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2012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불면증 환자는 2008년부터 5년간 연평균 16.7%씩 지속적으로 늘어왔다. 우리들의 ‘잠 못 이루는 밤’이 깊어갈수록 잘 자고 싶은 우리들의 마음은 점점 간절해진다. 잘 자는 것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지금, 우리대학교 학생들은 잘 자고 있을까? 지난 3월 23일부터 24일까지 우리대학교 학생 84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연세인의 수면생활은 어떠한지 알아봤다.

하루 평균 6.27시간은 모자라!

우리대학교 학생들은 하루에 몇 시간이나 자고 있을까? 설문 결과 우리대학교 학생들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주중 6.27시간, 주말 7.62시간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수면재단이 발표한 청년과 성인의 적정 수면시간*인 7~9시간과 비교했을 때 1시간 정도 모자란다. 수면시간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주중과 주말의 기상 시각 차이였다. 주중에는 아침 7~8시에 일어난다는 응답이 351명, 응답자 수의 41.4%로 가장 많았지만 주말은 아침 9시 이후가 478명으로 응답자 수의 56.4%를 차지했다. 이는 많은 학생이 주말에 늦잠을 자면서 주중에 부족한 수면시간을 채운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우진(스포츠레저·11)씨는 “주말엔 주중보다 2시간 정도 더 잔다”며 “주말에 몰아서 자면 일주일간 쌓였던 피로가 조금 풀리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런데 주중에 모자란 잠을 주말에 몰아 자는 것은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 펜실베이니아대학이 지난 2013년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주말에 8~10시간 정도 몰아서 잤을 때 평소에 6시간만 잤을 때보다 혈중 스트레스 호르몬과 염증 수치가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즉, 주중에 잠이 부족한 사람들이 주말에 몰아 자는 것은 실제로 피로 회복에 효과가 있다는 것. 하지만 주말에 10시간 이상씩 잘 경우 뇌의 생체시계를 늦춰 오히려 수면균형이 깨질 수 있다. 따라서 주말에 모자란 잠을 자는 것은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되나 적정 수면시간을 지켜서 자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내게 맞는 수면환경 조성하기

수면시간뿐만 아니라 수면 환경 역시 잘 자는 데에 중요한 요소다. 수면 환경에는 수면 자세와 장소 등이 포함되는데 잘못된 자세로 잤을 때 온종일 목이 아팠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수면 환경이 수면의 질을 결정하는 데 있어 꽤 중요한 요소라는 것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조사 결과 우리대학교 학생들의 89.4%는 침대에서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위인 ‘바닥에서 잔다’는 응답보다 10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이는 서구화된 생활양식의 변화를 반영하기도 하지만 기숙사에 모두 침대가 설치돼 있고,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기숙사에 많이 거주한다는 사실도 조사 결과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우리대학교 학생들의 ‘인기 수면자세’는 응답자의 45.4%인 363명이 선택한 ‘바로 누워 잔다’였다. 또한 그 뒤를 이어 ‘웅크리고 잔다’가 355명, 응답자의 42.9%의 선택을 받았다. 그렇다면 특별히 숙면에 좋은 수면자세가 있을까? 동산의료원 수면센터 조용원 교수는 “수면자세는 개인차가 있으며 일률적이지 않다”며 “기도가 눌리지 않고 신체적으로 불편감이 없는 자세로 자면 좋다”고 말했다.
완벽한 수면자세는 없지만 수면자세마다 차이점은 존재한다. 건강사이트 ‘헬시푸드 하우스닷컴’에 따르면 바로 누워 자는 자세는 목과 척추에 좋지만 코골이가 있는 사람에게는 코골이를 악화시킬 수 있어 좋지 않다. 반대로 태아처럼 웅크리고 자는 자세는 코골이를 하는 사람에게는 좋지만 등과 목에 통증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어 옆으로 곧게 누워 자는 것은 척추에 도움이 되고, 등과 목의 통증 완화에도 좋지만 피부노화를 촉진하고 팔이나 어깨에 통증을 가져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엎드려 자는 것은 숨을 쉬기 위해 얼굴을 옆으로 돌려야 해 목에 부담을 준다. 수면자세별로 장단점을 알고, 자신에게 맞는 수면자세를 선택한다면 한결 달콤한 ‘꿀잠’을 잘 수 있을 것이다.

남과 여, 침대에서도 다르다

한편 연세인이 가진 수면장애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를 분석하던 중 흥미로운 결과를 발견할 수 있었으니 바로 코골이/무호흡증이 있다는 응답이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2배 가까이 많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여자들의 경우 수면장애가 있다고 대답한 142명 중 33.8%에 해당하는 48명만이 코골이/무호흡증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지만 남자들의 경우 수면장애가 있는 150명 중 무려 58%에 해당하는 87명이 코골이/무호흡증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조용원 교수는 "원래 코골이 및 수면 무호흡증은 남성이 여성보다 2~3배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남성이 여성보다 체중이 더 나가고 목둘레가 굵은 신체적 특성 때문에 그렇다"고 이유를 밝혔다.
전체의 34.7%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최소 하나 이상의 수면장애가 있다고 응답한 것은 학생들의 높은 스마트폰 이용률이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고덴버그대 직업환경의학과의 연구에 따르면 잦은 스마트폰 사용은 스트레스 저항력을 떨어뜨리고, 수면방해·우울 증상을 높인다.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불빛인 블루라이트(blue light)가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여 수면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자기 전 스마트폰을 꼭 보고 잔다는 학생들이 757명으로 응답자의 89.7%나 된 것을 보면, 스마트폰 사용률과 수면장애의 연관성을 간과할 수 없다.
수면제 복용에 있어서는 성별 차이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지만 응답한 학생 중 5.1%인 38명의 학생이 수면제를 복용해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20명 중에 한 명이 잠을 자기 위해 수면제를 복용해본 적이 있다면 이는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닐 터. 자미원 한의원 허정원 원장은 "수면제는 정말 힘들 때 최소 용량으로 단기간 이용해야 한다"며 "자꾸 사용하다 보면 수면제에 의존하게 돼버린다"고 수면제 남용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사람은 인생의 3분의 1 이상을 잠을 자는 데 쓴다’는 격언이 있지만 연세인의 평균 수면시간이 6.27시간인 것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하루의 3분의 1인 8시간도 자지 못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면 부족한 시간 속 ‘잘 자는 것’은 점점 더 중요해지는 것 같다. 제대로 잠들지 못한 지 오래인 당신이라면 오늘 밤에는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잘 자요~♡

* 미국수면재단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청년은 만18세부터 25세, 성인은 만26세부터 64세를 포함한다.

 

글 민선희 기자
godssun_@yonsei.ac.kr

김민호 기자
kimino@yonsei.ac.kr

그림 김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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