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을 이용한 근로자 구조조정이라는 비판 제기돼

지난 4월 28일, 학교법인 연세대학교(아래 법인) 소속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빌딩(아래 세브란스빌딩)의 근로자들이 법인사무처를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연세재단빌딩분회 소속 근로자들로, 지난 3월 용역업체와의 재계약 과정에서 8명의 근로자가 계약만료로 일자리를 잃은 것을 항의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다. 이날 법인사무처가 위치한 핀슨관에는 제18대 총장선출과 관련한 이사회가 열렸고, 노조는 건물 밖에서 네 시간가량 기다렸지만 끝내 입장을 전달하지 못했다. 
 
서울역 맞은편에 있는 세브란스빌딩에서 22년 동안 일하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은 것은 지난 3월 한국자산관리협동조합(Korea Property asset Management Cooperative, KPMC)이라는 협동조합이 설립돼 용역 계약을 체결되면서부터다. 이전까지 세브란스 빌딩은 동우공영이라는 회사가 관리해왔으나 지난해 말 동우공영의 관리소장과 관리직 6명은 KPMC를 만들어 새로운 시설물 관리 용역업체로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기존 근로자들이 KPMC에 가입하는 과정에서 몇몇 근로자들은 임금삭감이나 시간제 전환을 요구받았다. 또 일부는 아예 입사 지원 자격이 없다고 통보받아 고용승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하해성 조직부장은 “법인 측에서 관리소장에게 이와 관련한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는 녹취록이 있다”며 이 문제가 원청인 법인과 관련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하 조직부장은 “이러한 협동조합은 지난 수 년 동안 노조 때문에 함부로 구조조정을 못 하던 연세대의 새로운 구조조정 방식”이라며 “이는 한 대학만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반적인 원청의 꼼수로, 서경지부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인은 우리신문사의 취재요청에 이와 관련해 답할 내용이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한편 노조는 지난 3월 25일에도 법인사무처를 항의 방문했으나 소통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면담이 무산됐다. 양측의 갈등은 결국 몸싸움으로 이어졌고 법인의 신고로 경찰차 네 대가 학교 안으로 출동하기도 했다. 이러한 학교의 조치는 학생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에 지난 4월 10일, 사과대 학생회는 학내 경찰진입 관련 입장문을 통해 ‘사건 당일은 등록금 문제에 맞서 싸우다 공권력에 숨졌던 노수석 열사의 추모 기간이었는데 열사를 추모하는 대학은 신자유주의와 대학기업화가 사람을 해고하는 곳이 돼버렸다’며 협의보단 위협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학교 본부의 태도를 지적하고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법인은 학내 경찰 진입과 관련해서도 역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최명훈 기자
cmhun@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