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힐링캠프 최정원 작가를 만나다!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방송관련 직업을 꿈꿔봤을 것이다. 그만큼 방송국에서 근무한다는 것만으로도 환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 중 방송작가는 방송의 대본을 구성하기 때문에 방송의 가장 기본적인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가 재미있게 보는 방송들도 결국 방송작가의 손에서 탄생되는 셈! 막연하기만 했던 방송작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SBS 『힐링캠프』최정원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방송국 관련 직종에는 기자부터 앵커, 아나운서까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방송작가만의 매력은 무엇인가?
A. 방송작가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과, 어떤 일이 닥치든 무너지지 않는 뚝심을 길러준다는 점이다. 방송작가는 장소 선정부터 섭외, 자료조사 등등 많은 일들을 차근차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방송작가는 녹화 이후 편집하는 PD와 달리, 직접 게스트들을 인터뷰한 후 대본을 쓰기에 다양한 이야기를 생생히 들을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나중에 다른 직업을 갖더라도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기를 수 있다. 이는 평균 수명이 늘어 한 직업만으로 평생을 살기 어려운 지금 이 시점에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Q. 방송작가의 일주일을 소개해 달라.
A. 월요일은 대본회의, 화요일은 녹화준비, 수요일은 녹화, 목요일에는 구성안회의가 이뤄진다. 평일에는 이외에도 게스트 스케줄에 따라 인터뷰를 하러가는 편이다. 우선 구성회의는 작가들만 참여하는 1차 회의와 PD들도 참여하는 2차 회의로 나뉜다. 특히, 2차 구성회의에서는 에피소드의 순서와 내용 등 시청자의 공감도를 더 높이기 위한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대본회의에서는 구성안 회의 때 수정된 사항을 반영한 대본에 대해 다함께 의견을 공유한다. 녹화가 다 된 후에는 다시 작가와 PD가 함께 모여 녹화 영상을 보며 피드백을 주고받는 편집시사를 한다. 이는 5,6시간 정도 되는 녹화본을 어떻게 재미있게 재구성할지 의논해 실제 방송 시간인 1시간에 맞추는 중요한 과정이다.

▲ 방송작가들이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모습.


Q.대학생 시절의 활동들이 방송작가 일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A.『힐링캠프』라는 프로그램은 한 사람의 인생을 주로 다룬다. 따라서 게스트의 이야기를 해석하고 그 이야기를 토대로 좀 더 넓은 메시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다 넓은 시각과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불어과에 입학해 프랑스에 대해 배우면서 자연스레 인문학적 시각이 길러진 것 같다. 또한 대학교 시절 외국으로 여행을 다니면서 다양하게 경험한 것이 좀 더 다각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

Q. 방송작가 일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이 언제인가?
A. 방송작가를 하면서 가장 보람찰 때는 내 손으로 만든 프로그램을 다른 사람들이 즐겁게 봐줄 때다. 몇 주 전 편의점에 갔을 때 한쪽에서 배우 이선균씨와 개그맨 이경규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계산할 때 보니 20대 아르바이트생이 『힐링캠프』‘이선균 편’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재밌냐”고 물었더니 “정말 재미있다”고 대답해 집에 가는 내내 행복했다.
이외에도 출연자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으면 그들의 좋은 에너지를 받아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배우 김상경씨의 녹화 때, 그의 긍정적인 에너지 덕에 녹화를 진행하던 80여 명의 사람들 모두가 행복해하는 분위기였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방송작가를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Q. 방송작가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적은 언제인가?
A. ‘2014 브라질 월드컵’ 촬영을 현지에서 진행할 때 힘들었다. 우리나라와는 기후와 음식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었다. 식생활에 적응을 못하니 체력적으로도 많이 지치게 됐고 일이 더욱 더 힘들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 때 많은 스텝들이 노력한 만큼에 비해 큰 결과가 나오지 않았던 것 같아서 조금 아쉽기도 했다. 매 회를 녹화할 때마다 상당히 많은 노력들이 들어가는데 그만큼의 결과가 나오기는 쉽지 않다.

Q. 방송작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A. 방송작가의 경우 방송국에서 근무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막연한 환상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실제로 겪어보면 체력과 열정 없이 버티기 힘든 직업이다. 따라서 본인이 방송작가가 정말 되고 싶다면 대학생 때부터라도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경험을 한 번쯤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기회를 늘 찾고 기회가 온다면 주저 말고 해봐라.

불규칙한 생활에 힘들 때도 있지만 내 손으로 하나하나 판을 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정말 보람차다는 최씨. 그녀가 현재 방송작가로서 자신의 일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다양한 경험들의 가치를 진작부터 알았기 때문은 아닐는지.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그녀의 말처럼 본인이 원하는 일을 찾아 적극적으로 산다면 언젠가 자신이 그리던 꿈이 실현된 순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글 남유진 기자
yujin221@yonsei.ac.kr
사진 전준호 기자
jeonjh1212@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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