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을 위한 봉사·기부 매뉴얼

새해가 밝았다. 유난히 추운 이번 겨울도 어느덧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런데 이 겨울을 유난히 더 춥게 보낸 이들이 있다. 바로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이다. 혹자는 “별다른 수입도 없는데 학점 경쟁에 취업 스트레스까지 안고 있는 우리 대학생들이 진정 소외된 이웃”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더 이상 그러한 변명은 먹히지 않는다. 이런 어려운 와중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대학생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떠올려 보자. 한여름에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이 우스꽝스러운 행위로 전 세계인은 루게릭 환자를 위한 기금 1천25억 원을 모았다. 이처럼 더 이상 나눔은 우리가 생각해오던 것처럼 엄청난 희생을 요하는 어려운 일도, 혹은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따분한 일도 아니다. 그러니 지금부터 소개할 나눔의 방법들을 잘 살펴보고 2015년 새해에는 적은 액수나 작은 노력이라도 내가 하고 싶은 나눔을 골라서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

다양한 봉사활동과 기부 정보를 한눈에! 1365 나눔 포털 사이트

봉사 좀 해봤다는 사람 중에 1365 나눔 포털 사이트(아래 1365)를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1365는 행정자치부에서 운영하는 봉사활동 및 기부 포털 사이트로 자신이 할 수 있는 봉사나 기부를 검색해 찾을 수도 있고 지금까지 실천한 봉사와 기부 실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기도 한다. ‘1년 365일 나눔을 실천하자는 의미’인 사이트 이름 ‘1365’는 전화를 걸면 각 지역의 자원봉사 센터로 연락이 되는 전화번호이기도 하다.
1365는 크게 자원 봉사 포털과 기부 포털로 나뉜다. 먼저 자원봉사 포털에선 지역별, 그리고 분야별로 자신이 할 수 있는 봉사 활동을 검색, 신청할 수 있고 봉사 이후엔 그와 관련된 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포털인 만큼 다양한 국가적 사건이나 행사에 필요한 자원 봉사자들이 1365를 통해 모집되고 있다. 지난 해 가장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세월호 참사 당시 유족들을 어루만져준 봉사자들 역시 1365에서 모집된 바 있다. 기부 포털에서는 기부를 받고 있는 단체들의 목록과 기부를 할 수 있는 계좌번호, 사이트 등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방문자들이 손쉽게 기부할 수 있도록 해준다. 기부 이후엔 1365를 통해 영수증을 발급 받을 수도 있다. 현재 1365에선 자선냄비를 포함한 다양한 행사에 기부를 할 수 있다. 지난 겨울 거리를 거닐며 지나쳤던 구세군의 빨간 자선냄비가 마음에 걸린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1365를 통해 자선냄비에 마음을 담아보자.

나눔을 광대역으로! HeartSpot

어려운 이들과 마음을 나누려는 움직임은 우리대학교 내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지난 2014년에 만들어진 교내의 봉사 동아리 ‘핫스팟(HeartSpot)’은 학생들끼리 대학생들 사이의 나눔과 돌봄 문화를 이끌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있어 눈에 띈다. 핫스팟의 주요 활동 내용은 교내에서 의미 있는 행사를 기획하고 개최해 수익금을 모으는 것으로서 이를 우리대학교의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생활비 장학금으로 60만원 씩 지원하고 있다. 핫스팟 대표 장현명(사복·12)씨는 “요즘은 같은 학교 학생들 사이에도 경쟁이 치열해 서로에 대한 사랑과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핫스팟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말했다.
서로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핫스팟은 지난 2014년 성년의 날 장미이벤트, 빼빼로데이 이벤트, 연말 바자회 등을 열어 관련된 물품을 판매했다. 그리고 이로 얻은 수익금은 교수님들의 추천을 받아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전달됐다. 이러한 핫스팟의 활동에 일반 학생들이 참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핫스팟에서 판매하고 있는 장미나 빼빼로 등을 사서 자신의 친구에게 선물하면 되는 것이다. 자신의 친구에게도 직접 마음을 전하고 우리대학교의 사정이 어려운 학생도 도울 수 있으니 말 그대로 ‘꿩먹고 알먹고’가 아닐까. 장씨는 “결국 목표는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서로에게 조금 더 따뜻한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라며 “때문에 수혜 학생들과도 봉사자와 피봉사자라기 보단 친구의 관계로 교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에도 이전 해에 실시한 행사들을 그대로 실시한다고 하니 혹시 캠퍼스에서 이러한 핫스팟의 이벤트를 보게 된다면 내 친구를 돕는다는 마음으로 한번쯤 참여해보자.

