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인의 기숙사를 점검하다

 

지난 2014년 말, 신촌 지역 임대업자들은 기숙사 신축이 자신들 생계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며 ‘대학 기숙사 신축 반대운동’을 벌였다. 그러나 학생들의 사정은 조금 다르다. 서울에서 거주할 곳을 찾는 지방출신학생들에게는 값싸고 시설이 잘 갖춰진 기숙사가 좋은 대안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기숙사가 원하는 학생들을 모두 수용할 만큼 사정이 여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난 2014학년도 서울 지역 대학교의 평균 기숙사 수용률은 11.2%에 그쳤다. 이렇게 낮은 기숙사 수용률은 기숙사 반대 운동과 맞물려 최근 대학 사회 전반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기숙사의 공급이 부족하게 된 원인은 제도적인 변화와 맞물려 있다. 민달팽이유니온*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현준씨는 “지난 1996년 ‘대학설립·운영규정’이 공포되기 전에는 ‘대학설치기준령’에 따라서 총 학생 정원의 15% 이상을 기숙사 수용인원으로 하도록 했으나 이것이 삭제돼 대학이 더 이상 수용률을 지킬 의무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부족한 기숙사 공급을 보완할 제도적 장치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수용률뿐만 아니라 높은 기숙사비도 문제다. 기성언론 보도에 따르면 우리대학교 기숙사비는 타 대학에 비해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지난 2013년 대학교육연구소의 통계를 보면 전국 4년제 대학 중 우리대학교 기숙사비는 ▲1인실은 3위 ▲2인실은 48위 ▲3인실은 11위이다. 특히 최근 신촌캠의 우정원을 두고 기숙사비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우정원 기숙사비가 원룸보다도 비싼데, 학생들은 그런 비싼 가격이 책정된 근거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 신촌캠 무악학사의 전경
 
부족한 기숙사, 학생들은 어디로?

신촌캠, 얼마나 수용하고 있나
 
기숙사 공급 부족 문제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대학들에서 특히 심각하다. 실제로 신촌캠 역시 주변의 비싼 자취·하숙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기숙사 수가 매우 부족한 상황을 겪고 있다. 조씨는 “신촌 지역 임대업자들이 기숙사 신축반대시위를 열었다는 것은, 그만큼 그들이 학생들의 주거공간 공급으로 벌어왔던 돈이 많았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대학교 신촌캠 기숙사로는 ▲무악1·2·3·4·5학사 ▲우정원(무악6학사) ▲국제학사 ▲제중학사 ▲법현학사가 있다. 지난 1990년 무악1학사가 문을 연 이후 최근 2014년 10월에 우정원까지 완공되면서, 신촌캠 기숙사는 총 3천644명을 수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직도 모든 신청 인원을 수용하지는 못해 추첨방식으로 입사생을 선발하고 있다. 생활관 행정실에 따르면 무악1·2학사의 경우 2015학년도 1학기 경쟁률은 2인실 기준 약 1.5대 1이고 우정원의 경우 ▲2인실 약 2대 1 ▲3인실 약 3대 1의 수준이다. 
 
이에 대해, 대외협력처와 생활관은 지난 1월 14일 ‘학생기숙사 운영에 대한 안내’를 통해 “우리대학교 기숙사 수용률은 45.4%에 달한다”며 “한국 주요 대학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RC교육으로 전원 의무 기숙사 생활을 하는 국제캠과, 지방에 위치한 캠퍼스 특성상 수용률이 높은 편인 원주캠까지 포함한 값이다. 신촌캠 총학생회(아래 총학)측은 지난 1월 20일 입장문을 통해, 신촌캠의 약 1만 5천 명의 학생 중 기숙사가 수용하는 학생은 1천400명 정도로, 실질적인 신촌캠 기숙사 수용률은 10%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생활관 박우석 부관장은 “전체 재학생수와 기숙사의 수용가능 인원을 비교하는 것보다, 실제로 기숙사에 지원하는 학생들을 우리대학교가 얼마나 수용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수치”라며 “평균 경쟁률은 2대 1 정도기 때문에 총학의 의견이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한편 신촌캠은 무악7·8·9학사 건립을 예정중이다. 기획처는 “시기는 아직 미정이지만 우정원 근처 부지에 무악1·2·3학사와 비슷한 규모로 짓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제중학사와 법현학사를 재건축하고 있으며, 완공시 현재 무악3학사에 거주하고 있는 ▲의과대 ▲치과대 ▲간호대 학생들이 옮겨가 타 단과대 학생들에게 더 많은 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공급이 부족해지기 시작한 국제캠
 
