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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 바람개비로 뒤덮이다다시 불거진 청소노동자 재계약 문제
  • 정서현, 권아랑, 홍수민 기자
  • 승인 2015.02.27 21:06
  • 호수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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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대학교 교정에 들어서면 수많은 바람개비가 돌아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국제캠 청소·경비 용역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용역노동자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학생들이 지난 2014년 12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투쟁의 일환이다.
 
국제캠 청소·경비 용역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한 노동권 투쟁은 지난 2014년 말 국제캠의 기존 용역업체인 세안텍스와의 용역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시작됐다. 세안텍스는 학교와 재계약을 맺었지만, 그 이후 용역비용 등의 문제로 2015년에는 국제캠 노동자들과 세안텍스의 근로계약조건을 변경했고, 현재 이 변경된 안을 거부한 노동자들은 최종 계약만료처리가 된 상태다. 이에 계약만료처리가 된 노동자들은 ‘근로조건 저하 없는 고용승계’를 외치며 현재 본관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학내에서 진행 중인 노동권 투쟁의 해결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는 이번 사안에 대한 세 주체 간의 입장 차가 극명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심화된 이유는 국제캠 여성노조·민주노총(아래 노조)과 용역업체 사이의 노사협상에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노조는 학교가 문제해결의 핵심이 돼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용역업체를 선정하고 승인하는 것은 결국 학교이기 때문이다. 
반면, 학교는 이 사안을 노조와 용역업체끼리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보고 있다. 학교는 용역업체의 인사권에 간섭할 권리도 없을뿐더러, 오히려 고용주가 아닌 학교가 노사갈등에 개입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입장이다. 이처럼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세 주체 간의 감정의 골만 깊어져갈 뿐 별다른 해결책 없이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용역업체 선정부터 노동자 계약만료까지
 
우리대학교 내에서는 학내 노동자의 근로조건과 고용·임금문제와 관련하여 지속해서 문제가 발생해왔다. 지난 2011년 3월 발생했던 연세대분회 총파업도 유사한 원인으로 인해서 발생했다. 이와 비슷한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대학교뿐만 아니라 세브란스병원, 고려대, 덕성여대, 이화여대 등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힘을 모으기도 했다. 우리대학교의 경우 2011년 3월 전국민주노총 서경지부 공공운수노조·연맹 연세대분회*(아래 연세대분회)를 중심으로 32일 동안 총파업을 벌였다. 연세대분회 김경순 분회장은 당시 총파업에 대해 “부당노동행위를 해온 용역업체와의 오랜 싸움 끝에 적정 수준의 임금과 근로환경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총파업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근로조건과 고용환경은 지속적으로 개선돼왔다. 
 
 
   

 

 

그러던 중 또 다시 노동자 근로조건과 고용에 관련된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2014년 11월 국제캠 송도1·2학사 청소·경비용역업체 재계약은 2009년부터 국제캠에서 용역 업무를 담당해 온 세안텍스로 결정됐다. 하지만 노사협의회가 진행되는 동안 용역업체에서 제시한 최종안이 기존 근로조건·고용환경에서 변경되는 부분이 생기며 다시 문제가 불거졌다. 2014년 12월부터 한 달 동안 총 일곱 차례 진행된 노사협의회 결과 용역업체에서는 송도1·2학사에서 근무했던 72명의 청소·경비 용역노동자들을 전원 고용하는 대신 근로조건 변경은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냈기 때문이다. 청소노동자의 경우 기존 하루 8시간 근로 및 월 135만 원 급여에서 ▲오전/오후 교대근무 ▲하루 5시간 30분 근로 및 월 95만 원 급여로 바뀌었다. 경비노동자 임금의 경우 시중노임단가**의 90%에서 100%로 상승했으나 기존 3교대가 2교대로 변경됐고, 새벽 12시부터 4시까지였던 휴게시간에 ▲식사 2시간 ▲낮잠 2시간이 추가됐다.
 
