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대중교통 경전철 서부선, 변화하는 정책 속 불투명한 미래

서울시민의 발이 돼주는 대중교통. 하지만 서울시에는 많은 대중교통 소외지역이 있어, 이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서울시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 집에서부터 역까지 1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도시철도를 만들기 위해서 경전철 도입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 경전철 노선 중 하나인 서부선이 우리대학교 주변을 지날 것이라는 계획에 학생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경전철은 무엇이고, 서부선은 지역사회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경전철, 대중교통의 새 시대를 이끌다

경전철은 버스와 지하철의 단점을 극복한 새로운 대중교통 수단으로, 중전철인 지하철보다 적은 전기를 사용하며 무인으로도 운행할 수 있어서 인건비 및 관리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소음이 적고 화석연료 대신 적은 전기를 사용하기에 환경친화적인 경전철은 차세대 도시철도의 역할을 해낼 수 있다. 우리대학교 정진혁 교수(공과대·교통계획)는 “경전철은 시간, 운영, 환경, 교통사고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고 답했다. 경전철은 현재 미국,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상용화돼 있으며, 우리나라도 이런 추세를 좇는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산광역시와 김해, 용인시, 의정부시 순으로 경전철을 도입해 운행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서울시도 경전철을 도입하기 위해 「서울특별시 10개년 도시철도 기본계획」을 발표해 2008년에 확정했다. 해외 대도시들의 도시철도 현황과 우리나라의 상황을 비교해봤을 때 우리나라의 도시철도가 턱없이 적은 실정이기 때문에 증설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경전철을 통해서 도로 의존형 교통체계를 철도수송체계로 변화시키며, 대중교통 수단 분담률을 64%에서 75%까지 끌어올릴 계획을 하고 있다.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도시철도 소외지역이 최소화되며, 도시철도에 접근성이 떨어졌던 동북권, 서북권, 서남권 시민들의 도시철도 이용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계획에 따르면 총 9개 노선의 경전철(▲신림 ▲동북 ▲서부 ▲면목 ▲우이신설연장 ▲목동 ▲난곡 ▲위례신사선 ▲위례선)을 도입하기로 했으며, 서부선은 우리대학교가 있는 연희동 지역을 지나게 된다. <관련기사 1568호 1면 ‘‘연세대역’ 및 ‘신촌역’ 건립 예정’> 서울시의 계획은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의 보완 끝에 현재 국토교통부의 심의를 받는 절차 중에 있다. 서울시청 도시교통본부 교통기획관 교통정책과 철도계획팀 관계자(아래 서울시 관계자)는 “국토교통부의 승인 이후에는 민간투자사업 절차에 따라 사업의 민자 적격성을 재검증할 것”이라고 답했다.