국제캠의 경우에는 Non-RC 학생들의 송도학사 수용률 문제가 대두됐다. 현재 송도학사는 총 5천385명의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다. 지난 2014학년도까지는 학생들의 모든 수요를 충족해왔지만 이번 2015학년도에 들어오면서 처음으로 공급이 부족하게 됐다. 이는 지난 2월 17일 송도학사 입사에서 많은 Non-RC 지원 학생들이 떨어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떨어진 학생 중에 국제캠 4년 거주단위의 학생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문제가 됐다. 최진혁(QRM·14)씨는 “국제캠 4년 거주단위 학과에 재학 중인데 송도학사 입사에 떨어져 당황했다”며 “국제캠 주위에는 거주시설도 마땅치 않아 막막했다”고 말했다.
 
송도학사의 Non-RC 수용률 문제에 대해 국제캠 종합행정센터 기숙사팀 김창석 팀장은 “TO는 작년과 비슷한 500여명 수준이었지만 RC교육 대상 학생과 국제캠 거주단위 학과 학생들이 늘어나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국제캠 4년 거주단위 학과의 경우에 대해서는 김 팀장은 “국제캠 4년 거주단위 학생들을 고려하긴 하지만, 벌점 기준이 우선”이라고 답했다. 김일중(QRM·14)씨는 “송도학사 입사에 떨어져 신촌에 자취를 하게 됐다”며 “입사에 떨어진 학생들에게 대한 학교 측의 배려가 부족한 것 같다”고 밝혔다. 
 
기숙사 신축 계획에 대해, 김 팀장은 “현재 국제캠에 대학원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 설립을 계획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의 공급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학교 측에서도 논의 중이다”라고 전했다. 
 
 
원주캠, 지역 특성 고려해 기숙사 공급 늘려야
 
원주캠 기숙사는 ▲매지1·2·3학사 ▲세연1·2·3학사 ▲청연1·2학사로 이뤄져 있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원주캠의 기숙사 수용률은 53.8%로, 강원도 내 타 대학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높은 편이다. 그러나 원주캠은 원주 외곽지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통학 및 자취를 하기 쉽지 않다. 2015학년도 1학기 기숙사 마지막 선발에서 추가합격을 한 이수민(정경경영·14)씨는 “원주캠은 통학하기가 힘들어 처음 기숙사를 떨어졌을 때 휴학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즉, 원주캠의 기숙사 수용률은 높은 편이지만 지리적 특성을 고려하면 충분히 높은 수치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신촌캠이나 국제캠과 달리 원주캠은 기숙사 신축 계획은 없다. 기획처장 황재훈 교수(정경대·ERP시스템)는 “기숙사 신축 대신 매지학사와 세연학사의 로비를 리모델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높은 기숙사비 대체 왜 비쌀까?

민자 기숙사? 직영 기숙사?
 
기숙사에 선발됐어도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높은 기숙사비’ 때문이다. 지난 2012년 한국사학진흥재단의 '대학 기숙사비 산정모형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직영 기숙사**비는 우리대학교가 한 학기 70만 8천원으로 가장 낮은 반면, 민자 기숙사***비는 165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직영 기숙사인 무악학사와 민자 기숙사인 국제학사의 SK Global House의 수치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민달팽이유니온 조현준씨는 “2005년 이전에는 학교가 건축적립금등을 통해 기숙사를 직접 지었는데 2005년 민자 기숙사 관련 제도가 생기면서 건축비용을 수익형 민자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건립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민자 기숙사와 기숙사비의 관계에 대해서 조씨는 “건설비용이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기숙사비가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0년에 지어진 국제학사의 SK Global House의 2015학년도 1학기 기숙사비는 ▲2인실 178만 5천원 ▲1인실 264만 2천원으로 높은 편이다. 이에 대해 기획실 예산팀 윤장용 팀장은 “민자 기숙사지만 건축 비용은 학교에서 부담하기 때문에 건축 방식과는 상관없다”며 “외국학생을 유치하면서 그들의 주거를 위한 기숙사를 지었고, 상대적으로 좋은 환경에서 오는 학생들도 있는 만큼 좋은 시설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총학과 여러 기성언론에서는 SK Global House의 기숙사비가 건축비와 민간기업의 수익금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비싸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윤 팀장은 “SK Global House는 임대형 민간 투자사업(Build Transfer Lease, BTL)방식****으로 지었지만 학교에서 민간 투자비를 부담한다”며 “기숙사비가 비싼 것은 높은 관리비 때문이다”라고 일축했다.
 