이에 전국여성노조와 민주노총 인천본부에 소속된 국제캠 여성노조·민주노총에서는 변경된 안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근로조건·고용환경을 유지할 것을 주장했다. 노동자들은 지난 2014학년도 겨울방학 동안 학교 곳곳에 바람개비를 꽂고 본관 앞에서 수차례 집회를 여는 등 새로운 근로조건이 적용되는 재계약에 대한 문제를 알리는 활동들을 진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총무처 사무실을 무단으로 점거하거나 언더우드 동상 앞에 천막을 설치해 노상시위를 진행하고, 지난 1월 19일에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학교에서는 “노조의 활동이 교내 캠퍼스 분위기를 해치고, 업무수행에도 방해됐다”며 “더불어 한쪽의 입장만 반영된 사실로 보도 자료를 제공한 것은 우리대학교의 대외적인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일”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2015년으로 접어들며 노동자 중 일부가 용역업체와의 계약기간이 만료됐고, 용역업체인 세안텍스는 계약 만료를 앞둔 노동자들과 개별 면담을 통해 재계약을 체결했다. 세안텍스는 “재계약 이후 계약갱신에 대해 지속해서 협의를 요청했지만 노조는 단체 협약을 근거로 이를 전면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세안텍스와 원만하게 협의한 노동자들은 계약갱신 후 국제캠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이에 동의하지 않은 노동자들은 계약이 만료된 상태다.
 
 
   
 
 
근로조건, 같은 글자 다른 해석
 
국제캠 청소·경비 용역노동자 재계약 갈등문제의 주된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세안텍스와 노조가 체결한 단체협약 중 ‘근로조건 저하금지’ 조항에 관한 해석이다. 지난 2014년 7월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 1조 ‘근로조건 저하금지’는 회사가 기존에 확보했거나 관행적으로 실시해 온 근로조건을 저하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청소노동자의 경우 월 급여가 총 135만 원에서 95만 원으로 줄어들었다. 또 경비노동자의 경우 최저시급제가 기존 90%에서 100% 적용되면서 시급은 올랐지만 휴게시간이 4시간에서 8시간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사실상 월 급여는 거의 그대로라고 볼 수 있다. 휴게시간에도 근무지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유급 근무시간만 줄어든 셈이다. 노조에서는 이와 같은 임금 변경에 대해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을 위반한 행위이며 근로조건을 온전히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세안텍스는 변경된 근로안이 근로조건 저하에 해당하지 않으며 단체협약에도 어긋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청소노동자의 경우 근로시간이 8시간에서 5시간 30분으로 단축됐고 경비노동자 또한 휴게시간이 늘어나면서 소정근로***시간이 단축됐다. 하지만 기존 안에 따른 통상임금****은 6천459원이었으나, 새로운 안에 따르면 통상임금이 6천633원으로 오르게 되기 때문이다. 세안텍스에서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소정근로에 대한 기존의 임금이 감소하지 않는다면 이는 근로조건 저하로 볼 수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노조는 변경된 근로안이 법적으로는 어긋나지 않더라도 노동 강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저하된 근로조건을 담고 있다고 반박했다. 예를 들어 송도1학사 C동의 경우 10층짜리 건물을 기존에 2명의 청소노동자가 8시간 동안 다섯 층씩 나눠 맡아 근무했다. 그러나 변경된 안에 따르면 2명의 청소노동자가 오전/오후 교대근무를 하며 5시간 30분 동안 열 개의 층 모두를 청소하게 된다. 국제캠 송도2학사에서 근무하다 계약이 만료된 한 청소노동자는 “재계약이 이뤄지긴 했지만 단축된 시간 동안 모든 청소를 마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초과근무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세안텍스 측에서는 기계 도입을 통해 청소 방식에 변화를 주면서 노동자의 업무량을 덜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변화된 근로조건 하에서는 용역서비스의 수준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특히 기숙사의 위생 및 보안 유지에 문제가 생기면 제일 먼저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 가능성이 높다. 학교에서는 보안문제에 대해 “기숙사 경비 강화를 위해 3월 말까지 출입문에 개찰구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성민(Econ·14)씨는 “식당뿐 아니라 기숙사 안까지 외부인이 출입한 적도 있다”며 “엄연히 사생활이 보호돼야 할 기숙사에 외부인이 출입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족한 청소인력으로 생길 수 있는 위생문제에 대해 학교는 “청소노동자들의 업무강도를 줄이기 위해 기숙사 거주 학생들이 스스로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고 분리수거에 참여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2014년 국제캠에서 RA로 거주했던 양지연(신학·13)씨는 학교 측에서 제시한 대안에 대해 “학생들이 자신의 생활공간을 치우는 것은 당연하지만 단순한 권고만으로는 실효성이 없을 것 같다”며 “기숙사의 청결을 유지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청소노동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기숙사가 아닌 다른 건물의 경우 학교가 제안한 대책이 과연 적절한지도 의문이 제기된다. 
 