▲ 서울시의 경전철 예상 노선도

갈팡질팡 경전철과 서부선의 미래

이처럼 장점이 많은 경전철이지만, 그 미래를 아직은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런 의문이 불거지게 된 것은 지난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서부선의 재검토 입장을 밝힌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그 이후 2013년 7월, 서울시가 「도시철도 종합발전방안」으로 계획안 이름을 변경하자, 기존 경전철과 서부선 노선이 취소됐다는 추측성 보도로까지 이어져 혼란은 가중됐다. 이에 서울시는 본래의 도시철도 ‘기본계획의 타당성을 5년마다 검토해야 하는 관련법규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며 서부선을 비롯한 기존 경전철 계획 취소에 대해 부인했다.
하지만 박 시장은 발표 이후 거센 반대 여론을 맞았다. 경전철 공사는 빠른 서비스 제공과 시의 경비 지출 최소화를 위해 민간투자사업(아래 민자사업)의 모습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 민자사업의 수익구조가 불확실해 실제 경전철의 수익이 적다는 것이다. 제248회 서울특별시의회 임시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동승 서울시의원은 “국내에서는 경전철이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며 “수요예측이 제대로 되지 않아 신뢰성이 없으며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있다”고 박 시장에게 질문했다. 이에 박 시장은 “용인, 의정부와 같은 일부 지자체에서는 민자사업의 수요를 과대책정하고 협약에 특혜를 주며 문제가 빚어진 것일 뿐”이라며 “민자사업은 계약의 재구조화를 통해 안정적인 모습으로 완전히 변화했고, 수요측정도 서울연구원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했기에 객관적이다”고 답변했다.
또한, 서울시의 부채도 반대 여론의 주장 중 하나였다. 지난 2014년 말 기준 서울시 17개 산하기관의 부채가 22조 5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서울시는 타도시에 비해 자립도가 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는 2009~2012년간의 재정자립도와 재정력 지수의 연평균이 87.8%와 101.2%로 타도시의 평균 57.46%와 78.4%보다 더 높은 지수를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의 재정상태가 풍부한 상황은 아니지만, 타시도에 비해 안정적”이라고 답했다.
경전철에 대한 논란은 2013년 이후에도 계속됐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박 시장이 내건 경전철 공약이 선심정책이라는 비판이 이어져 경전철의 미래는 더욱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서울시장 후보였던 정몽준 전 의원은 당시 “박 시장이 경전철 사업을 무리하게 진행해 국토교통부로부터 보완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에 “국토교통부의 검토를 수용해 위례신사선과 위례선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명시했기에 시간이 지난 후 그에 대한 보완을 요구 받은 것”이라며 “절차상에 하자가 있었다는 지적을 받은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우리대학교 주변 지역사회와 서부선

이렇게 갈팡질팡 서부선과 경전철의 미래는 계속해서 뒤바뀌고 있지만, 서부선이 개통된다면 우리대학교 주변 지역사회에 경제성이나 편의성 부분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의 보고서에 따르면 서부선은 서북권과 서남권을 직선으로 연결해 서울의 남북축을 형성하는 것을 꾀하고 있다. 정 교수는 “서부선은 각종 비용 절감 측면에서 순위가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또한 서부선이 개통되면 지하철을 통해서 이동하는 우리대학교 학생들과 주변 지역주민들의 편의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대학교 주변에 있는 역은 지하철 2호선 신촌역으로, 서울시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2호선은 차내 혼잡도*가 196%로 국토교통부 권고 차내 혼잡도인 150%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그리고 신촌역의 경우 1~4호선 역별 하루 승·하차 인원은 11만 2천115명으로 119개의 역 중 11위를 차지했다. 정 교수는 이에 “서부선은 교통체증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리대학교 주변 도시 시설과 계획개념을 다시금 정리할 수 있는 좋은 발전의 기회”라고 말했다.
서부선의 개통에 대해서 우리대학교 주변 주민들과 상인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현대백화점 앞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종영(48)씨는 “한 번에 서울대 쪽으로 가는 노선이 없어서 불편했다”며 “교통이 편리해질 것 같아서 찬성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연희동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A씨는 “연희동에 경전철이 들어서면 환경이 더 안 좋아질 것 같다”며 “교통이 좋아지면 사람들이 늘어나 빌라나 아파트도 많이 생겨서 연희동만의 고유의 모습이 사라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한편, 지역주민들과 상인들 대부분은 계속 늦어지는 서울시의 착공에 불만을 제기했다. 이씨는 “정치인들이나 서울시의 말이 계속 변해 이제는 기대를 접었다”며 “공사가 실제로 시작돼야 경전철이 생긴다는 주장을 믿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선진적인 교통체계를 만들겠다며 시작된 서울시의 경전철 사업. 하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던 전례들과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 때문에 사업이 주춤하고 있다.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그리고 지역사회를 위한 경전철이 계획되고 개통돼야 할 시점이다.

*차내 혼잡도 : 최대 혼잡시 정원 대비 열차에 탄 사람의 비율. 차량당 정원은 중량전철 시 열차 1량당 160명임.

글 오지혜 기자
dolmengemail@yonsei.ac.kr
<자료 출처 서울시청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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