이제는 나눔도 스마트 시대! 나눔 어플리케이션

스마트폰 사용인구가 3천만이 넘어가고 있는 요즘, 나눔 역시 이러한 대세를 따라가고 있다. 다양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간편한, 또는 재미있는 기부가 가능해진 것이다. 먼저 ‘CJ 도너스 캠프’ 어플리케이션은 교육 환경이 미비한 지역을 지원하는 어플리케이션이다. 이때 기부자로서 자신이 어떤 아이들의 무슨 교육을 위해 기부하는지를 알고 싶은 게 당연지사. 이와 관련해 CJ 도너스 캠프는 기부자가 지역 아동센터나 농어촌 분교의 교사가 작성한 제안서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자신이 마음에 드는 제안서에 원하는 만큼의 액수를 기부하면 CJ 나눔재단이 동일한 금액을 더해 현장에 지원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터치 몇 번이면 자신이 낸 금액이 두 배로 불어나 전달되고 기부과정과 결과를 이메일로도 받아 볼 수 있다니 이처럼 간편하면서도 효용이 큰 기부가 또 없을 것이다.
반면 기부자의 고생이 필요한 대신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기부를 할 수 있는 반짝이는 아이디어의 어플리케이션도 있다. 이는 바로 ‘빅워크’다. ‘절단 장애 아동들을 걸음으로써 걷게하자’는 목표로 개발된 어플리케이션 빅워크는 사용자가 어플리케이션을 켜두고 걸은 거리를 측정해 10m에 1원씩 기부금을 적립해 절단 장애아들에게 필요한 의족이나 휠체어를 지원하고 있다.
아이디어가 빛나는 기부 어플리케이션을 꼽자면 게임을 통해 초록별 지구를 꾸미는 어플리케이션 ‘트리 플래닛’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트리 플래닛은 사용자가 스마트폰으로 나무를 키우는 게임 어플리케이션으로 사용자가 키운 나무가 실제로도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한국, 중국, 인도, 태국 등의 지역으로 보내진다는 특징이 있다. 나무를 심는 게 소외된 이웃들과 무슨 상관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무는 공기 정화는 물론, 산사태 방지, 빗물 정화, 소음 흡수, 열섬 현상 방지 등 주민들의 생명과 직결된 여러 효과를 가지고 있다. 이는 어플리케이션 트리플래닛이 3탄까지 출시될 정도로 각광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잇(it) 아이템을 통해 스타일리시한 기부!

이외에도 대학생들이 소외된 이웃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많다. 그중에서도 마지막으로 이야기 할 이 방법은 패션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라면 조금 더 구미가 당길지 모르겠다. 이는 바로 눈길을 끄는 패션 아이템을 사면서 일석이조의 효과로 기부까지 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 최근 많은 패션 업체들이 특정 상품을 소비함으로써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이끌고 있다. 심플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다양한 색깔과 패턴을 갖고 있어 남녀 상관없이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 ‘탐스’가 가장 큰 예시. 탐스는 소비자가 신발 한 켤레를 구매할 때마다 그것과 같은 탐스의 신발을 신발이 없어 다양한 상처와 감염의 위험을 안고 있는 아프리카의 아이들에게 기증하고 있다.
수익금으로 특정 국가의 아이들을 위한 교육을 제공하는 ‘비커넥트 팔찌’나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워서 진료를 받지 못하는 심장병 어린이들을 돕는 ‘디어 하트 팔찌’ 등의 기부 팔찌 역시 액세서리 구입을 통해 대학생들이 기부를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여러 연예인들이 착용할 정도로 디자인 면에서도 부족함이 없는 팔찌들이니 이왕 액세서리를 산다면 좀 더 뜻 깊은 소비로 생활에서 나눔을 실천해보자. 인터넷에서 기부 팔찌를 구매한 경험이 있는 박세희(20)씨는 “기부팔찌가 친구나 가족들을 위한 선물로 안성맞춤인 것 같다”며 “모양이 예쁘기도 하고 선물을 받는 사람에게 이렇게 어려운 사람들을 함께 도와주자는 좋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그 이유를 이야기 했다.
마지막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아래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는 브랜드 ‘희움’에서는 팔찌를 포함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압화 작품들을 적용해 만든 클러치와 가방을 판매하고 있다. 희움의 수익금은 모두 일본 정부로부터 정당한 사과를 받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전달된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지원하고 그분들의 예술 활동도 장려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액세서리라니, 보기만 해도 절로 마음이 움직일 것이다.

지금까지 대학생으로서 참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나눔의 방법들을 살펴보았다. 아무리 우리 스스로가 넉넉하지 않아도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또 우리와 같은 대학생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 할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많다. 우리는 나눔을 자주 촛불에 비유하곤 한다. 한 개의 촛불에 붙인 불은 아무리 다른 초에 나누어 붙여도 그 불이 작아지지 않고, 오히려 여러 개의 초들이 더 밝은 빛과 더 따뜻한 온기를 갖게 하기 때문이다. 2015년 새해, 우리 주변의 이웃들과 마음을 나누며 시작한다면 올 한해는 스스로가 붙인 촛불들로 조금 더 밝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글 김예린 기자
yerinee@yonsei.ac.kr

<사진제공 HeartSpot>
<자료사진 희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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