재계약 후 23명의 청소·경비 용역노동자들이 계약만료에 이르면서 송도1·2학사는 현재 49명의 청소·경비노동자가 근무하고 있으며, 부족한 인원은 일용직 형태로 고용하고 있다. 노조는 “지금까지는 겨울방학 기간이라 국제캠에 잔류하는 학생들이 적었지만 개강을 기점으로 위생과 안전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세안텍스에서는 “숙련도 문제 때문에 일용직 형태의 노동자들을 계속 고용할 수 없어 개강 전까지 현재 부족한 인원은 다시 채용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책임 소재를 바라보는 엇갈린 시각
 
근로조건 변경안에 대해 용역업체와 노조 간 협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한편, 노조에서는 학교에도 근로조건과 고용안정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다. 민주노총 서경지부 김종수 사무국장은 “노동자는 용역업체에 고용돼 있지만 용역업체를 선정하는 것은 결국 학교본부”라며 “연세대에서 근로조건 저하 없는 고용승계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노조는 우리대학교에서 용역업체 선정 및 계약 과정에 적용하고 있는 도급*****방식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우리대학교는 용역업체 선정 시 일반경쟁 입찰을 거치고 협상에 의한 계약을 통해 최종적인 결정을 내린다. 지금까지는 학교가 우리대학교 내에 있는 건물에 청소와 경비 인원을 명시하면 용역업체가 이를 받아들이는 식으로 제도를 운용해왔다. 그런데 2015년부터 기존의 용역업체 선정방식이 ‘총액도급방식’으로 변경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새로 적용되는 총액도급방식은 학교 측에서 필요로 하는 서비스 요구조건을 제시하면, 용역업체가 인건비를 비롯한 여러 조건을 고려해 서비스 수준 달성을 위한 총비용을 책정하게 된다. 용역업체의 비용제시가 끝나면 학교는 2단계의 평가입찰방식을 적용해 업체의 사업계획 평가와 응찰******가격을 반영한 협상순서를 정하고, 우선협상대상자부터 협상해 최종 사업자를 선정한다. 기존의 계약방식이 총액도급방식으로 변경된 이유에 대해 총무처 구매팀 손성문 과장은 “기존의 방식이 간접고용에 관련한 노동법에 어긋나 계약방식의 변화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와 같은 총액도급방식이 적용되는 곳은 국제캠 ▲송도1·2학사와 신촌캠 ▲무악1·2·3·4학사 ▲우정원 기숙사 ▲공학원이며, 2015년부터는 용역업체가 담당하는 건물 전부 이전의 계약이 만료되는 순서대로 총액도급제가 적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총액도급방식은 용역업체에 고용된 노동자들이 고용승계나 근로조건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힘들다는 문제가 있다. 김경순 분회장은 “구조조정을 할 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가장 먼저 해고될 위기에 놓일 수 있다”며 “지금은 기숙사와 몇몇 건물만 해당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어느 때보다도 큰 위기가 닥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학교에서는 용역비 예산안을 근거로 들며, 재정 면에서도 부담되기 때문에 고용조건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학교에서 제시한 용역비 예산안에 따르면 신촌캠과 국제캠의 청소·경비 용역 총비용은 ▲2010년 82억 원 ▲2011년 100억 원 ▲2012년 122억 원 ▲2013년 150억 원 ▲2014년 185억 원으로 매년 약 22% 이상 증가해 왔다. 김현정 총무처장은 “2014학년도 용역비 예산의 경우 정부공시 학부생 평균 등록금의 약 12.3%를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용역비 예산안의 증가에 대한 이유를 단순히 청소·경비 용역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에 든 비용으로 보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 있다.
 
