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원주 총학생회장, 총동연회장, 새내기가 모여 연세의 미래를 논하다

우리대학교는 1885년 창학 이후 130년 동안 ‘진리와 자유의 기독교 정신을 함양한 지도자 양성’이라는 건학정신 아래 발전을 거듭해왔다. 최근 들어 백양로 재창조 프로젝트, 수강신청제도 개편 등의 우리대학교의 발전을 위한 변화들에 대해 여전히 갑론을박이 진행되는 상태다. 이에 우리신문사는 연세의 현재와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지난 4월 28일 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에는 신촌캠 총학생회장 송준석(정외·12)씨, 원주캠 총학생회장 노승원(EIC정치문화·12)씨, 신촌캠 총동아리연합회장 박혜수(토목·11)씨, 그리고 올해 우리대학교에 입학한 이철(인문과학부·15)씨가 패널로 참여했다.
 

▲ 노승원(EIC정치문화·12)
▲ 박혜수(토목·11)
▲ 송준석(정외·12)
▲ 이철(인문과학부·15)

 

Q. 130주년을 맞은 연세가 앞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준석 : 학교 측은 직면한 문제에 대해 돈이 없다는 식의 얘기만 내놓는다. 연세가 구성원에게 명예롭고 사랑받는 학교 되기 위해서는 이런 방식의 발전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시달린 기억밖에 없는데 동문들이 어떻게 기부를 하고 학교 발전을 고민하겠나. 구성원들을 먼저 보고, 복지, 교원확충부터 이뤄진 이후 개발이 이뤄져야한다. 구성원들의 희생을 요하는 발전은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고 생각한다. 학교가 나를 위해서 투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사회적 책임을 지는 것을 보여줄 때야 비로소 연세인들이 우리대학교를 사랑하고 발전을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승원 : 시설과 비용 전에, 실질등록금을 다시 볼 필요가 있다. 1인당 등록금, 교내장학금, 실질등록금 등이 국내 사립대학 평균에 비해 높다. 그러나 장학금은 너무 적다. 장학금의 파이 자체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연세 구성원 모두 머리를 모아서 고민을 해봐야한다. 시설적인 부분에서는 기숙사, 자취 비용, 교통 비용 등이 원주캠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와 닿는 비용인데 기숙사 비용 같은 경우, 현재 특별회계로 운영되다보니 회계를 항시 열람할 기회는 없다. 기획처에선 현재 한달째 자료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특성화 사업도 원주캠에서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동아시아국제학부의 경우 야심차게 출발했다. 지금은 전임교수가 3명만 남았다. 학교에서 이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는 것 같다.

혜수 : 결정 과정에 있어 정당한 절차의 마련이 시급하다. 지금까지는 학교가 효율성을 추구해 급진적 양적팽창,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나는 업적달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생각한다. 발전은 큰 성과로 남을 수 있지만, 구성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결과는 가치가 없다. 늦어지더라도, 힘들더라도, 비효율적이더라도 정당한 과정이 중시되어 학내 민주성이 확보된다면 지금보다 더 의미가 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결국 학교 측 의지의 문제이므로 학내 구성원과의 소통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철 : 학교가 학생들을 무시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하지만 막상 학생들은 학교의 전달사항을 보긴 보는데, 보는 것이 다이다. 나 또한 처음에는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무엇이 문제인지 몰랐는데, 이것은 진정한 전달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단순한 전달이 구성원들의 의사결정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학생들이 학교에게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많이 밀려왔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도록, 많은 학생들이 진심으로 참여해야한다. 그리고 학교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수용해 이를 제대로 표현해줄 수 있는 책임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한다.
 

Q. 연세의 학생사회가 21세기에서 가진 의의는 무엇인가?

준석 : 학생이 구조적으로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파악하고 개별적 문제를 확대해 함께 해결해 나가는 것이 학생사회의 의의가 아닐까 싶다. 20세기에 거대한 담론에 대해 얘기했다면 이제는 그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승원 : 신자유주의의 허점은 이미 드러났다. 이런 시스템에서 생기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므로 결론은 하나다. 소공동체 중심으로 사회가 구성되는 것, 우리가 하나의 공동체 안에서 하나의 본질을 가지고 형성돼야 한다. 그 예로 현재 원주캠의 교통 문제를 학생들과 이야기로 풀어나가려 노력 중이다.

혜수 : 당선 당시 공약에 대표자회의의 익명제 시행이 있었고 현재 이를 진행 중이다. 회의에서 나의 직위를 밝힘으로써 발언에 더 큰 힘이 실림에도 불구하고 익명제를 주장한 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권리를 중요하게 봤기 때문이다. 동아리 회의가 대표제로 전환됐을 당시 성소수자 동아리가 대표직을 잃었다. 따라서 학생사회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모든 구성원의 권리를 보장해주는 것을 주요 기조로 삼았다. 구성원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우선 제도적인 변화와 소통이 중요하다. 학생의 권리가 위협받는다면 도발, 무력투쟁 등 다소 강경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권리를 지켜내야 한다.


Q. 최근 지속적으로 제기된 학내 노동자 인권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준석 : 총학생회장에 당선되자마자 노동자 해고 문제가 발생했다. 학교에서 용역비를 줄이려는 목표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구조조정 이전에도 국제캠의 청소노동자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대학교는 효율성이라는 이름 아래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이러한 대응은 학생과 노동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학내 구성원에 대한 이런 식의 대응이 과연 옳은 것일지 의문이다.

승원 : 원주캠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3교대 체제가 2교대로 바뀌고 경비노동자의 순찰시간 임금을 삭감하는 것으로 협의가 이뤄졌다. 또한 원주캠은 절대적인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노동자의 휴게공간 또한 열악하다. 따라서 노동자의 복지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새로운 공간 건립이 절실하다.

철 : 신입생은 학교가 본질적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문제에 직면해 있는지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모든 사안에 대한 학생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어떤 문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지는 알리려고 노력했으면 좋겠다.

혜수 : 총동아리연합회 대표로서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학생들의 의견 간에는 분명히 온도 차가 있고 오해들도 존재한다. 일부 학생들은 결국 서로의 잇속을 위한 싸움이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 이는 옳고 그르다고 섣불리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어떤 의견이라 하더라도 대표자라면 열린 마음으로 수용할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소통의 창구가 마련돼야 이 문제도 해결되는 것이 아닐까.

이번 좌담회는 창학 130주년을 기념해 우리대학교가 가진 여러 문제들을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지난 130년간 우리나라의 대학 문화를 선도하며 끊임없이 발전해온 우리대학교가 다음 130년을 바라보기 위해선 학생들과의 소통을 통해 학생 사회의 끊임없는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들으며 이것을 발전의 초석으로 삼아야 한다. 학생들 역시 불만을 토로하는 데에 그치지 말고 교내의 사안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학생사회의 구성원들이 참여한 이번 좌담회가 연세의 미래를 그리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글  130주년 공동 취재단
chunchu@yonsei.ac.kr
사진 전준호 기자
GhicJin@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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