항공기 운항 및 물류 대란, 호흡기 질환, 농작물 냉해, 정밀기기 산업 피해등, 인명피해와 함께, 다양한 경제적 피해가 예상된다. 최근 국민안전처 발표에 따르면 백두산에서 화산폭발지수 (VEI) 7의 분화가 있는 경우, 우리나라가 입게 될 경제적 피해규모가 11조원에 이른다는 발표가 있었다. 피해 산정에 있어, 고려된 기류의 방향과 화산재 확산 범위 등에 실제와 다른 과도한 가정이 포함되었음이 감안해 볼 때, 피해 규모가 다소 과장되었을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혼과 뿌리에 연결된 백두산 화산 폭발은 경제적 피해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러한 까닭으로 백두산 화산에 대한 정밀 조사가 꼭 필요하다. 화산 분출 시기와 예상 분화 크기에 대한 조속한 연구가 필요하다. 최근들어 우리나라, 중국, 일본 3국 정부 당국간 혹은 민간 채널을 통해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백두산 화산의 신비가 풀릴 날이 어서 오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