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봄> 선본 정후보 정혜윤(철학·12)씨와 부후보 김다흰(문화인류·11)씨

Q. 출마 계기는?

정후보 정혜윤(철학·12,아래 정): 총여학생회(아래 총여)는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 보장을 요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단체이기 때문에 학생 사회에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특히 요즘 학생들은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총여의 활동이 이들의 문제의식을 환기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올해 선본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고, 총여의 필요성을 느꼈기에 출마하게 됐다.
부후보 김다흰(문화인류·09,아래 김): 1, 2학년이었을 때 주변 친구들에게 종종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고 친구들이 총여의 도움을 받는 경우를 많이 봤다. 아무래도 성폭력 문제와 관련해서 매뉴얼을 가지고 있고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학내 단체는 총여이기 때문에 총여의 존속이 필요하다고 보고 출마를 결심했다.
 
Q. 선본의 기조는 무엇인가?
정: <다시 봄>은 ▲소통하는 총여 ▲성폭력 관련 인식 개선 ▲차별 없는 캠퍼스 구현을 기조로 삼고 있다. 특히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더 이상 여성만을 소수자로 국한할 수 없게 됐다. 최초의 총여가 여성을 소수자로 보고 이들의 권리를 보장했다면 이제는 오늘날 사회적 소수자로 평가되는 장애인, 성소수자의 권리 보장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해 이를 기조로 삼았다.
 
Q. 핵심 공약이 무엇인가?
정: 무엇보다 반성폭력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이 핵심 공약이 되겠다. 국제캠의 성인지 교육 등이 대표적인 예다. 또한 장애인과 관련해 차별 없는 캠퍼스를 구현하는 것, 남학생·장애인 등을 위한 휴게공간의 확충 등도 중요한 공약이다.
 
Q. 총여는 지난 2013학년도에는 선본이 없어 비상대책위원회로 운영됐고, 올해는 하나의 선본만이 출마한 것을 보면 총여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줄어든 것 같다. 총여가 존속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총여의 가장 주요한 존속 이유는 ‘학내 성폭력 문제’가 아직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대학교 내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성폭력 사건의 해결을 위한 기구인 성폭력대책위원회에는 총학과 총여가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총학이 주로 남자 구성원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성폭력이 주 피해 대상인 여학생의 입장을 잘 대변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적인 지식이나 동감 능력을 가진 여자 대표가 성폭력대책위에서 있어야 하기 때문에 총여가 필요하다고 본다.
 
Q. 제25대 총학생회 <The 好>의 ‘여성 건강검진 할인 혜택’과 ‘놀이형 학생참여 무브먼트’ 공약에 대한 평가는? 
김: ‘놀이형 학생참여 무브먼트’와 같은 경우 가시화가 된 적이 없어 정확히 어떤 활동이 진행됐는지 모르겠다. 지난 2012년 실시된 장애인권문화재가 무브먼트 활동의 일부라고 들었는데 취지는 좋았지만 장애 학생들의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는 행사였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 
또한 ‘여성 건강검진 할인 혜택’은 비싼 검진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여성 학우들에게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것이 문제 제기로 이어지지 않아 아쉽다. 여성들은 건강검진 시 성적 수치심을 느끼기도 하고, 지나친 비용부담으로 고통 받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 제기가 혜택과 함께 제공됐다면 참여형 무브먼트의 일환이 될 수 있었을 것 같다.
 
Q. 성폭력과 관련한 개인적 문제를 나누는 ‘대나무 숲’의 구현을 공약으로 삼았는데 성폭력 경험이 당사자에게 민감한 문제인 만큼 쉽게 대나무 숲에 제보하지 않을 것 같다. 대나무 숲이 활성화될 수 있을까?
정: 사실상 성폭력 문제를 다루는 ‘대나무 숲’이 활성화가 된다는 것은 우리대학 내 성폭력 관련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대나무 숲의 활성화를 바라지 않는다. 이 대나무 숲은 소수 학생의 성폭력 경험을 다른 학생들에게 알림으로써 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 일부 사람들은 어떤 말이 타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지 알지 못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대나무 숲은 성폭력의 기준을 보다 확실히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글 이채린 기자 
hot_issue@yonsei.ac.kr
사진 유자헌 기자
jyoo29@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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