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백년의 기억, 다가올 백년의 도약: 연문(延文)

1915년에 조선기독대학으로 출발하여 연희전문학교 문과, 연희대학교 문학원을 거치면서 올해 백주년을 맞이하는 우리 문과대학은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인문학 분야의 단과대학으로서 선도적 역할과 책임을 다해 왔습니다. 그동안 배출된 2만 5천여 명의 연문인(延文人)은 한국사회의 전 분야에 걸쳐 커다란 발자취를 남겨 놓았으며, 지금도 우리 동문들은 인문학 교육, 정치, 경제, 언론, 출판, 예술 등 모든 영역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며 중추적인 핵심 인재로서 활약하고 있는 중입니다.

연세는 서양의 선교사들이 기독교 이념에 따라 세운 학교였으나, 그 어느 곳보다 우리의 말과 글, 역사와 문화를 소중히 지키고 가꾸었던 터전이었습니다. 즉 연세의 학풍은 근본적으로 동서 학문의 융합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이론과 현장성의 조화를 강조하는 선구적인 ‘통섭’의 전통 속에서 이어져 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정인보, 최현배, 김윤경, 백낙준, 홍이섭, 그리고 윤동주로 대표되는 문과의 준엄하면서도 고결한 정신이 항상 자리하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지난 백년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을 기념하고 동시에 미래의 백년을 준비하는 올해, 우리 문과대학은 인간과 삶, 세계와 시대의 의미와 방향을 묻는 사회의 요구에 다시금 부응해 나가고자 합니다. 동양과 서양, 고전과 현대, 민족성과 세계성 등 다양한 가치를 토대로 학문의 융‧복합 및 이론 탐구와 실천적 응용의 병행 발전이라는 빛나는 학풍을 이어감으로써 문과대학은 한국 인문학 연구와 교육의 수준을 한층 드높이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고자 하며, 그런 교육 환경 속에서 재학생과 졸업생은 앞으로 자신의 꿈과 끼, 상상력과 감수성, 창의력과 잠재력 등을 적극 발휘함으로써 21세기의 새로운 인재상으로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