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학 이대로는 아니된다’ 출범

▲ 지난 13일 서울권 사립대 총학생회 연석 회의기구 사이다가 국회의사당 앞에서 발대식을 가지고 있다.

지난 13일 낮 2시, 국회의사당 정문 옆에서 우리대학교를 비롯한 총 11개 대학 총학생회가 참여하는 서울권 사립대학 연석회의기구 ‘사립대학 이대론 아니된다’(아래 사이다)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이다는 등록금심의위원회(아래 등심위)의 민주적 운영과 대학본부의 일방적인 학사제도 운영 개선을 주장했다.
사이다는 등심위에 대한 우리대학교 총학생회장 송준석(정외·12)씨의 문제제기에 서울권 타 사립대학들이 뜻을 같이 하며 출범했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사립대학이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점을 공론화하고, 대학현장 내 학생들의 목소리를 교육부와 학교당국의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자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사이다는 교육부에서 제시한 대학평가지표 중 민주화지수가 유명무실하다고 보며, 사립대학의 민주적 의사결정을 법제화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한다.
이날 사이다는 먼저 등심위 의결의 비민주적 구조에 문제를 제기했다.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등심위는 7명 이상의 위원으로 구성돼야 하며, 그중 학생위원은 30%이상이어야 한다. 사이다는 이러한 조건 하에서는 학생들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송씨는 “우리대학교 등심위 구조는 학교 측 위원과 학생위원 각 5명과 학교법인에서 인정한 전문가 한 명으로 구성된다”며 “인원구조상 학생위원들의 영향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기획실 예산팀 이은정 과장은 “법적으로 우리대학교는 등심위에 학생위원을 3명만 두면 되는데도 실제 학생위원은 5명으로, 타 대학과 비교하면 훨씬 민주적이다”라고 말했다.
사이다는 등심위 외에 대학의 일방적인 학사제도 운영도 지적했다. 송씨는 “교육부는 사립대학들에 대해서 무책임한 태도를 보인다”며 “이러한 국가정책은 대학의 비민주적 결정을 부추긴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대학교가 마주한 가장 큰 학사제도 문제는 ‘재수강 3회 제한’이다. 처음 재수강 횟수를 제한할 때, 학교 측과 학생들의 논의가 일부 진행됐었다. 이에 대해 송씨는 “당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통로가 부족했다”며 “현재 총학은 학생들의 의견을 공식화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기 위해 신문고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씨는 “앞으로 사이다 집행부를 꾸려 좀 더 체계적으로 논의를 진행해나갈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사이다 활동에 대해 김영표(신학·13)씨는 “사이다의 활동이 지금 당장 실효성을 보일지 의문이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김씨는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는 사회적 메시지를 던져, 공익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이다가 이끌어 낼 민주적 대학문화의 귀추가 주목된다.
 

글 권아랑 기자
chunchuarang@yonsei.ac.kr
최명훈 기자
cmhun@yonsei.ac.kr
 사진 유자헌 기자
jyoo29@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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