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상담하러 신촌캠까지 갈 필요 없어요”

지난 4월 20일, 성폭력대책위원회의(아래 대책위)에서 국제캠에 성평등센터를 설치하고, 성폭력 전문 상담원이 근무하도록 하는 안이 의결됐다. 대책위는 매 학기 한 번 열리는 정기회의로, ▲교학부총장 ▲학생복지처장 ▲대학원부원장 ▲성희롱·성폭력상담실장 등이 참여한다. 이에 오는 6~7월부터 학생들이 성폭력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성평등센터가 국제캠에 마련되고 기존에 신촌캠에서 근무하던 성폭력 전문 상담원이 협의를 통해 월~금 5일 중 1~2일을 정해 국제캠에서 근무하게 될 예정이다.

그동안 학생복지처에 소속된 성희롱·성폭력 상담실에서는 ▲성폭력 피해 신고접수 ▲성폭력 피해 상담 ▲피해자 보호조치 및 심리치료 ▲성폭력 접수 사건 조사 ▲성폭력 예방 교육 등의 업무를 맡아 왔다. 하지만 상담실은 신촌캠에만 있었기 때문에 국제캠에서 거주하는 학생들이 이용하기에 쉽지 않았다. 이에 총여학생회(아래 총여)는 국제캠에 성평등센터를 설치하고 성폭력 전문 상담원을 배치하기 위해 지난 2월 12일 ‘성평등한 국제캠퍼스 형성을 위한 요청안’을 RC 교육원에 전달했다. 또한, 총여는 4월 7일 국제캠 ‘봄날의 RC를 좋아하세요?’ 공청회에도 참가해 이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 4월 20일 열린 대책위에서는 2학기부터 상담센터와 같은 공간에 성평등센터를 운영하고, 이 곳에 성폭력 전문 상담원을 배치하는 의결안이 통과됐다.
이에 대한 국제캠 학생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이주현(사복·15)씨는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성폭력 상담에 관심을 가지고, 국제캠의 문제도 보완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피준경(사학·15)씨는 “성평등센터가 국제캠에 거주하는 여학생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해당 안은 의결됐으나 실제 국제캠에서 상담이 진행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현재 국제캠에는 성평등센터가 배정된 건물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상담센터 이전 공사가 완공되고 남은 공간에 배정된다. 공간 배정 문제 이외에도 성평등센터는 비밀이 보장돼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상담센터 내에 위치할 필요가 있다. 총여학생회장 정혜윤(철학·12)씨는 “국제캠은 많은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는 곳이기 때문에 개방된 공간에서는 내담자가 성폭력 상담을 받으러 가기 꺼릴 수 있다”며 “상담센터에 장소를 마련하게 되면 상담의 종류를 알 수 없어 비밀이 더 보장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정씨는 “따라서 실제 상담 운영은 공사가 끝나는 6~7월부터 이뤄질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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