▲ 비싼 기숙사비로 논쟁 중인 신촌캠 우정원
 
우정원, 기숙사비 비싸다
 
한편 민자 기숙사 문제 외에도 최근 우정원을 둘러싼 기숙사비 논쟁이 뜨겁다. 지난 1월 5일, 총학과 민달팽이유니온은 우정원 기숙사비 인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신촌캠 총학생회장 송준석(정외·12)씨는 ‘우정원 기숙사비를 재고해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정갑영 총장에게 보내는 편지를 「오마이뉴스」에 기고하기도 했다. 이에 학교 측은 1월 14일 기숙사 운영에 대한 입장문을 내놨고 총학은 이어 재반박문을 발표했다. 우정원 기숙사비를 둘러싼 총학과 학교 측은 대립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
 
우정원은 지난 2013년 4월 부영주택과 MOU를 체결한 이후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준공됐다. <관련기사 1705호 2면 ‘부영그룹 신축 기숙사 기증 예정’> 부영주택이 100억 원 상당의 건물을 직접 건축해 기부했고 학교는 ▲기타 설계 ▲설비공사 ▲가구/비품비 등으로 51억여 원의 예산을 투자했다. 
 
우정원에는 지난 2014학년도 10월부터 학생들이 입사해 살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기숙사비는 이번 2015학년도 1학기 기숙사비로서 ▲3인실 85만 4천280원 ▲2인실 133만 7천920원으로 책정돼 있다. 이는 무악1,2학사 2인실이 79만 4천760원인 것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현재 총학이 우정원 기숙사비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비싼 기숙사비와 불분명한 기숙사비 측정 근거다. 우정원 2인실 기숙사비를 월세로 계산하면 약 70만 원으로, 이는 신촌 주변의 원룸과 제곱미터 당 임대료를 비교했을 때 더 비싼 가격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입장문을 통해 우정원이 고품질 기숙사이며,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운영원칙을 제시하며 해명했다. 그러나 총학은 “기본적인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요구에 부응한다는 이유로 비싼 기숙사를 짓는 것은 옳지 않다”며 “대학은 사업체가 아닌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기숙사가 균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재반박했다. 
 
한편 기숙사비 측정 근거에 대해서 학교 측은 자세한 답변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총학은 “책정 근거에 대해서 예산팀, 기획실 등에 요구했지만 경영상의 비밀이라는 이유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에 학교 측은 회계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윤 팀장은 “원가에 문제가 있어 공개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공개했을 때 생활관의 입찰에 영향을 미치는 등 경영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비공개 원칙을 고수한다”고 전했다. 또 윤 팀장은 “기숙사 회계는 교비회계*****와 완전히 분리해서 운영하고 있고 오히려 모자란 부분은 등록금이 아닌 교비회계로 충당하고 있다”며 “실제로 감가상각비****** 중 학생들에게 청구하는 것은 80%가 되지 않으며 부족한 나머지는 학교가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구체적인 회계가 공개되지 않았기에 민자 기숙사가 아닌 우정원의 기숙사비가 비싸게 책정된 것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다. 학교 측은 기숙사 관리비와 감가상각비 등의 요인들을 고려해 책정된 금액이라고 밝혔지만 총학은 “우정원은 부영건설로부터 기부를 받았기 때문에 초기 건설비용이 거의 들지 않았는데도 비싼 기숙사비를 받는 것이 의문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윤 팀장은 “애초에 민자 기숙사 혹은 직영기숙사의 건축 방식과 원가 산정은 상관없는 문제”라며 “예를 들어, 송도2학사의 경우 송도1학사와 달리 민자 기숙사로 건설했지만, 형평성문제로 학교 예산을 지원해 기숙사비를 똑같이 맞췄다”고 설명했다. 
 
