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오류 문제 해결은 어디서?

▲ 일산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광역버스를 타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교통안전공단과 국토교통부 대중교통과에서 발간한 「2013년 대중교통 현황조사」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 지역에서만 946만 4천142명의 사람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 이는 전체 대중교통 이용객 수의 77%에 육박하는 수치로 서울·경기·인천 지역 시민들의 상당수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시민의 발’이 돼주는 대중교통에서 최근 불만의 소리가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특히 교통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신도시를 중심으로 요금 과다 부과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과다 요금을 환급받는 것조차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들쑥날쑥한 신도시 교통 요금, 그리고 환급문제에 시민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승·하차 정류장 오류는 기본, 내 호주머니가 새고 있다!


기자는 지난 10월 28일부터 12월 21일까지 교통카드 사용 내역을 조사해본 결과 2건의 요금 오류와 2건의 단말기 오류로 의심되는 항목을 발견했다. 실제로 요금 오류와 단말기 내역 오류를 경험한 방준극(21)씨는 “버스 요금 오류가 발생해 교통카드 회사 측에 환불 문의를 했다”며 “카드 사용 내역을 확인해보니 교통카드에 생각보다 많은 요금 오류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GPS 문제 ▲정류장 입력 문제를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 교통정책과 이정미 담당자는 “당시 교통카드 회사 측에서 단말기 GPS 문제와 시스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양재호 연구교수 또한 “운영 회사 측 시스템 구성 자체의 문제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즉 GPS 오류와 정류장 입력 오류가 문제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비카드사(아래 이비카드사) 고객센터는 “승·하차 정류장 오류의 경우 일시적인 GPS나 단말기 오류이거나 버스의 정류장명 자체가 잘못 입력된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으며, 요금 오류 문제에 대해서는 “역시 단말기 오류 문제인데, 문제가 제기된 이후 바로 수정해 지금은 해결된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기성언론이 해당 문제를 보도한 이후 이비카드사 측은 문제를 수정했다.
 

▲ 청라신도시에서 GPS 오류가 발생한 기자의 교통카드 사용내역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환급 시스템, 100원 환급받으려 3일 기다려야


요금 환불 과정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복잡하다는 것도 문제로 제기됐다. 기자는 M6405 광역버스의 요금 계산이 잘못된 것 같아 한국스마트카드 고객센터에 환불을 요청했고 이틀 후 연락을 받았다. M6405버스 관련 문제는 경기·인천지역 정산업무를 담당하는 이비카드사 고객센터로 문의하라는 답변이었다. 이비카드사 고객센터에서는 “단말기에 문제가 있는 것 같으니 단말기 회사 측에 문의해보겠다”고 했다. 반나절 정도 지나자 단말기 회사 측 상담원은 “요금 계산법에 대해 숙지한 이후 연락을 드릴 것”이라고 했고, 이후 다시 반나절이 지나 고객센터 측으로부터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100원 환급 문제의 답변을 받는데 걸린 시간은 3~4일 정도였다. 이에 대해 이 담당자는 “서울 대중교통의 경우 한국스마트카드 회사 측이, 경기·인천 대중교통의 경우 이비카드사 측에서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즉 환승 시스템은 서울·경기·인천 지역이 통합돼 있지만 단말기 회사는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4년부터 수도권 통합 환승 할인제*를 실시했지만 교통카드 정산업무를 담당하는 주체는 이원화돼 있다. 한국스마트카드는 수도권 통합 정산업무를 맡고 있는 반면에, 이비카드는 경기·인천지역 정산업무를 맡고 있는 상황이다. 양 교수는 “통합 환승이 되니 관리의 주체가 일원화 되지 않아 또다시 많은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교통본부, 제 기능 못하고 있어…문제의 핵심은?


관리 주체 일원화 문제와 수도권 대중교통 관련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수도권 지자체들은 협심해 수도권교통본부(아래 교통본부)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교통본부도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상태다. 교통본부는 ▲인지도 부족 문제 ▲존폐 논란을 겪고 있다. 실제로 기자는 우리대학교 학생 26명에게 교통본부에 대해 알고 있냐고 물어본 결과, 알고 있다고 답한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심규리(경제·14)씨는 “교통본부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떤 기관인지조차 모른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구조적 한계 문제·본부의 기능 문제로 교통본부의 존폐 논란이 계속돼 왔다. 지난 12월 수도권상생협력특별위원회 민경선 특위위원장이 교통본부 해산 의견을 밝힌 것을 비롯해, 지난 1월 경기도의회가 ‘수도권 교통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예산 전액을 삭감하면서 존폐 논란은 뜨거워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문제의 핵심은 ‘수도권 교통을 관장하는 관리 주체’가 부재하다는 것이다. 요금 오류 문제도 민자 기업을 감독하는 주체가 없어, 해당 기업이나 지자체가 사실을 뒤늦게 알고 고치기 부기지수다. 또한, 환급 문제에 관해서도 수도권 대중교통이 통합 환승 할인제에 의해 요금 체계는 연결돼 있지만, 정산 업무를 담당하는 주체가 ‘서울시와 경기·인천지역이 분리’돼 있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는 ‘통합 정산 업무 담당 기관’을 선정하는 것이다. 실제 지난 10월 31일 서울연구원 신성일 박사는 ‘2014년도 제5차 수도권 미래교통발전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수도권 교통요금 통합 정산 센터를 교통본부 산하에 설치하자는 주장을 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관련 기관의 노력이 필요하다.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 하루빨리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 차원의 방안이 마련되기를 촉구한다.

*통합 환승 할인제 : 서울·경기·인천을 구분하지 않고 해당 지역 내의 모든 대중교통이 환승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의미한다. 이용자들은 교통수단과 수도권 내 지역 상관없이 환승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글 박상용 기자
doubledragon@yonsei.ac.kr

사진 강수련 기자
training@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