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시리즈 그 마지막 이야기, SNS의 두 가지 얼굴

  트위터(Twitter), 페이스북(Facebook), 인스타그램(Instagram) 등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s, 아래 SNS)는 스마트폰의 발달과 함께 빠른 속도로 우리의 삶에 스며들었다. 그러나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각종 소식을 접하고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그들과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만큼이나 SNS에는 단점도 존재한다. 앞서 우리 신문에서 다뤘던 ‘SNS를 통해 만난 좋은 인연들’과 <관련기사 1737호 .zip 4면 ‘SNS, 그곳에는 당신의 인연이 있을지도 모른다’> ‘SNS와 정치의 관계’ <관련기사 1739호 .zip 4면 ‘양날의 검, 정치와 SNS의 밀접한 관계’> 를 다뤘다. 이번 호에서는 다소 어두운 이야기, SNS에서의 거짓된 얼굴에 대해 알아보자.

 
온라인 세상과 현실 세상에서 다른 이들
 
 자신이 어떤 사람임을 보여주는 하나의 수단으로써 SNS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SNS에 올라 온 프로필이나 게시물 등으로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를 추측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SNS에서 보여지는 상대방의 모습이 자신과 잘 맞는 사람이라고 판단이 되면 SNS의 쪽지나 메시지 기능을 통해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기도 하고 SNS를 벗어나 직접 만나기도 한다. 인스타그램을 이용하고 있는 김수정(25)씨는 “좀 더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과 쪽지를 자주 주고받는다”며 “부담 없이 가볍게 보낼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SNS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만을 완전히 믿어서는 안된다.
 과거 인스타그램을 했던 박아무개씨는 현재 자신의 계정을 삭제하고 페이스북을 통해 지인들끼리만 소통 하고 있다. 박씨는 계정 삭제 이전 약 1년 간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며 적어도 하루에 3-4개씩 게시물을 올려 자신이 무엇을 먹고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온라인상에 공유했다. 그렇게 활동을 하던 중 박씨의 눈에 띈 이용자가 있었으니…. 박씨는 “공유하는 게시물들로 보아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남자인 것 같아 그 사람의 게시물을 관심 있게 지켜보긴 했다”며 “서로의 게시물에 호감을 느껴 개인적으로 쪽지를 주고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쪽지를 교환하다 박씨는 상대방의 제안으로 온라인을 벗어나 현실에서 첫 만남을 가진 이후 총 세 번의 만남을 가졌다. 하지만 상대방은 박씨가 온라인상에서 느꼈던 좋은 이미지와는 다르게 두 번째 만남 때부터 간접적으로 ‘잠자리’를 제안했고, 이를 수상하게 여긴 박씨는 그와 연락을 끊었다. 지속적인 만남을 이어갔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를 일이었다. 그 때의 충격으로 인스타그램 이용을 끊은 박씨는 “SNS상에서 보이는 사진 한 장, 글 한 줄로 그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된다”며 “특히 여자들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내가 모르는 나’가 또 있다고?
 
 이해준 감독의 2009년도 영화 『김씨 표류기』를 보면 은둔형 외톨이로 인기있는 여자들의 사진과 글을 도용해 온라인상에서 자신이 마치 그 유명인인 것처럼 사칭하는 여자 김씨(정려원 분)가 등장한다. SNS가 발달하면서 이처럼 온라인 세상에서의 사칭문제는 갈수록 많아지고 그 문제의 심각성 또한 심화되고 있다.
 네이버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유아무개씨는 지난 3월 사칭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 유씨가 ‘페이스북에서 유씨를 봤다’는 블로그 이웃의 제보를 받은 것. 유씨가 그 페이스북을 찾아보니, 해당 페이스북 유저는 유씨의 셀프 카메라 사진(일명 ‘셀카’)을 프로필 사진으로 걸어놓고 마치 유씨인 것 마냥 행동하고 있었다고. 유씨는 “사진을 비롯해 글로 쓴 게시물까지 모두 자신의 블로그에서 그대로 옮겨와 사용하고 있었다”며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자신인 것 마냥 행동하는 것이 소름끼쳤다”고 발견 당시의 심경을 밝혔다. 유씨는 발견한 즉시 해당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자에게 경고함과 동시에 페이지를 저장해 사이버 수사대에 신고했다. 겁을 먹은 운영자는 바로 페이지를 삭제했지만 추적이 쉽지 않아 경찰이 범인을 잡을 수는 없었다. 사칭 문제는 SNS가 생겨난 후로 끊이지 않고 있으며, 특히 이에 취약한 연예인들은 하루가 멀다 하게 이와 관련해 언론에 보도되곤 한다. 남성 아이돌 그룹 ‘위너(WINNER)’의 멤버 중 한 명인 강승윤 씨는 최근 한 연예 프로그램에 나와 자신을 사칭한 사람이 지인들에게 금품을 요구한 적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렇게 일반인, 유명인 관계없이 사칭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두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SNS를 통해 개인 사생활이 쉽게 노출된다는 점이다. SNS의 활성화로 인해 개인의 사생활이 과도하게 노출되면서 이용자들이 아무 죄의식 없이 사칭과 같은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두 번째는 상대적 박탈감을 극복하기 위한 잘못된 방식으로 사칭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외모, 학력, 수입 등과 같이 획일적인 잣대로 사람을 평가하다보니 SNS를 통해 자신들의 삶을 과대 포장하고 싶은 유혹에 쉽게 빠진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동작경찰서 수사과 사이버팀 김은정 수사관은 “사칭은 계정이 해킹당해 발생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믿지 않는 것이 좋다”며 “SNS의 정보만을 맹신해서는 안된다”고 전했다. 앞서 언급한 사칭 이외에도 분명하지 않은 정보의 확산과 개인정보 유출 및 악용은 SNS의 발달이 가져다 준 폐해라고 볼 수 있다.
 
 SNS는 다양한 장점도 존재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온라인상에서 보여지는 상대방의 모습은 분명 현실의 그것과는 다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SNS 사용자들에게는 좀 더 신중할 것이 요구된다. 최근 SNS 채팅을 통해 ‘몸캠 피싱’으로 협박받던 대학생이 목숨을 끊은 사례도 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SNS의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스스로가 조심하는 자세’를 지녀야 함을 강조한다. 좋게 사용하면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양질의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SNS. 하지만 SNS의 이면에는 앞서 말했듯이 어두운 부분도 존재하니 이용자들이 SNS상의 게시물만을 보고 상대방이 “어떤 사람이다”라고 추측하고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글 이준호 기자 
bonojuno@yonsei.ac.kr
그림 김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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