 
 
주거장학금, 부담완화 vs 치킨 값
 
지난 3월 2일, 학교는 총학을 통해 기숙사비와 관련해 주거장학금을 새롭게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도입 배경에 대해 박 부관장은 “저소득층에 대한 배려로 소득분위에 따라 주거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학교 측이 제시한 주거장학금은 무악학사 2인실 기준으로 한 달에 ▲0분위 3만 원 ▲1분위 2만 5천 원, 우정원 2인실 기준으로 한 달에 ▲0분위 5만 원 ▲1분위 4만 5천 원, 그리고 3인실 기준으로 ▲0분위 3만 4천 원 ▲1분위 3만 원 ▲2~8분위 1만 5천 원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총학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총학 주거생활국장 배철윤(건축공학·13)씨는 “장학금외의 실납입액은 여전히 많고, 실제로 0분위와 1분위 학생들이 비싼 가격의 우정원에 많이 거주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거장학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몇몇 학생들을 중심으로 ‘치킨 한 마리도 못시켜주는 장학금이라서 미안하다(아래 치못미)’프로젝트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치못미’는 1만 5천원의 낮은 주거장학금으로는 치킨 한 마리도 못 시켜먹는다는 뜻으로 우정원 기숙사비에 비해 적은 주거장학금을 비판하기 위해 시작한 활동이다. 이에 관해 최지희(사복·10)씨는 “치킨 한 마리도 못시켜먹는 1만 5천원의 생색내기용 장학금을 비판하기 위해 활동을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이에 윤 팀장은 “이는 총학이 노력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며 “학교는 예산을 고려해 최대한 지원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0분위와 1분위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많지 않고, 다른 분위 학생들의 부담은 여전하다는 지적에는 “이는 복지의 철학적인 문제로, 일률적으로 지급하면 정작 중요한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선별적 복지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주거장학금 제도는 이번 2015학년도 1학기 입사생들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논란이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제도가 진행되는 것에 대해 윤 팀장은 “지난 몇 년간 등록금이 동결·인하되고 에너지 비용이나 용역비 등이 계속해서 인상되면서 재정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도 학교는 총학의 문제제기를 검토했다”며 “이런 학교의 노력을 학생들이 알아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주거장학금 제도는 계속되는 우정원 기숙사비 논란 속에서 학교가 학생 측의 문제제기에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고무적이다. 하지만 학생과 학교 사이에 여전히 이견이 있는 만큼 논의는 계속해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3인실 기준 한 학기 105만 8천원으로 원주캠에서 가장 비싼 청연학사
 
원주캠 기숙사비 논란
 
원주캠 기숙사비는 시설, 인원수에 따라 비용이 다르게 책정되고 있다. ▲매지학사 3·4인실 48만원 ▲세연3인실 77만원 ▲청연3인실·세연2인실 105만 8천원으로, 원주캠의 청연학사와 세연학사의 기숙사비는 높은 편이다. 신촌캠 우정원의 경우 기숙사비는 3인실 기준 1인당 85만 4천280원이지만, 원주캠의 청연학사는 1인당 105만 8천원이다. 이에 생활관 김 팀장은 “우정원의 경우 기부를 받은 건물이기 때문에 기숙사비를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원주캠 29대 총학생회 <Plus+>는 세연학사 기숙사비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원주캠 총학생회장 노승원(EIC정치문화·12)씨는 “세연학사의 대출 금액이 모두 상환돼 세연학사는 완전한 우리대학교의 자산이 됐다”며 “이를 근거로 세연학사 기숙사비의 인하를 도모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1742호 면 ‘[원주캠 29대 총학생회 선본 인터뷰] 기호 2번 < Plus+ >’> 그러나 학교 측은 당장 세연학사 기숙사비 인하는 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생활관 김명숙 팀장은 “원주캠이 신촌캠으로부터 빌린 자금인 매지대여금은 오는 2028년에 다 갚을 예정”이라며 “처음의 건축비에 대해 어느 정도 상환됐는지 잘 모른다”고 전했다. 기획처장 황재훈 교수(정경대·ERP시스템)는 “갚을 돈을 다 갚았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고 감가상각비 등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기숙사비 인하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황 교수는 “장기적으로 볼 때 앞으로 우리대학교에 입학할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기숙사비 등 학생들의 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을 논의 중”이라며 “기숙사 비용을 책정하는 데 있어 중앙운영위원과 토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노씨는 “세연학사 입사 비용을 인하한다고 해서 유지·보수비용 관리가 어렵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현재 기숙사비에도 유지·보수비용이 포함돼 있으므로 대출금이 모두 상환됐다면 그만큼 가격이 인하돼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노씨는 “학생대표자 중에 생활관 회계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생활관이 입사비용에 대한 책정 근거를 정확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14년 11월 진행된 ‘제6회 발전협의세미나’에서 원주캠 28대 총학생회 <Re:born Real>은 ▲생활관 회계 공개 ▲생활관 예결산 내역 심의 및 의결기구 설립 등을 제안한 바 있다. 현재 우리대학교 홈페이지에는 예결산 내역을 공개하는 ‘예결산 공고’가 있지만 생활관 회계 결산안은 없는 상태다. 생활관 김 팀장은 “기숙사 예산의 투명성에 관해서는 교육부에서 회계 공개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여전히 공개되지 않은 생활관회계 결산안에 여러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 측과 학생 사이에 원활한 합의가 이뤄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기숙사 개선을 위한 노력
 
