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문제에 대응하는 대학 사회의 1년을 짚다

▲ 지난 2014년 8월 29일, ‘연세대학교 학생 교수 동문 8.29 도심 순례’가 진행됐다.

세월호 참사가 1주기를 맞이한다. 지난 1년 동안 대학생들은 세월호 참사가 드러낸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 세월호와 대학 사회, 그 1년의 발자취를 짚어본다.


참사 초기, ‘구조 활동 지원에 총력’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직후, 대학 사회는 승객들의 구조 활동을 돕기 위해 다양한 지원 활동을 벌였다. 참사 발생 직후 성균관대 건축학과 조성룡 석좌교수와 제자들은 세월호 내부 모형을 제작해 진도로 보냈다. 세월호 구조 활동을 보다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였다.
학교별로는 총학생회가 중심이 돼 진도로 봉사 활동을 가거나, 진도에 구조 활동을 도울 수 있는 물품을 보내기도 했다. 우리대학교의 경우, 총학생회가 중심이 돼 지난 2014년 4월 28일부터 촛불 추모제가 열린 2014년 5월 9일까지 우리대학교를 추모공간화하고, 구조 지원 물품을 진도에 보냈다. <관련기사 1730호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 촛불 추모제’>


대학 사회가 목소리를 내다


세월호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안전과 관련된 총체적 문제를 보여줬다. 대학 사회는 안전과 관련된 시스템 전환 혹은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2014년 5월 8일에 광화문 세종대왕상에서 감리교신학대학 도시빈민선교회 소속 대학생 8명이 기습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시위를 통해 세월호 유가족들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라는 주장을 했다. 2014년 5월 10일에는 홍대입구·명동에서 대학생들의 침묵시위가 있었다. 이들은 세월호 선내 방송 ‘가만히 있으라’를 비판하기 위해 침묵시위를 벌였다고 한다. 2014년 5월 12일에는 경희대 총학생회의 공동성명이 있었다. 당시 경희대 총학생회는 여러 단과대 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아래 중운위) 회의를 거쳐 공동성명을 냈다. 경희대를 졸업한 전(前) 총학생회장 박이랑(사학·08)씨는 “세월호 문제는 단순히 행정, 정치적인 문제만은 아니다”며 “자본의 문제, 신자유주의의 문제 등 여러 문제의식을 담아 공동성명을 했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세월호가 보여준 문제에 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주체는 ‘교수’였다. 지난 2014년 5월 14일에는 우리대학교 교수 131명이 발표한 성명서 성격의 시국선언을 시작으로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들, 성균관대 문과대학 휴머니스트 교수들, 서울대 민주화교수협의회,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성공회대, 강원대, 대구대 교수들이 시국선언을 하는 등 전국적으로 시국선언의 물결이 펴져갔다. 이에 대학생들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4년 6월 2일에는 서울대 총학생회가 시국선언을 발표했고, 6월 5일에는 경희대·이화여대·고려대·서강대·성공회대 학생들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일련의 시국선언·성명서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대부분의 시국선언문·성명서는 ‘세월호 참사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자본주의의 병폐·정치적 무능을 드러낸 사건이다’라고 언급했다.


세월호 특별법, 또다시 거리로


세월호 문제가 ‘세월호 특별법 제정 논쟁’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면서 대학생들은 다시 거리로 나섰다. 우리대학교 총학생회는 지난 8월 29일 ‘세월호 특별법 제정 위한 행진’이라는 도심 순례를 기획했다. 우리대학교 51대 총학생회장 이한솔(문화인류·10)씨는 “당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둘러싼 논쟁이 지속되고 있었다”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바라는 마음에서 도심 순례를 기획하게 됐다”고 전했다. 지난 2014년 9월 1일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약 15개 대학 총학생회가 모여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2014년 9월 3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가두행진을 한다는 사실을 예고하고, 광화문으로 행진했다. 이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주장하는 대자보가 수도권 대학 곳곳에 나붙었다. 또한, 우리대학교는 지난 9월 27일 세월호 유가족 국민간담회를 열고 세월호 문제 해결에 대한 심도 깊은 토론을 했다. <관련기사 1738호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이씨는 “세월호 참사 발생 직후에는 추모와 구조 활동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2학기에는 세월호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찾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활동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들의 목소리는 끝나지 않았다


용인송담대 컴퓨터게임학과 송두헌 교수는 “세월호 문제가 조금씩 해결되려면 최소 5년, 많게는 10년이 필요하다”며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세월호 문제를 잊지 않고 다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송 교수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기성세대들이 해결하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다”며 “아직 비제도권에 있어 이해관계에 얽히지 않은 대학생들이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가 돼야한다”고 전했다.

세월호 참사는 단순한 원인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여러 문제가 오랜 시간 동안 쌓이면서 발생한 사건이다. 세월호 참사는 많은 시간이 흘러도 해결하기 쉽지 않을 문제들을 만들었고, 그만큼 오랜 시간 동안 우리에게 숙제로 남아있을 것이다.


 

글 박상용 기자
doubledragon@yonsei.ac.kr
사진 손준영 기자
son113@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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