일각에서는 학교에서 등록금 수입만으로 회계를 운영하는 것이 아닌데 왜 등록금에서 차지하는 비율만을 따지느냐는 의견도 있다. 양동민(경제·14)씨는 “우리대학교는 적립금도 높은 편인데 수입이 부족하다는 의견은 와 닿지 않는다”며 “용역 관련 예산을 늘려 노동자들의 고용보장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학교육연구소에서 발표한 ‘사립대학 이월적립금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2012년 우리대학교의 이월적립금은 6천560억 7천81만 8천 원으로, 전국 사립대학 중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등록금 외의 수입으로는 용역으로 지출되는 비용을 충당할 수 없다는 것이 학교의 입장이다. 우리대학교의 회계는 크게 ▲등록금 수입 ▲비등록금 수입으로 나눌 수 있으며, 비등록금 수입에는 ▲발전기금 ▲기업후원금 ▲기부금 등이 포함된다. 손 과장은 “비등록금 수입의 경우 대부분 장학금이나 학교 건물 건립 등 특정한 목적으로 기부된 경우가 많아 이를 임의로 용역비로 지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는 송도1·2학사 청소·경비노동자 재계약의 경우 도급비용은 전적으로 용역업체의 판단에 따라 결정됐다고 밝혔다. 입찰 과정에서 학교는 정부에서 권고하는 용역업체 근로자의 고용승계와 최저임금 보장을 요구했고, 용역업체에서 이를 수용했다는 것이다. 김현정 총무처장도 “용역업체에서 자체적으로 일부 근로자 전환 배치를 통해 사업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용역업체 재선정과 관련해 학교와 용역업체 간 모종의 거래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현정 총무처장은 “우리대학교는 매 학기 업무와 회계에 대한 법인이사회 감사를 받고 있다”며 불공정 계약 및 부당 입찰과 관련된 논란을 일축했다.
 
학교는 현재 논란이 된 국제캠 청소·경비 용역노동자 재계약 문제는 노조와 용역업체가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고 있다. 용역업체에 소속돼 있는 노동자들의 고용과 관련해 학교에 법적인 책임이 없기 때문이다. 김현정 총무처장은 “근로조건과 고용승계는 전적으로 용역업체와 노조의 합의로 결정되는 문제”라며 “학교가 용역업체의 근로환경에 대해 간섭하면 오히려 위장도급*******이 적용되거나 노동법에 위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용역업체 또한 고용안정과 관련된 부분은 전적으로 용역업체와 노조 사이의 결정사항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조에서는 이번 문제 해결을 위해 용역업체뿐 아니라 학교에도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수 사무국장은 “용역업체 선정에 있어서도 돈보다 피고용자를 생각하는 기업을 우선순위로 두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생 사회에서도 학교에 일부 책임이 있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고현창(정외·14)씨는 “이 문제는 학생들의 생활과 직접 연결된다”며 “학교는 학생들과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노동자들에게도 섬김의 리더십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갈등의 매듭을 풀기 위한 방법은?
 
노조는 용역업체 선정과정을 투명화하고 단순히 비용 절감을 넘어 노동자들을 배려하는 용역업체 재선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용역업체 선정과정 투명화에 대해 학교는 “입찰 계약에 관한 모든 과정은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입찰 관련 정보가 공개되면 현재 진행 중인 다른 입찰의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보 공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용역업체 재선정의 경우 “명백한 계약 해지 사유가 인정되거나 학교에 물질적인 피해를 입혔을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답했다. 따라서 학교는 당사자인 노조와 용역업체가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는 것을 최선의 방안으로 꼽고 있다. 용역업체에서도 “회사는 싸워야 하는 대상이 아닌 삶의 터전”이라며 “노사가 협력을 통해 상생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에서는 반복되는 노동자 근로조건·고용문제에 대한 장기적인 해결책으로 직접고용 및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들고 있다. 노조는 “직접고용을 했을 시 중간에 용역업체에 지급해야 하는 금액이 사라지기 때문에 비용절감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의 경우, 법적으로 비정규직은 2년 계약직이며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을 경우 재고용이 불가능하다. 이에 정부에서는 2년 이상 고용된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법을 제정하기도 했으며, 서울시립대를 비롯한 몇몇 대학에서도 비정규직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사례가 있다. 
 