기숙사는 학업을 위한 주거권 보장과 높은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 하지만 우리대학교 학생들은 부족한 기숙사 수와 기숙사의 비싼 가격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대학교만의 문제가 아닌 대학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전반적으로 기숙사의 수용률이 낮고 민자 기숙사로 인해 기숙사비가 오르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학의 자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대학들은 수많은 적립금을 쌓아놓고 있지만 기숙사에 대한 실질적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우리대학교의 경우도 적립금이 5천억 원에 이르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기숙사의 혜택을 온전히 누리고 있지 못하다. 하지만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서 기숙사 공급을 늘릴 필요가 있다. 또 공급뿐 아니라 기숙사비 인하를 위한 노력도 요구된다. 현재 우리대학교의 송도학사는 RC대상인 0분위 학생들에게 기숙사비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우리대학교의 이런 노력은 환영받을 일이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는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지난 5일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은 모든 대학의 기숙사 건립에 부가가치세 영세율*******을 적용하도록 하는 조세특별제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기존의 국립대학 기숙사에 한해 적용되던 부가가치세의 영세율을 모든 대학으로 확장해 기숙사비를 실질적으로 인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밖에도 정부 차원에서는 공공기숙사, 연합기숙사 등의 건립과 같은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처럼 기숙사비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공급 증가 및 기숙사비 완화를 위한 대학의 자체적인 노력에 제도적 뒷받침이 따른다면, 대학생들의 주거문제는 보다 개선될 것이다.
 
 
 
*민달팽이유니온 : 청년주거권을 위해 비영리 주거모델을 실현하고 여러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2011년에 설립된 시민단체
**직영 기숙사 : 대학이 건축적립금 등을 통해 직접 건축하고 운영하는 기숙사
***민자 기숙사 : 민간사업자가 투자해 건축하고 이후 공사비용과 수익금을  회수하는 형태의 기숙사
****BTL : 민자기숙사를 짓는 방식으로, 민간이 기숙사를 짓고 소유권을 학교에 이전하고 공사비와 이익 등을 임대료로 나눠 받는 방식
*****교비회계 : 우리대학교 회계는 법인과 학교의 회계로 나뉘고 학교회계는 다시 교비회계와 부속병원 회계로 나뉘는데 등록금 등이 교비회계에 포함된다. 
******감가상각비 : 시간이 지나면서 노후하는 건물 등의 원가가 물리적, 경제적으로 가치가 하락하는 감소분을 법에 따라 연수(年數)로 나누어 회수할 때의 비용
*******영세율 : 세금 부과 대상에는 포함하되 세율을 0%로 적용하는 것.
 
 
 
글 변호재 기자
someonelikeyou@yonsei.ac.kr
차지현 기자
batterycharge@yonsei.ac.kr
권아랑 기자
chunchuarang@yonsei.ac.kr
이정은 기자
lje8853@yonsei.ac.kr
최명훈 기자
cmhun@yonsei.ac.kr
 
사진 손준영 기자
son113@yonsei.ac.kr
박규찬 기자
bodogyu@yonsei.ac.kr
전준호 기자
jeonjh1212@yonsei.ac.kr
 
그림 김가원 기자
gabriella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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