이에 대해 학교는 ▲정규직 연령제한 및 공개채용과정 ▲예산 및 대내외적 상황을 들며 직접고용이나 정규직 전환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민주노총 공공노조 서경지부에 소속된 노동자들의 정년은 70세지만 우리대학교 규정상 정규직의 정년은 60세다. 김현정 총무처장은 “기존 청소·경비 용역노동자 대부분의 나이가 많은 편”이라며 “정규직 전환이 되더라도 정년이 60세기 때문에 절반 이상이 일을 그만두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순 분회장 또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정년고려 없이 이뤄질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학교에서는 정규직 전환 시 공개채용 절차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현정 총무처장은 “용역업체에 소속돼 있던 근로자가 학교에서 오래 근무했다는 이유만으로 정규직으로 전원 채용할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많은 수의 현직 근로자들이 실직에 처할 수 있음을 밝혔다. 이외에도 학교는 직접고용을 하기 힘든 이유로 등록금 동결이나 학령인구 감소, 에너지 비용 증가 등을 꼽고 있다.
 
노조가 농성을 시작한 지 47일(3월 2일 기준)이 지났다. 더불어 2015학년도 신입생들이 국제캠에 입사해 RC를 시작하고 있지만 학교와 용역업체, 노조 간 입장 차는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갈등이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세 주체 모두 피해를 겪고 있다. 학교의 경우 노조의 사무실 무단 점거로 인해 기밀유지가 필요한 인사팀 및 재무·회계팀의 업무가 피해를 보는 등 행정업무에 차질을 빚었다. 또한 야간 및 휴일에 무단점거가 계속되면서 야간 경비인력의 증원이 필요해졌고, 이로 인해 추가비용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천막 농성 ▲캠퍼스 전역에 설치한 현수막 및 바람개비 ▲노조에서 진행하는 기자회견 및 유인물 배포 등은 학교의 대내외적 이미지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 용역업체에서도 “노조 입장에 치우친 내용이 보도돼 회사의 명예와 신용이 훼손되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대학교 뿐 아니라 다른 고용주와도 도급계약 갱신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노조 또한 천막농성이나 집회 등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생계문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노조 관계자는 “정말 학교의 재정난이 문제라면 2015년에 인상되는 최저임금을 포기하더라도 2014년 수준의 근로조건만 유지한 채 고용승계를 보장해 달라”며 “용역업체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반면 용역업체에서는 “2015년의 경우 학교본부와 계약한 금액 자체가 낮아졌기 때문에 노조의 요구안을 모두 수용하려면 손해를 보게 된다”며 곤란함을 표했다. 학교는 “법적으로 용역업체 선정 이후의 과정에는 학교가 책임을 질 이유가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번 갈등은 당사자뿐 아니라 국제캠에서 거주하는 학생들의 위생과 안전에도 직접적인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이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학생들의 관심 또한 필요해 보인다. 청소·경비노동자 고용문제가 우리대학교를 넘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만큼, 갈등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세 주체가 서로 간의 입장에 대해서 정확히 파악하고 합의안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 연세대분회 : 올해로 출범 7년째인 연세대분회는 우리대학교에서 일하고 있는 청소·경비노동자들이 가입된 민주노총 산하의 노동조합
** 시중노임단가 : 중소기업중앙회가 상·하반기 두 차례 발표하는 제조 부문 노동자의 평균 노임
*** 소정근로 : 노사합의를 통해 정해진 근로시간 내에서 근로자가 하기로 정한 근로
**** 통상임금 : 근로자에게 정기적으로 소정근로 또는 총 근로에 대해 지급하기로 정한 시급·일급·주급·월급·도급 금액. 기사에서는 시급으로 계산됨.
***** 도급 : 수급인이 어떤 일을 완성하면 상대방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성립하는 계약
****** 응찰 : 입찰에 참가함.
******* 위장도급 : 실제로는 근로자를 파견하나 계약 명의상으로는 도급계약이나 업무위탁계약의 형태로 행하는 것.
 
 
   
▲ 신촌캠 정문에서 청소 노동자들이 고용 승계를 주장하고 있다.
 
 
 
   
▲ 지난 2월 13일 노동자들이 본관 앞에서 피켓과 바람개비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 계약만료 된 노동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천막 내부.
 
 
글 정서현 기자
bodowoman@yonsei.ac.kr
권아랑 기자
chunchuarang@yonsei.ac.kr
홍수민 기자
suuumeo@yonsei.ac.kr
사진 손준영 기자
son113@yonsei.ac.kr
전준호 기자
jeonjh1212@yonsei.ac.kr

그림 김혜빈
 
 
 
 
 

 

정서현, 권아랑, 홍수민 기자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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